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혐의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안준영PD와 김용범 CP 등 제작진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다. 피고인 전원이 불출석했고, '프로듀스 101 시즌1'과 '아이돌 학교'에 출연한 이해인에 대한 증인 신청이 이어졌다.
14일 오전 10시 2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엠넷 김용범 CP, 안준영 PD, 보조PD 이모씨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연예 기획사 임원 5명을 상대로 두 번째 공판 준비 기일을 열었다.
김용범 CP와 안준영 PD 등 피고인 전원은 첫 번째 공판 준비 기일에 이어 오늘도 불출석했다. 피고인들을 대신해 법정에는 변호인들만 참석했다.
재판부는 안준영PD와 김용범 CP측이 검찰 공소 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죄의 성립 여부를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뜻을 밝히자 "죄를 더 인정하지 않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공소 사실을 인정하며 무죄 취지의 주장을 펴겠다는 것이 이 사건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사기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는데, 방송 성공을 위해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고의가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숭고한 동기가 있아면 범행의 고의가 없어질 수 있는 건지. 그런 주장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소 사실을 다 인정한다고 한 다음 죄가 안 된다고 하고 있다.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하든가, 전략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라"라며 "유의미한 주장이면 따져볼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변론하면 인상만 흐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소속사 관계자 5인의 변호인 측은 해당 혐의에 대해 '단순하게 친분 정도의 술자리를 가진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 5인이 부정청탁으로 총 47회에 걸쳐 유흥업소 접대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피해 금액 산정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변호인 측은 문자 투표는 한번만 인정돼 중복 투표는 피해 금액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검찰은 "일부 피해자들은 지지하는 멤버들에게 표가 많이 갈 수 있도록 많게는 수십번 투표한 자들도 있다"며 중복 투표도 피해금액으로 넣었다고 밝혔다.
양측의 의견이 대립함에 따라 중복 투표에 따른 피해를 사기 피해로 볼 것인지에 대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검찰 측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 이해인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해인은 '프로듀스 101 시즌1'과 '아이돌 학교'에 출연했던 연습생이다. 동시에 '아이돌학교' 조작 의혹의 피해자로 지목돼 온 인물이다.
검찰 측이 이해인 증인 신청에 대해 제작진 측은 "다음 기일에 증인 신청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해인 증인 채택 여부는 보류됐다.
또한 재판부는 '프로듀스 101 시즌1'의 CP였던 한동철PD와 메인 작가였던 박모 작가를 증인 체택했다. 한PD와 박 작가는 '프로듀스 101 시즌1' 데뷔조 조작에 관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엠넷 '프로듀스X101' 종료 이후 투표 조작 논란이 이어졌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조사 결과 아이오아이(I.O.I)가 탄생한 '프로듀스101 시즌1', 워너원의 '프로듀스 101 시즌2', 아이즈원의 '프로듀스48', 엑스원(X1)의 '프로듀스X101' 등 모든 시리즈가 조작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논란 이후 엑스원은 팀 탈퇴를 최종 결정했다. 잠정 휴식기에 돌입했던 아이즈원은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준영 PD 등에 대한 첫 번째 공판기일은 오는 2월 7일 오후 2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