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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동' 박정민이 걷는 길의 방향성, "지금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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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현 기자] "앞으로 갈 길이 더 멀어서 지금 이 시점에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꿈이 뭐냐고 묻는 말에 박정민은 선배들이 뒤돌아봤을때 저 후배는 그래도 자기 길을 잘 가고있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이라고 했다.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한 박정민은 올해로 데뷔 9년차 배우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예계에서 구설수 하나 없이 자신만의 길을 묵묵하게 걸으며 앞으로 향하고 있다. 박정민은 자신이 나아가고 있는 길의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톱스타뉴스는 영화 '시동' 박정민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시동'은 정체불명의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난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다.

'동주', '그것만이 내세상', '사바하', '타짜' 등 매 작품마다 캐릭터 변신을 이어온 박정민은 거칠지만 순수한 매력의 반항아 '택일'을 맡았다.하고싶은건 해야하고 하기싫은건 하지않는 자유분방한 기질탓에 매를 벌고 다니기 일쑤인 택일은 박정민과 많이 닮아 있었다. 

1987년생으로 올해 나이 33세인 박정민은 만 18살 택일을 맡아 10대 연기를 하게 됐다. 사실 데뷔작 '파수꾼'에서도 고등학생으로 출연했던 박정민은 이후에도 '전설의 주먹', '사춘기 메들리'에서 종종 학생 역을 맡은 바 있었지만 30대가 넘어 10대 연기를 한다는 것에 약간의 우려는 있었다고 털어놨다.

"캐스팅될 때도 수차례 이야기 드렸죠. 근데 막상 촬영 시작하고 나니까 크게 이질감이 없어서 믿고 우기면 되겠다 싶었어요. 촬영하는 도중에는 크게 힘들지 않았어요"

박정민 / NEW 제공

영화 속 택일은 반항아라고 하지만 으레 우리가 '반항아'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불량스러운 이미지보단 어딘가 모르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면모가 담겨있다. 

연기하면서 "오만 군데 다 시비 걸고 다녔다"라던 박정민은 "처음에 합의를 하고 들어간 부분이다. 초반에 원작 웹툰에선 못된 애였다. 폭력적이고 돈 뺏고 상소리도 많이 하고 그런 캐릭터여서 독자들도 미워했는데 영화는 두 시간 안에 캐릭터의 변화를 관객분들한테 설득시켜야 하니까"라며 "원작은 45부작, 50부작 허용치가 있다.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영화는 두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하니까 이 영화가 갖고있는 사랑스러움이 반감될 수 있겠다 해서 촬영하면서 조금씩 줄여나갔다"며 의도대로 된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샛노랗게 탈색한 머리가 힘들진 않았냐는 말에 박정민은 "디자이너 선생님이 해주시는거니까 힘들진 않았다. 다만 그 머리를 하고 돌아다니는 게 약간 (웃음). 근데 영화를 찍다가 무서운 게 적응이다. 다들 적응되니까 별로 신기해하지 않는다. 영화상에는 안나왔는데 택일이가 검은 머리를 하고 나오는 씬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사람들이) 경악했다. 저뿐만 아니라 성은이는 빨간 머리 하고 있지 그러고 있다보니까 몇회차 지나가면서 적응이 돼서 동요하지 않았다"면서 "거석이형 단발머리는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 NEW 제공

앞서 전작 '사바하'의 '나한', '타짜:원 아이드 잭'의 '일출'에 비해 '택일'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지만 연기적으로 강세의 변화를 주는 것은 똑같이 힘들었을 터.

박정민은 "'사바하'나 '타짜'나 이런 영화들은 박정민이라는 인간을 숨기고 캐릭터를 많이 입어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까 고민을 더 많이 해야 되고 딥하게 들어가줘야 하는 배우의 의무가 있는 영화였다면 '시동'은 현장에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고민을 많이 하고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되는 영화가 아니고 상대 배우가 어떻게 할지 전혀 예상이 안됐다"고 전했다.

이어 "마동석 선배님, 염정아 선배님, 해인이도 그렇고 제 예상대로 연기를 안 해줄게 뻔하다. 그게 연기를 만들어가는 재미기도 하고 그런것들이 영화 안에서 시너지를 줄수 있는 장르 영화라서 오랜만에 크게 캐릭터에 대해서 고민을 깊게 하지 않고 현장에서 웃으면서 놀면서 만들어지는 것들을 기대하면서 가서 재밌었다"고 밝혔다.

