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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국종 교수 향한 유희석 원장 막말 논란으로 본 권역외상센터 문제점은? (김어준 뉴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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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때려쳐, 이 XX야. 꺼져. 인간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 너?” 지난 13일, MBC 뉴스데스크가 공개한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의 음성 파일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대외적인 유명세로 알려진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향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지만, 그 이유가 경영 논리, 즉 돈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권역외상센터 운영의 문제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특히 약 1천 개의 병상이 있는 본관 병동 입원실에 외상 환자들이 옮겨지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이른바 ‘바이패스’가 됐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MBC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중앙응급의료센터 상황판을 분석했다. 그 결과 권역외상센터의 ‘바이패스’는 57번 발생했는데, 이는 한 달 넘게 문을 닫고 있었다는 이국종 교수의 주장과 일치한다. MBC 취재 결과, 10월과 11월에는 아주대 본관 건물의 118개의 병상이 여유가 있었다. 같은 기간 ‘바이패스’가 됐던 환자들이 100명에 육박했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대두된다.

MBC는 이 사태의 원인으로 중증 외상 환자가 치료와 수술에 대한 의료수가가 현실적이지 않고, 입원을 오래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했다. 결국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관 입원실의 여유가 있었는데도 ‘바이패스’가 됐다는 점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수익의 문제가 있더라도 굳이 목숨의 경각이 달린 중증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되돌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MBC는 닥터헬기 취항식에 아주대 의료원이 행사 주관으로 빠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행사 주최로 경기도가 올라와 있다는 점에 대해 유희석 원장의 불만 섞인 음성 파일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증 환자가 죽어도 경기도 책임이라는 상식 이하의 발언까지 담겨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상욱 아주대병원장은 주변 주민들의 소음 민원을 문제 삼았다.

헬기 전담 간호사 등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정부 예산까지 확보했지만, 아주대는 충원 규모를 67명에서 36명으로 줄였다. 이국종 교수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우리 간호사들이 몸을 짜개서 (헬기 출동) 나가고 있었잖아요. 근데 이거 다 잘렸어요, 다 잘리고 67명 중에 30 몇 명”이라고 토로했다. 아주대 의료원 측은 MBC에 “사방이 개방된 옥상 헬기장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어 우려를 표명한 것이고, 소음 문제는 병원장으로서 주민과 환자들의 민원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함을 밝힌 것”이라고 답했다.

이국종 / 연합뉴스
이국종 / 연합뉴스

이국종 교수는 군함을 타고 태평양을 횡단하며 해군 순항 훈련에 참가했다가 어제(15일) 경남 진해 군항으로 귀국했다. 해군 명예 중령이기도 한 이국종 교수는 지난달 14일, 미국 센디에이고항에서 해군 순항 훈련에 합류해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하와이를 거쳐 태평양을 횡단하는 훈련에 참가했다. 해군작전사령부에 따르면 민간 의료 전문가가 장기간 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유명세 덕분인지 이국종 교수는 사병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국종 교수는 입항 환영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해군 순항훈련전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이 교수가 자신과 관련된 뉴스를 본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아침 9시쯤 전단장 등과 인사를 한 뒤 혼자 함정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아주대 의료원 측과 갈등이 불거진 점이 입항 환영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원인으로 보인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정형준 사무처장은 tbs FM 1월 1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권역외상센터를 민간병원에 위탁한 것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꿰맸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병원이 가진 속성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공공성이 강한 권역외상센터를 지금부터라도 국립병원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형준 사무처장은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곳으로, 외상이 심한 환자들, 그리고 산재 사고 환자들이 대상이 된다”며 골든타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실 자리가 없을 수도 있는 일반 응급실이 아니라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환자들을 위해 병실과 의료진들이 항시 대기 중인 것이다. 
  
정형준 사무처장은 “외상 환자들이 대부분 저소득층으로, 특실이나 1인실, 로봇 수술처럼 비급여 수술을 하는 대형 병원들에게는 수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극단적인 외상 환자는 의사 한 명이 소독을 하는 데만 3~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병실 한 개를 오래 차지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결국 경제성이 없다는 논리인데 현재 아주대는 매년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다. 정형준 사무처장은 수지타산만 맞는 수준으로 보인다며, 결국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할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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