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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페로 제도, ‘휴머니멀’서 드러난 피의 고래 사냥 축제… 재레드 다이아몬드 “전통이라고 볼 수 없다”

  • 진병훈 기자
  • 승인 2020.01.1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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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1월 16일 MBC에서는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곰’을 잇는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유해진 씨와 함께 미국 뉴햄프셔 라임으로 떠났다. 이곳은 더위를 피해 물가를 찾는 아메리칸 흑곰을 만날 수 있다.

야생동물 학자 벤 킬햄 박사는 아메리칸 흑곰들을 마치 검은 강아지처럼 데리고 다닌다. 벤 부부는 25년째 사냥을 당할 수 있는 야생 곰들을 구조해 키우고 있다. 노부부는 외부의 도움 없이 오로지 사비로 야생 곰들의 식사를 해결해준다. 그렇게 벤 부부에 의해 자라고 있는 야생 곰들은 총 65마리다.

야생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던 벤 박사는 어미를 잃은 새끼 곰을 키우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곰들의 자생을 위해 2년 동안 학습할 기회를 준다. 여러 가지 식물들을 찾아 먹을 줄 알게 하고, 천적들에게 도망치는 방법도 배운다.

총 11마리를 야생으로 방사할 때 마지막으로 수의사로부터 건강 상태를 확인 받는다. 또 귀에 인식표를 달아서 생존 여부를 확인한다. 지금까지 벤이 이렇게 야생으로 보낸 곰이 수백 마리에 이른다. 벤 박사의 소망은 곰이 곱답게 자기네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MBC ‘휴머니멀’ 방송 캡처
MBC ‘휴머니멀’ 방송 캡처

덴마크령 페로 제도는 화산석으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이지만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제주도보다 작은 흐반나준트 마을은 일 년에 딱 한 번 들쇠고래들을 보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어민들이 들쇠고래를 몰고 오자, 주민들이 밧줄을 들고 뛰쳐나간다. 고래 머리에 작살을 꽂아 끌어내리기 위해서다. 고래들의 비명 소리 뒤로 바다는 금세 핏빛으로 물들었다.

그라인다드랍은 페로 제도에서 7, 8월 중 벌어지는 전통 고래 사냥 축제다. 들쇠고래는 국제포경위원회의 보호 어종이 아니고 상업적 목적이 아니란 이유로 여전히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집단 고래 살육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페로인들은 외지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죄책감도 없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온 전통이기 때문이다. 농사도 목축도 쉽지 않은 척박한 토양 탓에 주변에 모이는 모든 것들을 식량으로 삼아야 했다. 특히 겨울철 고래는 최고의 주식이다.

문제는 페로인들의 대체 식량이 지금은 충분한데도 전통이라는 이유로 피의 축제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총, 균, 쇠>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고래를 죽이지 말라고 하니 오히려 죽이는 게 이유일 수 있다. 뭔가 하지 말라고 제지당하면 오히려 그 행동을 하고 싶어 한다. 고래 사냥이 전통이라고 주장하는데 고작 37년 전에 시작된 것이다. 전통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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