박정민 / NEW 제공

코믹한 연기를 많이 해보지 않아 고민이었던 박정민은 고민 끝에 '굳이 내가 고민할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마동석 선배님도 계실 건데 내가 웃기려고 오바하는게 영화에 방해가 될거같아서 편하게 연기를 하고 택일이같은 경우는 다른 인물들과 다르게 모든 인물을 만나면서 변화를 겪는 인물이라 상대 배우분들하고 어떻게 호흡을 맞춰나가냐에 중점을 뒀다. 캐릭터를 듬뿍 입어서 연기하는게 아니라 그냥 박정민으로서 편안하게 했던 것도 있었고 저를 잘 아는 지인분들은 '박정민 저건 그냥 박정민이다' 라고 하시더라. 아무래도 연기하면서 편해서 그렇게 느꼈던 거 같다"고 전했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 마동석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박정민은 "애드립이 엄청 많았다. 대사도 시나리오에 써있는대로 한게 별로 없을 거다. 동석 선배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배우들 입에 맞게 하다보니까 중요한 대사나 꼭 해줘야 하는 대사는 완벽하게 구사해야 하지만 (이런것을 제외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하고 싶은 대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기억나는 대사가 마동석 선배님이 '그럼 넌 천재?' 라고 하는 부분이 웃겨서 NG도 많이 났다. 선배님도, 저도 웃고 스텝들도 웃었다. 그런 적이 많았다. 집에서 엄청 고민해온 대사라기보다는 떠올라서 한 거 같은 느낌? 집에서 고민하면 산으로 가기 쉬운데 그때그때 나오는 말들을 영화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하셨다"라며 감탄했다. 

또한 박정민은 극 중 염정아와 모자관계로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선배님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예전부터 팬이었다.이번 현장에서 만났을 때 좋으신 분이란 걸 느끼고 촬영하면서 우리 엄마가 생각나고 걸리지 않는 컷에서도 슬그머니 와서 쓰러져계셔주시고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선배님이 표현을 서슴없이 한다. 좋으면 너무 좋다고 우리 정민이 이뻐죽겠다고 서슴없이 한다. 선배님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돼요. 제가 너무 좋아하게 된 선배님이다"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맞는 연기를 피할 수 없던 그는 "선배님이 한번 실제로 때리셨는데 그건 제가 감독님께 요청했다. 처음부터 속여서 가면 좀 그래서 제대로 맞자 싶었다"며 중간에 볼이 빨갛게 부푼 부분은 다행히 분장이었다고 밝혔다. 

박정민 / NEW 제공

하지만 박정민은 염정아 이외에도 마동석, 최성은에게 골고루 얻어터지고 실제 영화를 본 어머니로부터 "재밌는데 다음부터 맞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평을 들었다. 평소 어머니가 아들의 연기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 편인지 묻자 박정민은 "그런 건 없다. 엄마가 드라마를 많이 보시긴 하는데 글쎄요. 그런 이야기는 안했다. 별로 바라는 것도 없는 것 같다"면서 웃어 보였다.

이어 "엄마는 아직도 제가 일이 없거나 했을 때 기억이 있으니까 혹시라도 언젠가 일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은 갖고 계신다. 그래서 항상 '누구한테 잘해라, 인사해라, 엄마가 뭐라도 갖다 줄까' 이런 얘기들을 하시는데 저는 '뭘 갖다줘 고구마 갖다줄거야 뭐 할 거야 알아서 할게' 이러죠" 라고 말하는 그에게선 택일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박정민은 '타짜:원 아이드잭'이 끝난 후엔 한동안 책방 주인으로서, 직접 쓴 책 '쓸만한 인간'의 작가로서의 삶을 보냈다. '쓸만한 인간' 저자 팬싸인회를 열고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작가 요나스 요나손 내한 당시 북토크 진행을 맡는가 하면 팬미팅, 뮤직비디오 촬영 등 바쁜 스케줄에도 저녁엔 책방 주인으로서 자리를 틈틈이 지켰다. 

