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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 박막례, 시작의 가치를 다시 보여준 노년의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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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임라라 기자) "내가 이대로 죽을 순 없거든? 그래서 내가 버텼더니 진짜 이런 날이 오는구나” 

유튜버 박막례가 써오고 있는, 지금도 쓰고 있는 기록은 경이롭다. 누구는 인생의 끝이라 할 수 있는 일흔의 순간에 그는 또다시 시작했다. 시작은 우연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운명이라 할 만하다.

참으니 좋은 시절이 온다는, 설득력 없는 이야기도 박막례 할머니의 입을 통해서는 진실이 되고 믿음이 생긴다. ‘연륜’이 말해주는 인생이 이토록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은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이 보여준 역사가 있기 때문일 터다.

1947년생 올해 나이 73세. 7남매 중 가장 마지막 딸이란 뜻의 이름 막례로 태어난 박막례 할머니는 과일 장사, 떡 장사, 꽃 장사, 가사도우미에 식당까지 여러 일을 전전하며 3남매를 키웠다. 남편은 빚만 지우고 집을 떠나 죽을 때가 돼서야 연락을 줬다는,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다사다난하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그런 할머니의 인생은 다른 어떤 유튜버에게서 볼 수 없는 그만의 콘텐츠가 됐다.

할머니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독특하다. 말년에 할머니가 치매에 걸릴까 걱정한 손녀는 퇴사 후 할머니와 함께 호주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재미 삼아 올린 여행 영상이 바로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의 시작이었다. 호주 여행 영상이 젊은 세대에게 큰 반응을 얻으며 두 사람은 유튜브 세계에 발을 들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박막례 할머니가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지 약 3년, 박막례 할머니는 100만 유튜버 대열에 합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 중 하나로 성장했다.

박막례 할머니 인스타그램
박막례 할머니 인스타그램

박막례 할머니가 노년의 나이임에도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할머니의 삶이 콘텐츠가 되었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하는 말에는 그의 칠십 평생이 담겨 있다.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치고 장구 치고 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여” “다친 것도 추억이여 내가 도전하려고 했다가 생긴 상처라 괜찮아” 등 할머니가 내뱉은 투박한 말 한마디가 큰 울림이 돼 돌아왔다.

그리고 할머니의 삶의 태도는 유튜브를 통해 더욱 빛난다. 박막례 할머니는 젊은 세대 보다 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이 알고 있던 삶의 기준도 때로는 가볍게 던져버리기도 한다. 일례로 박막례 할머니 시가에 도전하는 영상은 140만 뷰를 달성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그 레한 작가님이 한 번 필 수 있냐고, 저 할머니도 피는데 내가 못 피느냐고, 필 수 있다고”라며 시가를 입에 문다. 시가뿐만 아니다, 패러글라이딩, 콘서트, 운전면허 등 할머니에게 삶은 여전히 경이로우며 도전으로 가득하다.

박막례 할머니 인스타그램
박막례 할머니 인스타그램

때론 할머니의 평범한 일상이 콘텐츠가 된다. 최애 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을 보며 과하게 몰입하다가도, 냉철한 드라마 평론가가 돼 앞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등 평범한 우리 할머니 같은 모습이 공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공감과 도전, 위로와 공감 사이 박막례 할머니는 젊은 세대에게 세대를 뛰어넘은 웃음과 위로를 주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의미 없는 외침보다 박막례 할머니의 툭 내뱉은 한마디가 청춘에게 더 와닿은 것은 할머니의 삶에서 나온 진심이었기 때문 아닐까.

특히 올해는 박막례 할머니에게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책을 출판해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교보문고 등에서 올해의 책에 올랐으며, 초판 16쇄를 발행하는 등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구글 CEO선다 피차이 ,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 러시 창업자 로웨나 버드 등 세계 유명 인사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기도 했다. 유튜트 CEO 수잔 보이치키는 박막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서 할머니의 꿈을 실현하고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콘텐츠도 만드신다“라고 할머니의 채널을 칭찬했으며, 구글 CEO 선다 피차이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제가 본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많은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박막례 /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박막례 /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유튜브의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팀을 총괄하는 마크 레프코피츠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 깊은 한국의 크리에이터로 박막례 할머니를 꼽기도 했다. 그는 “젊은 층과 노년층의 가교 역할을 하는 채널이라 생각한다”라고 박막례 할머니 채널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처럼 박막례 할머니는 유튜브와 구글이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젠더와 세대를 떠나 모든 이와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던 셈이다.

그런 박막례 할머니 뒤에는 그의 매니저이자 편집자이자 조력자로 활동 중인 김유라 피디가 있었다. 김피디가 없었다면 지금의 유튜버 박막례 또한 없었을 터다. 김유라 피디는 그동안 공공연하게 박막례 할머니 채널의 목적을 ‘할머니가 행복한 것’이라고 한다. 비즈니스 파트너이지만, 손녀와 할머니로서의 존중과 소통 역시 박막례 할머니가 유튜버로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젊은이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유튜브는 이제 남녀노소 모두가 공유하는 플랫폼이 됐다. 실버 유튜버들이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취미를 얻고,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것은 이제 흔하다.

100세 시대라고 불리며 어떻게 잘 늙을 것인지, 어떻게 잘 죽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는 아직도 어떻게 어른이 될 것인지를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 그리고 박막례 할머니는 젊은 세대에게 시작하기에 늦은 것은 없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며, 그 자체로 희망임을 보여줬다. 새로 시작하기 늦지 않은 나이, 74세 박막례 크리에이터가 보여줄 도전에 기대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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