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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PD수첩(피디수첩)’ DLF 사태 근본 원인은? 박근혜 정부, 사모펀드 가입 문턱 대폭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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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1월 21일 ‘PD수첩’에서는 DLF(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을 믿고 가입했다가 원금의 대부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만났다. DLF는 소규모 투자자로부터 특수한 목적으로 투자금을 모으는 사모펀드다. 독일 국채의 금리가 기준점인 -0.2%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때 이자를 받는 식이다. 투자자는 만기 때 해당 금리 이상만 유지하면 약속된 이자를 받는다. 하지만 금리가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원금 전부를 잃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모펀드와는 관련 없어 보이는 노인들이나 가정주부들이었다. 이들은 당시 자신들을 설득한 우리은행 부지점장의 서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개인의 투자 성향을 피해자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조작했다는 것이다.

투자 상품의 내용이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행위를 불완전 판매라고 한다. 거짓으로 상품을 설명하면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와 같은 논란이 하나은행 강남 지점에서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상대로 DLF를 판매했다.

우리은행이나 하나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은 왜 이런 무리한 투자를 권유한 것일까? 제작진의 취재 결과, 은행 본점 차원에서 DLF 상품 판매를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 판매 목표를 제시하고, 실적이 높은 직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은행 내부에서 실적 압박이 들어오자 마구잡이 판매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은행 직원 평가 점수를 보면 ‘비이자수익’이 있다. 펀드를 팔면 +10점이 되고, 불완전 판매가 적발되면 겨우 -2점에 불과했다. 하나은행 역시 펀드를 팔아 비이자수익을 높이면 130점, 소비자보호 점수(불완전 판매)는 터무니없이 낮았다.

약 10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우리은행 효자동 지점 PB는 부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불완전 판매를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이 전혀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은행 본점에서 배포한 내부 자료를 봐도 원금 손실이 0%라고 되어 있었다.

우리은행 측은 서면 자료를 통해 “금리의 급격한 하락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기는 어려웠다. DLF 상품에 대해 판매를 독려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기본 설계를 바탕으로 은행이 자산운용사를 선정한다. 구체적인 상품 제안서가 만들어지면 은행이 판매에 나선다.

DLF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100%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며 위험 고지를 충분히 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그들이 작성한 상품 제안서에도 위험 등급부터 원금 손실 100%까지 명시되어 있었다. 제작진 취재 결과,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상품 판매 초기부터 글로벌 금리에 대해 경고하고 있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고객을 속이고 법을 어기면서까지 DLF 상품을 판매한 이유는 수수료 때문이었다. 은행은 입금한 금액의 1%를 수수료로 먼저 받아 갔다. 고객이 투자한 원금에 손실이 생겨도 은행은 손해 볼 일이 없었다. 피해자들은 선취 수수료에 대해 알지도 못했고,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은행은 DLF 상품을 4개월에서 6개월 간격으로 만들었다. 1년에서 두세 번씩 쪼개 팔면 수수료를 벌기 때문이었다.

금감원은 조사가 들어가자 하나은행 측이 내부 자료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금감원 조사에 대비해 PB들을 교육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불완전 판매와 금융 감독 기관의 업무 방해 혐의까지 받고 있다. 제작진의 취재 결과, 이 사태 이후 은행 측은 여전히 DLF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이 위험한 사모펀드 투자의 길이 열린 것이 2015년, 박근혜 정부 때였다고 지적했다. 금융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사모펀드 가입 문턱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춰 버렸던 것이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와도 상의 없이 이런 행정행위가 이루어진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통한 금융시장 활성화, 그것을 통한 경기부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까 소비자, 투자자 보호 대책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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