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명량’, ‘국제시장’, ‘아바타’, ‘도둑들’, ‘베테랑’, ‘암살’, ‘광해 왕이 된 남자’, ‘신과 함께’, ‘태극기 휘날리며’, ‘변호인’, ‘부산행’ 등의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2019년에는 천만 영화가 무려 5편이나 탄생했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올해의 천만 영화를 톺아봤다.
# 한국 코미디 영화 계보의 새로운 기록, ‘극한직업’
올해 가장 먼저 탄생한 천만 영화는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이다.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출연한 영화 ‘극한직업’은 설 연휴와 맞물리며 개봉 초반 빠른 속도로 관객들을 모았다. 영화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라는 특성과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 빠르게 흐르는 전개 등으로 사랑 받았다.
개봉 15일 만에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극한직업’은 최종 스코어 1626만 5618명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극한직업’의 천만 돌파와 역대 흥행 순위 2위 등극은 화려한 기교와 기술이 없어도 관객들에게 외면받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를 남기기도 했다. 또한 한국형 코미디 영화의 수준을 한 계단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 ‘마블 세계관’의 정점, ‘어벤져스: 엔드게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한 세대가 화려하게 저물었다.
마블 페이즈3의 마무리이자, 다가 올 페이즈4를 기대하게 만든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이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전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는 다른 매력을 담아 돌아 온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위도우, 헐크, 토르, 앤트맨, 호크아이, 스파이더맨, 워 머신, 캡틴 마블, 닥터 스트레인지, 윈터 솔저, 스타로드 등 마블의 영웅들을 한 자리에 집합시켰다.
오랜 시간 동안 MCU를 이끌어 온 히어로들과 타노스의 최후 결투를 담아낸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전국 1393만 460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세운 기록은 역대 외화 흥행 순위 1위 수치다. 이는 영화 ‘아바타’(감독 제임스 카메론/1348만 696명) 이후 약 10년 만의 기록이다.
# 디즈니 실사 영화의 신기록, 역주행 신화 ‘알라딘’
음원 차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역주행이 국내 박스오피스에도 등장했다.
디즈니 실사 영화 ‘알라딘’(감독 가이 리치)는 지난 5월 23일 개봉했다.
개봉 첫날 전국 1008개 스크린을 확보, 7만273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한 ‘알라딘’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개봉과 맞물리며 위기를 맞는 듯 보였다.
실제로 ‘기생충’ 개봉 이후 ‘알라딘’의 스크린 수가 전국 700~900개, 좌석 점유율은 10%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알라딘’은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 뛰어난 음악성의 OST 등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기록하게 됐다.
‘알라딘’은 개봉 4주차에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알라딘’은 디즈니 실사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이 작품의 최종 스코어는 1255만 2189명이다.
# ‘봉준호 월드’의 두 번째 천만 영화, ‘기생충’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국내 정식 개봉 전 열린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다소 묵직한 주제의 ‘기생충’이 조여정, 이정은, 박명훈 등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다.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한 ‘제시카 송’과 송강호의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와 같은 대사는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다.
다방면에서 관심을 모은 영화 ‘기생충’은 개봉 53일만인 7월 21일 천만 관객 돌파가 공식 확인 됐다. ‘기생충’의 국내 최종 스코어는 1008만 4655명이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과 ‘기생충’으로 ‘쌍천만 감독’에 등극하게 됐다.
‘한국 영화 최초’라는 타이틀이 꾸준히 붙고 있는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 3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아카데미상(오스카상)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쇼트 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외신들은 ‘기생충’이 내년 1월 공개되는 아카데미상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계 넘고, OST 열풍까지 ‘겨울왕국2’
현재도 관객 동원 기록을 쓰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다.
애니메이션 영화인 ‘겨울왕국2’는 지난 2014년 개봉한 ‘겨울왕국1’를 잇는 시리즈물이다. 어린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넓은 연령대의 팬덤을 자랑하는 ‘겨울왕국’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겨울왕국2’는 개봉 17일 만인 지난 7일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겨울왕국2’는 ‘아바타’(2009), ‘인터스텔라’(2014), ‘겨울왕국1’(2014),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알라딘’(2019)에 이어 역대 8번째 천만 외화로 기록됐다.
또한 ‘겨울왕국2’는 지난 12일 1200만 관객 돌파에도 성공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1225만 6683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영화의 흥행은 국내 음원 차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멜론, 벅스 등 음원 차트에서 ‘겨울왕국2’의 OST ‘Into the Unknown’ 등이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또한 정은지 등 기존 가수들이 OST 커버에 나서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2019년은 가장 많은 천만 영화가 탄생한 해로 기록됐다. 그러나 천만 영화 최다 탄생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독과점 논란에 대한 지적이다.
올해 천만을 돌파한 영화 중 ‘알라딘’을 제외한 ‘어벤져스: 엔드게임’, ‘극한직업’, ‘기생충’, ‘겨울왕국2’ 네 작품 모두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지적과 비판을 받으며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의 천만 영화가 탄생한 올해 이후, 한국 영화 지형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