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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냉정과 열정 사이…‘새로운 대표작의 탄생’ (종합)

  • 이은혜 기자
  • 승인 2020.01.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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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기자]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우민호 감독이 돌아왔다.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의 우민호’가 아니라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을 준비를 마쳤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우민호 감독과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대신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과 세세한 설정들에 변화를 주며 신선한 느낌을 더했다. 동시에 우민호 감독은 ‘사건’이 아닌 ‘인물의 감정’에 집중한 스토리 흐름을 보여준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10.26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거시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내면의 감정을 쫓아가면서 미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객들이 한 시대를 보고,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감정과 내면을 쫓아오게 된 것 같아요”

우민호 감독의 의도답게 ‘남산의 부장들’에 출연한 이병헌 이성민 이희준 곽도원 김소진 등은 심리 변화를 탁월하게 보여준다. 특히 김규평 역의 이병헌과 박통 역의 이성민은 시간 흐름에 따른 다양한 심리 변화를 보여준다. 또한 각 인물들의 미묘한 관계 변화는 ‘남산의 부장들’의 새로운 볼거리가 된다.

“이병헌 배우가 연기한 김규평 역은 어떤 한 가지로 감정이 이해되지 않기를 바랐어요. 관객들이 이 사람을 보면서 여러 감정들을 느끼는 것이 중요했어요. 충성, 배신, 모멸감, 질투, 권력에 대한 욕망, 어쩌면 정의 같은 것들이요. 아니면 개인적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들이 보여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게요”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냉정한 톤을 유지한다. ‘권력’이라는 소재를 중심에 두고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40일 동안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카메라의 시선은 항상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인물들을 조명한다.

물론, ‘냉정함’의 일부는 동명의 논픽션 원작 속에도 담겨 있다. 동아일보 기자의 취재기이기도 한 원작은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특성을 갖는 작품이다.

“원작의 그런 시선과 태도를 유지해서 찍고 싶었어요. 소재가 예민하고 민감해요. 편견과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는 소재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 그런 시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내부자들’은 정말 뜨겁잖아요. 안상구 캐릭터도 아주 뜨겁고 변화무쌍하죠. 그렇지만 김규평은 대체적으로 감정을 숨기고, 누르고 있다가 한 번에 쏟아내는 캐릭터잖아요. 캐릭터의 톤도 영화의 톤과 맞췄어요”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 이희준 등의 배우들은 감정적으로 절제된 캐릭터들을 연기했다. 이병헌과은 ‘내부자들’에서, 이희준은 ‘마약왕’에서 우민호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호평받았던 배우들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우민호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을 향한 끝없는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동시에 이병헌 이희준 배우의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이병헌 배우와는 작품을 안 할 이유가 없어요. 사실 ‘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 씨가 안 한다고 했다면 접으려고 했어요. 판권 구입할 때부터 캐스팅을 생각하고 있었죠. 그 정도로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죠. 이희준 배우의 경우에는 ‘마약왕’ 찍을 때 송강호 배우랑 대립하는 신이 있는데 전혀 안 밀리더라고요. ‘이병헌에게 밀리지 않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이희준 씨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배우 이성민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인다. 40일 동안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외적인 모습만으로도 느낄 수 있게 한다. 러닝타임 내내 많은 권력욕과 그에 따르는 불안감 등을 눈빛과 몸짓 등으로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것이다.

“‘사람이 늙어 보인다’는 느낌은 제가 의도했어요. 그런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절대권력자에게는 그 자리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은 마음만 있었을까요? 누군가는 내려오고 싶어도 내려올 시기를 놓쳤을 수도 있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제어할 수 없게 됐을 수도 있죠. 그런 복합적인 것들이 ‘권력’의 속성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성민 배우와 상의해서 흰머리도 늘리고, 조금 더 늙어 보이는 느낌을 주려고 했죠”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당시의 풍경을 재현했다. 소소한 담배 소품부터 자동차, 배우들의 슈트 스타일과 안경, 청와대 내부, 궁정동 안가, 중앙정보부 건물 등 카메라의 시선이 닿는 곳은 모두 철저한 고증을 거쳐 탄생했다. 

“저는 1979년 한국의 공기를 청와대, 궁정동 안가, 중앙정보부 등 권력의 핵심인 실내 공간을 통해서 담고 싶었어요. 카메라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요. 실제로 세트에 신경 많이 썼어요. 정말 고급 자재들만 사용했어요. 권력의 상징적인 공간이잖아요. 청와대 집무실 소파 위 걸쳐진 흰 천도 비싸요. 그런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죠”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남산의 부장들’에는 두 개의 롱 테이크 신과 수많은 클로즈업, 익스트림 클로즈업 신을 담고 있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신 역시 롱테이크신으로 표현되며 배우의 연기력이 극대화된다. 클로즈업 신들 역시 작품 내 긴장감과 배우의 연기력을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롱테이크신은 정말 시간 많이 들었어요. 카메라 워킹과 배우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하거든요. 그 장면은 정말 분할 컷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한 컷으로 인물의 행위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손과 발의 움직임, 걸음걸이, 감정 상태를요. 클로즈업도 사실 잘못하면 들통나거든요. 그래도 전적으로 배우들을 믿었고, 배우들이 잘 버텨줬죠. 리얼한 감정들을 카메라 앞에서 보여줬어요”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내부자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의 기록을 세우는 등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준비를 마친 우민호 감독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우민호 감독 / ㈜쇼박스

“감독들은 항상 전작보다는 새로운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죠. 이번에는 ‘내부자들의 우민호’ 보다는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리고 10.26 사건 이후도 드라마틱하거든요. 영화를 보신 분들이 이 사건과 그 사건을 모두 찾아보고, 알아보고. 또 알고 있는 분들도 사건의 진실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시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우민호 감독이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이다. ‘권력’이라는 묵직한 이야기지만 어떤 사람들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한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 이후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김소진 등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개봉일은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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