현재 차기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영화 촬영으로 태국과 한국을 오가고 있는 박정민은 "내년 2월 정도 돼야 끝날 거 같다"면서 "촬영할 때는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대본도 보고 연습도 하는 와중에 책방을 나가면 리셋이 돼서 박정민으로서 사람을 대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영화 속) 그 인물로서 대하면 얼마나 당황하시겠어요. 깊은 역할을 맡는다거나 그럴 때는 책방을 멀리 하는게… 아무래도 본업이 책방주인이 아니니까 팬들도 더 바라시지 않을까요 요즘에는 잘 안간다"고 말했다. 

박정민 / NEW 제공

그가 쓴 책 '쓸만한 인간'에도 나와있듯 과거 "침대는 왜샀냐?"고 묻는 친구의 말에 "나혼자 산다 나갈지도 몰라"라며 장난스레 답했던 박정민은 데뷔 9년 만에 '나 혼자 산다' 출연을 예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서 박정민은 한차례 '나 혼자 산다' 출연을 제안받은 적이 있었지만 고사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못 나가는 이유도 배우 박정민이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게 힘들어서"라고 답했듯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

"영화 홍보 기간이고 영화를 찍은 배우가 홍보를 하는 것도 저 같은 위치에 젊은 배우는 해야 하는 몫이 있어서 했는데 잘한짓인지 모르겠다. 일상의 나를 보니까 왜 저러나 싶다. 나는 살고 있는건데 내 눈으로 확인하는게 부끄러웠다"

사생활을 풀 의향은 없냐고 묻자 "제가 일부러 공개 안하는게 아니라 할 게 없어서 안하는 거다. 맨날 집에만 있는데 집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없는 노릇이고 셀카를 찍는 사람도 아니다"라며 "(팬들은) 포기하셨을거다. 제가 제 얼굴 보는 걸 안 좋아한다. 또 막상 했는데 아무도 관심 안 보여주면 어떡하지 하는 우려도 있다. 그리고 괜히 사고 쳤다가 찍어놓은 영화에 피해줄 수도 있으니 웬만하면 자제한다"고 답했다.

최근 또래 배우들 강하늘, 안재홍이 '트래블러'를 떠났는데 함께하고 싶진 않았냐는 말에 "데려가 달라 했는데 안 데려가더라(웃음). 기회가 있어야 하는 거니까. 거기서 재밌게 놀고있는거 같은데 부럽다. 날씨도 좋은 거 같은데"라며 부러워했다.

박정민 / NEW 제공

'사바하', '타짜:원 아이드잭', '시동'까지 박정민은 올해에만 벌써 세 작품을 선보이며 충무로의 대세 배우로 떠오르며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매 순간마다 벽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정민은 "늘 느낀다, 평생 느낄거 같다.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각자가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잖아요. 내가 웬만하면 좀 시간이 지날수록 앞으로 나가고 싶은데 벽에 막혀있는 느낌이 들거나 그럴때마다 이 시점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항상 한다. 아마 이건 선배님들도, 후배분들도 배우라면 많이 하실 거 같다"면서 "확장시켜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일을 하다보면, 삶을 살다 보면 느낄 테니까 저도 똑같은 고민들을 하는데 답은 없는 거 같다. 갑자기 저도 모르게 어떤 순간 풀릴 때가 더 많은 거 같다. 근데 그게 어떤 계기가 될지는 전혀 예측을 못하겠고 그냥 열심히 지금 하는 거나 잘해야지 하면서 산다"고 말했다.

이어 덤덤한 어투로 "계획을 하면 항상 실망하니까. 저는 계획도 안 하고 살죠"라고 덧붙였다.

과거 언제 일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던 박정민은 지금은 어느덧 상업영화의 주연으로서 투자를 받는 배우가 되어 그에게 시나리오를 건네는 이들이 늘었다. 이에 박정민은 "돌이켜보면 어쨌든 그때보단 나아졌다 저를 둘러싼 환경들이. 근데 사실 저는 잘 모르겠다. 사실 투자가 되는 배우인가도 다시 생각해봐야 된다"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그래도 예전보단 상황이 나아져서 뭔가 집에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을 걱정하는 시간들이 줄어들었다. 내가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들이었으니까, 지금은 그런 고민들을 덜하게 됐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죠. 앞으로 갈 길이 더 멀어서 어떻게 지금 이 시점에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시동'은 지난 18일 개봉해 절찬리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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