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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새로운 연기에 도전한 배우의 이야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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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100kg까지 증량을 했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캐릭터에 어떤 결과 숨겨진 서사를 더하지 않았다. 그 자체로 역사 속 인물이 된 배우 이희준을 만났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 개봉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작품 속 곽상천 그 자체로 빛났던 배우 이희준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 / ㈜쇼박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느와르물이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담고 있다. 동시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논픽션 작품이기도 하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박통(이성민)의 경호 실장 곽상천으로 분한 이희준은 완벽하게 변신했다. 외적인 모습부터 말투와 눈빛까지. 모두 날것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 스크린에 담았다. 

“‘왜 이렇게 믿고 있을까’. ‘뭘 믿길래 이렇게 확신할까’. 그 부분에 집중했어요. 박상천이라는 캐릭터는 그 모든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더 무섭기도 하죠. 대본 처음 받았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 끝나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바뀌더라고요. 인간 이희준은 곽상천 같은 사람 거들떠도 안 봤을텐데. 작업을 해보니 ‘무엇인가를 맹신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생기더라고요”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 / ㈜쇼박스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실존 인물 차지철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만큼 인물 해석에 보다 조심스럽고 깊이 있는 접근이 필요했다. 삐끗하면 실존 인물과 동떨어진 제3의 인물이 탄생할 수도 있고, 까딱하면 실존 인물에 과하게 동화될 수도 있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조심스러웠죠. 가장 사심 없이, 순수하게 각하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플하게 했어요. 보통은 인물에 결을 더하고, 무의식 적으로 뭔가를 더하는데 이번에는 다 뺐어요. 처음에는 불안했죠. 그래도 ‘그게 맞다고 믿으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과감해진 것 같아요”

‘남산의 부장들’에서 곽상천 캐릭터는 이희준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봤을 때 찾을 수 없는 새로운 느낌을 준다. 김규평(이병헌)을 사지로 몰아가는 인물이고, 남다른 에너지를 가졌지만 그의 개인적인 서사나 시선은 등장하지 않는다.

“제가 이 극에서 해야 할 역할에 충실하려 애썼죠. 사실 저도 욕심은 났죠. 밥 먹는 신에서 저도 갈등을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적인 욕망으로 결을 더하고, ‘각하’하면서 부르다가 눈치도 좀 보고 하는 그런 눈빛. 그런데 그거 했으면 이상해졌을 거예요. ‘이 극에 필요한 기능을 100% 하려고 애썼구나’하고 스스로 칭찬하고 있어요”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 / ㈜쇼박스

연기만 변신한 것이 아니다. 이희준은 대통령 경호실장이라는 캐릭터 직업과 분위기에 맞게 외적인 모습도 변화시켰다. CG를 사용하거나, 특수분장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희준은 스스로 체중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대본을 보면 계속 소리 질러요. ‘살을 찌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죠. 평소에는 ‘심리적 가면’에 집중하는데, 이번에는 ‘신체적 가면’을 제대로 처음 써봤거든요. 의자에서 일어날 때, 허벅지 안 붙고, 극장 신에서 고개가 안 돌아 가서 몸을 움직이고. 대사도 보통 제가 말할 수 있는 호흡이 있는데, 다섯 글자밖에 표현이 안 되던데요(웃음). 어느 순간 ‘이 가면 참 즐겁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등 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 오랜만에 현장에서 막내가 된 이희준은 선배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많은 것들을 관찰했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닮고 싶은데,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어요. 이성민 선배님이 연기한 박통 역할이 설명이 많지 않아요. 띄엄띄엄 있는 그 장면들에 사람이 지쳐가는 모습이 보여요. 그건 머리로 설명이 안 돼요. 그 며칠 사이에 사람이 확 늘어 보이는 느낌이요. ‘와 저걸 심리적으로 어떻게 표현하지’. 놀랍고 존경스러웠어요.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는 ‘어떻게 저렇게 준비할까’ 싶어요. 그걸 갖고 싶은데 제 속에서 소화가 안 될 것 같아요(웃음). 감각적으로, 본능적으로 아는 어떤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이 출연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내내 냉정함을 잃지 않는다. 관객들이 한 인물에 몰입하려 하는 순간 카메라의 시선이 외부로 돌아간다. 어떤 한 인물에 대한 몰입을 경계하는 것 같다는 느낌까지 든다.

“영화 처음 봤을 때, 좀 차갑다는 생각이 들었죠. 보통 ‘김규평의 어린 시절’, ‘혁명의 순간’ 등이 나올 법도 한데 안 나오잖아요. 그런데 두 번째 보니까, ‘감독님이 정말 애썼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에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관객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질문을 던진 것 같아서 놀랐어요.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안 된다고 하셨거든요. 다 치밀한 의도가 있었더라고요”

이희준 / ㈜쇼박스
이희준 / ㈜쇼박스

배우 이희준은 ‘남산의 부장들’ 이후 또 다른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결을 가진 캐릭터 연기를 선호하는 이희준이 다음 작품들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결이 많은 걸 좋아해요. 제가 연기를 즐기는 부분이 그런 부분들이거든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속은 다른.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적인 행동, 방어기제. 그런 연기 할 때 재미있어요. 아주 복합적인 사람 해보고 싶네요. 저는 그런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그게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더 인간 같은 사람, 아주 섬세한 방어기제를 표현해보고 싶어요”

이희준은 이번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새로운 색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이희준이 앞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어떤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남산의 부장들’은 동명의 논픽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우민호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에는 이희준,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김소진 등이 출연한다. 22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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