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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폐렴'에 '새해 인사 금지, 모임 금지, 집에만 있어라'…베이징도 '유령 도시' 최악 춘제

  • 김명수 기자
  • 승인 2020.01.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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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외출하지 말라. 집에만 있는 게 애국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 인구 2천만명이 넘는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확산으로 사실상 이동 자제령이 떨어지면서 '유령 도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며칠 전까지 마스크를 쓴 시민이 절반 정도였다면 지난 25일부터는 모든 가게의 점원, 경비원, 경찰들까지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외출하는 시민도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간혹 보이는 행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로 접촉을 피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춘제 때 수십만명이 몰리는 자금성(紫禁城)과 만리장성 등은 모두 문을 닫아걸었고 도서관, 미술관, 극장 등 공공장소도 임시 폐쇄됐다.

베이징 기차역 앞의 마스크 쓴 여성.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우한 폐렴'의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한 여성이 22일 베이징 기차역 앞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베이징 기차역 앞의 마스크 쓴 여성.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우한 폐렴'의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한 여성이 22일 베이징 기차역 앞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춘제의 대표 행사인 묘회(廟會)도 취소됐다. 묘회는 춘제 등 명절에 사원에서 지내는 제사와 주변 지역의 문화 오락 활동을 함께 일컫는 말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다.

수만 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는 왕징(望京) 지역 또한 인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적이 자취를 감췄다.

성당과 교회에는 공안이 찾아와 대중 집회 취소를 통보하는 등 베이징시 당국은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여러 명이 모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한 교민은 "우리가 사는 동네에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말이 있어 불안해 밖에 나가지 못한다"면서 "모두 한국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 당국자는 "중국 내에서 현재 한국인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모두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권고했다.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으로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의 거의 모든 지역에 '중대 돌발 공공위생 사건' 1급 대응에 들어가면서 중국 전역의 분위기는 거의 비슷하다.

중국의 각 지방 정부는 동네마다 '새해 인사 금지, 모임 금지' 현수막을 붙여놓고 순시원들이 돌아다니며 확성기로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있어라"라고 안내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새해 인사를 하러 가려는 주민과 순시원들이 멱살을 잡고 싸우는 동영상도 올라오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애국"이라면서 고향을 방문했더라도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장시(江西)에 귀향한 한 베이징 근무자는 "집에 갔더니 우한 폐렴 때문에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해서 온종일 집에만 있다"면서 "집에만 있는 게 국가에 공헌하는 거라고 하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춘제에 수억명이 귀향해 친척 집을 방문하고 새해 인사를 하면서 동네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게 풍습인데 우한 폐렴이 춘제 풍속도를 완전히 바꿔놓은 셈이다.

일부 시골 마을에서는 아예 마을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놓고 '접근 금지' 팻말을 세워놓았을 정도다.

한편 타오바오(淘寶)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우한 폐렴 예방에 좋다는 KN95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우한 폐렴 예방책이 최고 관심사로 떠오르는 등 올해 춘제 연휴의 즐거움은 사실상 중국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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