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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인 입국 금지에 추방까지? 메르스 사태 당시 중국은 어땠나 (김어준 뉴스공장)

  • 진병훈 기자
  • 승인 2020.01.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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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30일과 31일에 걸쳐 전세기 4편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한 신속대응팀은 의사, 간호사, 검역관까지 파견해 우리 교민과 유학생 등 700여 명을 철수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언론이 표기하고 있는 우한 폐렴에 대해 정식 병명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또는 약칭으로 ‘신종 코로나’로 부를 것을 권유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중국 정부가) 항공기 및 대중교통을 차단하여 우리 국민들이 자력으로 귀국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현지 의료 기관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가 어려운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전세기 투입 비용은 일단 예산 10억 원을 쓰고, 탑승자 1인당 30만 원을 받기로 했다.

귀국하면 공무원 연수시설에 전원 격리하고, 잠복 기간 14일 동안 증상이 없으면 귀가하도록 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 당국에 방역 지원을 위해 마스크 200만 개, 방호복과 보호 안경 10만 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 환자가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31일이었다. 2020년 1월 11일 24시 기준으로 폐렴 환자 59명 중 41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인됐고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1월 28일 9시 기준으로 국가별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 발생 현황을 보면 중국은 4,515명(사망 106명), 홍콩, 태국은 8명, 마카오 6명, 대만, 호주, 미국은 5명,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4명, 프랑스 3명, 베트남 2명, 독일, 네팔, 캄보디아, 캐나다는 1명이다. 이렇게 전 세계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우한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우한 힘내라(加油)’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덩달아 SNS상에서도 우한 시민들을 응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정치권을 포함해 일각에서는 중국으로부터 입국을 아예 금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 또한 호들갑을 떨면서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의 이재갑 교수는 ‘알릴레오 라이브’ 17회와의 인터뷰에서 “WHO에서 많은 위기 상황에서 견제하는 자세가 있는데 ‘물류의 전달과 사람의 교류를 막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입국을 금지하면 밀입국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밀입국이 시작되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범죄자 신세가 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단조차 받지 못할 것이다. 이후에는 추방을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계속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재갑 교수는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인을 입국 거부한 나라는 없었다. 중국 정부가 1억 원을 들여 한국인 메르스 환자들을 치료해줬다. 중국은 정보를 전달해준 한국에게 감사 메시지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근원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낙타로부터 감염됐는데 전 세계 감염자가 1,300여 명이었다. 중동 지역이 85%의 감염자가 나왔고, 나머지 국가는 최소 1명 정도에 그쳤다. 당시 중국도 1명에 그쳤고, 일본은 단 한 명도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방역 체계가 무너지면서 유일하게 한국만 100명 단위의 감염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당시 다른 어떤 나라도 한국인 입국 금지 방침을 택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도 메르스 감염을 모른 채 입국한 한국인 한 명을 위해 1억 원을 들여 치료해준 바 있다. 우한대학교 유학생 박승현 씨는 tbs FM 1월 2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젯밤 8시에도 아파트 창가를 모두 열고 ‘우한 힘내라’ 구호를 외치는 캠페인이 있었다. 우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희망을 잃지 말자는 내용의 메신저가 공유되면서 교민들도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우한 힘내라’ 구호가 SNS 프로필 사진에 붙어 있기도 하면서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박승현 씨가 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우한은 외부에서 물품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어 초반에 있었던 사재기 현상은 없다. 대형 마트들과 학교 내의 마트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교통편이 전무해진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식당 사장님들도 설 연휴를 반납하고, 우한 시민들을 위해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어에 능통하지 못한 외국인들이나 학생들을 위해서는 중국 학생들이 그룹 채팅방을 활용해 수시로 영어 번역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우한 의료진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 박승현 씨는 “의료진들이 외부에서 들어오는데 환자들이 워낙 많고 일손이 부족하다. 우한을 지원한 의료진들이 적은 신청서가 매우 슬펐다”고 전했다.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온라인상에서는 전세기 투입조차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우한에 전세기 띄운다” 미국 칭찬, 한국은 아니다(2020.01.26)>라는 국민일보 기사에 따르면 누리꾼들이 미국 전세기 검토 외신에는 칭찬의 댓글을 달면서, 국내 전세기 검토 뉴스에는 비아냥 섞인 댓글들이 달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정부의 대책을 다룬 기사에는 국가의 격이 다르다든지 미국과 프랑스 시민이라는 게 부럽다는 칭찬 일색의 글이 올라오지만, 한국 정부의 대책을 다룬 기사에는 “무감염이 확인되고 비용을 자기가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찬성하겠다”는 글이 가장 큰 공감을 받았다.

하지만 전세기를 투입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몇 안 된다. 박승현 씨가 전한 것처럼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는 당장 전세기를 보내주지 못해 물품을 택배로 보내주거나, 현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김어준 공장장은 “중국인들을 입국 금지하고, 추방하라는 주장은 미개한 것이다. 언론도 호들갑 그만 떨고 불안 장사 그만하라”며 일부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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