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첫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들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실소유주가 조범동 씨가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은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92회에 출연해 2차 전지 펀드 WFM의 실소유주는 우국환 회장이라는 진술이 나왔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장용진 기자가 전한 바에 따르면 검찰 측 증인 WMF의 직원 최 모 씨는 업무 지시는 이 모 대표와 김 모 부사장에게 받았고, 조범동 씨한테는 결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인턴 직원 김 모 씨 역시 검찰이 재차 추궁했으나 모른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게다가 앞서 공시 담당을 맡았던 최 모 씨는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코링크PE가 WFM의 실질 취득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까지 했다.
그동안 검찰은 조범동 씨가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설립·운영했고, WFM까지 취득했다는 입장이었다. 그 배후에 정경심 교수가 있었고, 조범동 씨는 실질적으로 차명만 빌려준 인물, 거기에 조국 전 장관까지 올라갈 단계였다. 언론들은 법조팀을 중심으로 검찰의 이런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쓰는데 급급했다. 그러다 지난 10월 29일, MBC PD수첩이 보도한 ‘검사 범죄’ 2부에서 코링크PE에 상상인저축은행이 200억 원가량을 대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코링크PE는 애초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이 우회상장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한겨레 및 일부 언론사가 보도한 바 있다. 모 언론에서는 코링크PE가 만들었던 블루펀드, 이른바 조국 가족 펀드가 투자한 웰스씨엔티에서 10억 원이 명동 사채시장에서 현금화돼서 익성 회장으로 건너갔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조범동 씨가 10억을 횡령해 익성 회장의 전세 자금으로 건넨 것으로, 블루펀드 입장에서는 배임을 당한 셈이다.
블루펀드 주인은 조국 장관 가족과 익성으로, 익성의 돈 13억 원은 익성의 자회사 2차 전지 음극재 기업 IFM으로 흘러갔고, 나머지 10억 원은 횡령을 한 것이므로 오히려 조국 장관 가족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여건이 생긴다. 검찰은 코링크PE 설립 과정에서 정경심 교수로부터 나온 5억 원이 조범동 씨를 통해 흘러갔다는 근거로 수사에 착수했었다.
하지만 조범동 씨가 빌린 5억 원 가운데 2억 5천만 원은 익성이 애초 1억 원을 출자해 코링크PE를 설립한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코링크PE를 처음 설립한 익성을 주인으로 보지 않고, 오로지 조국 장관 가족으로 몰아가고 있는 언론의 검찰발 보도에 문제가 지적되는 이유다. 게다가 조범동 씨는 정경심 교수에게 빌린 돈을 2018년에 상환을 했고, 이자와 함께 차용증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PD수첩이 비중 있게 다룬 제보자X는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코링크PE에 출자한 돈 1억 원 중 1,500만 원이 조범동 친구의 돈이며, 관련 자료와 녹취록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WFM뿐만 아니라 익성이 우회상장할 때 파트너로 삼았던 포스링크에도 등장한다. 포스링크는 코링크PE가 우회상장을 위해 만들었던 레드펀드가 재무적 투자자로 투자한 곳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은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85회에 출연해 상장 폐지나 거래가 중지된 기업들 중에 게임 아이템을 거래하는 알짜배기 회사였던 모다와 파티게임즈가 상상인저축은행의 자금으로 포스링크를 통해 인수됐다고 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코스닥 상장폐지 종목 14개 중 9개가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상상인그룹이 코스닥 기업 주식담보대출과 상장폐지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이 WFM에 200억 원가량을 대출했다는 PD수첩 보도 내용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PD수첩 방송이 전파를 타자 검찰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압수수색했다는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저축은행법을 위반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언론들은 조국 사모펀드라든지 가족펀드 의혹이라는 제목을 병행해서 달았다. 마치 검찰이 이번 조국 사모펀드와 관련해서 상상인저축은행을 수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으로 이른바 클릭 장사를 의도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실제 혐의는 상상인저축은행과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고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었다. 또 개인사업자대출을 해주면서 법상 한도인 8억 원을 초과한 혐의도 포함됐다. 신장식 변호사는 당시 코링크PE 뒤에 만들어진 2차 전지 펀드 WFM의 주식을 담보로 거액(약 200억 원)을 대출하고, 코링크PE 관계사의 근질권까지 설정한 상상인저축은행은 빠져나가고, 오로지 정경심 교수의 나쁜 이미지만 부각시키는 것으로 의심한 바 있다.
장용진 기자는 당시 “정경심 교수의 코링크PE 실소유주 보도들이 쑥 들어갔다. 이번 공소장에는 아예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경심 교수가) WFM의 5천 원 주식을 12만 주를 샀지만 이후 주식이 폭락했다. 그런데도 공소장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페이스북에서 만난 펀드매니저와 미용실에서 만난 어떤 사람에게 계좌를 빌려서 차명으로 거래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1,700만 원에서 몇백 만 원 정도로 고위공직자의 차명 거래라는 언급이 무색할 정도로 금액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진 기자는 이 역시 주가가 대폭 떨어져 정경심 교수가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조국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말을 주로 듣고 주식을 다급하게 샀다고 하는데 이걸 내부자 거래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주가 조작 세력이라든지 무자본 M&A 세력에 편승했다는 검찰 브리핑의 주장이 초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용진 기자는 정경심 교수가 오히려 사기를 당한 것이라며 재차 강조했다. 신장식 변호사는 “미용실 디자이너 차명으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고 하는데 2018년 2월 2,100만 원, 2018년 11월은 1,400만 원이다. 합쳐도 3,500만 원”이라며 주가 조작이나 무자본 M&A 세력과 어울리지 않는 금액이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