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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두산’ 이병헌, 믿고 보는 ‘연기 기계’가 전한 진솔한 이야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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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영화 ‘백두산’으로 1년여 만에 관객들을 찾은 이병헌이 작품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연기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서 영화 ‘백두산’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 ‘백두산’은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한 가운데 일어나는 일을 다룬 작품이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과감한 상상력,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만남, 압도적인 볼거리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이병헌은 극중 중국 주재 북한 서기관 리준평 역을 맡았다.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백두산’은 개봉 첫 날부터 46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역대 12월 개봉작 중 최고 스코어를 경신한 상태였다(금일 기준 100만 돌파). 손익분기점이 730만명으로 알려져 있어 흥행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 같았다.

“숫자에 대한 감은 여전히 없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봐주신 거 같아서 영화를 함께 만드신 분들도 기분이 좋은 것 같고, 굉장히 고무되어 있는 것 같다.”

“오락영화기 때문에 스케일과 재미가 보장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후반 작업이 늦게 마무리돼서 배우들도 언론시사회로 처음 완성본을 접했다. 불안감이 있긴 했지만, 생각보다도 규모감이 어마어마했다.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

필모그래피 사상 최초로 재난 영화의 주연을 맡은 이병헌. 그는 뜻밖에 재난 영화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고 커밍아웃(?)을 해 놀라움을 줬다.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장을 가든, 넷플릭스 등 플랫폼을 통해 영화를 볼 때 한 번 더 클릭해서 보게 되는 영화들 중에선 재난 영화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됐다. 다른 장르보다 어느 정도 스토리가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긴 하지만, 집에서 볼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큰 TV로 봐도 드라마나 휴먼 스토리같이 이야기가 이끄는 힘이 중요한 영화는 푹 빠져서 볼 수 있지만, 마블(MCU) 류의 영화나 블록버스터는 극장에서 봐줘야 온전히 그 작품을 느낄 수 있지 않나.”

“볼거리가 풍성한 재난영화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버디무비의 구성을 띄고 있다. 기존의 재난영화와는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정우씨가 작품에 함께하자고 연락했던 것도 영향을 주긴 했다 (웃음)”

이병헌은 극중 딸인 김시아(리순욱 분)과의 감정씬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그 감정은 쉽게 이입할 수 있었으리라.

“미혼이고, 아이가 없는 상태라면 그 감정을 상상에만 의존하고 어떤 상황인지 느끼지 못한채 연기해야 했을 것이다. 아이가 있다는 점은 확실히 감정이입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아쉬움이 남는 점이 있다면서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 씬이 원래는 대사가 더 많았다. 감정선이 폭발하는 씬인데,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슬림하게 편집했다고 하더라. 제가 그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 김시아 양이 연기를 정말 잘한다고 칭찬했다. 시아 양의 어머니께도 장차 훌륭한 배우로 성장할거라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그 씬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극 전체로 봤을 때는 튄다는 느낌을 줬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편집된 장면인데, 아쉽긴 하다.”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은 사적으로는 친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처음 호흡을 맞춘 하정우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자신에게 달아준 수식어인 ‘연기 기계’에 대한 평도 남겼다.

“순발력과 유머가 대단하다. 평상시에도 얘기를 재밌게 하고, 재치가 있는 친구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카메라 앞에서도 과감하게 발휘하는 배우다. 평상시에 굉장히 재밌고 농담도 잘하는데 카메라 앞에선 정석으로만 연기하는 배우들이 있다. 그런데 하정우는 그걸 연기에 녹여낸다.”

“‘연기 기계’라는 말은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서 좋게 받아들일 수도 있고,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거 같다. 물론 ‘좋은 얘기로 했겠지. 내가 옆에 있는데’라고 생각하긴 했다 (웃음) 그런데 이전에 하정우씨가 제게 했던 얘기와 그 얘기를 매치시켜보자면, 한 번은 되게 긴박한 신을 찍는데 테이크를 여러 번 가게 됐다. 그러다보면 한 시간 이상 늘어지다가 연결해서 찍는 경우가 있다. 그 때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리허설을 하고 촬영에 임할 때, 그 감정의 양을 딱 맞춰온다고 하더라. 굉장히 좋은 뜻으로 말한 것 같다”

2020년 데뷔 3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소감을 묻자 이병헌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실감이 나질 않는다. 제가 나이를 이야기할 때도 잠깐 생각하고 말할 정도로 숫자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서 “더불어 생각하면 그런 긴 시간동안 서포트해주신 팬들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들어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지친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사실 한 작품을 끝내고 다른 작품 하기 전까지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다. 하지만 그걸 제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며 “촬영하다가 시나리오 읽으면서 재밌는 게 있으면 스케줄이 겹치는 경우가 있더라. 그래서 타이트하게 일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40대 들어가면서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작품활동을 쉬지 말자고 다짐했다”며 “좋은 작품이 있다면 바로바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이 바뀐 것 같다. 한 편으론 그렇게 시나리오가 계속 들어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내년 개봉을 앞둔 영화 ‘남산의 부장들’과 함께 쌍천만 흥행을 기대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가 사실 굉장히 부담스럽다. 물론 ‘남산의 부장들’이 정말 재밌는 영화긴 하지만 (웃음), 근현대사의 심각한 상황을 담은 느와르 영화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위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쌍천만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할리우드에서도 입증된 연기력을 자랑하는 그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필모그래피에 또 한 편의 천만 영화를 추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영화 ‘백두산’은 19일 개봉해 첫 날 46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개봉 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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