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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 30m 대왕고래, 더 크지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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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로 진화한 대왕고래(흰수염고래)는 몸길이가 30m에 달하고 100t이 넘는 몸무게를 갖고 있다. 반면 같은 고래목이지만 쇠돌고래는 기껏해야 1.5~1.7m밖에 크지 않는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고래목의 이런 덩치 차이는 생물학자들에게 늘 의문의 대상이었는데, 이를 먹이와 에너지 효율의 결과로 설명하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에 따르면 이 박물관의 해양 포유류 화석 큐레이터인 니콜라스 파인슨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고래목 동물의 수중 먹이활동을 광범위하게 관찰해 얻은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왕고래에서 쇠돌고래에 이르는 다양한 몸집의 고래목 동물 수백마리에게 가속도계와 압력계, 카메라, 수중청음기 등의 기능을 가진 다중센서를 부착하고 1만건 이상의 수중 먹이활동을 모니터했다. 이와함께 고래가 활동하는 주변 해역의 먹이 밀도 등도 함께 조사했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에게 접근해 다중센서를 부착하는 장면 [스미스소니언, 엘리엇 하젠/NOAA 제공]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에게 접근해 다중센서를 부착하는 장면 [스미스소니언, 엘리엇 하젠/NOAA 제공]

이를 통해 다양한 크기의 고래가 먹이 사냥에 쓰는 에너지와 먹이를 섭취해 얻는 에너지를 비교해 먹이활동의 에너지 효율을 따졌다.

그 결과, 고래의 크기와 먹이활동의 에너지 효율 간의 관계는 고래가 어떤 방식으로 먹이활동을 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크릴 등과 같은 작은 먹이를 바닷물과 함께 한꺼번에 들이킨 뒤 고래수염 등과 같은 입속의 여과장치로 걸러내는 여과섭식(濾過攝食·filter feeding)을 하느냐, 아니면 개별 먹이를 사냥해 먹는지에 따라 덩치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대왕고래나 혹등고래, 참고래 등 여과섭식을 하는 고래들은 먹이를 확보하는데 쓰는 에너지보다 항상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먹이 사냥에 큰 덩치는 장애가 되지 않았으며, 관찰대상 고래 중 먹이활동의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고래를 비롯한 이빨 고래류는 반향(反響) 위치측정으로 먹이를 찾아낸 뒤 한 번에 하나씩 먹이를 뒤쫓아가 잡아먹는 방식으로 먹이활동을 하는데다 깊이 잠수해야 심해 오징어와 물고기 등 풍부한 사냥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먹이활동에 많은 에너지를 쓸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온혈동물 중에서는 이빨 고래류가 활동하는 300m 밑까지 잠수하는 포식 경쟁자가 없어 먹이는 많은 편이지만 아무래도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므로 덩치가 큰 이빨 고래류는 에너지를 쓴 만큼 충분한 먹이를 먹지 못하고 호흡을 위해 수면으로 올라오는 때도 잦았다.

몸길이가 18m까지 자라는 향유고래는 이빨 고래류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원래 조상들보다도 더 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런 향유고래가 먹이활동 에너지 효율로 따질 때 심각한 생물학적 한계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보다 덩치가 더 커졌다가는 큰 몸을 지탱할 만큼 충분한 대형 오징어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 멈춰있다는 것이다.

여과섭식 대형 고래도 이빨 고래류와는 방식이 다르지만 역시 먹이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여과섭식 고래의 주요 먹이인 크릴은 특정 해역에서 짧은 기간만 높은 밀도를 보이는데, 이런 계절적 유효성이 대왕고래와 참고래 등의 덩치를 더 키우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고래들은 여름철 몇개월간 고위도 해역에서 크릴로 에너지를 축적했다가 나중에 먹이가 적은 저위도 해역의 번식지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인슨 박사는 "고래들이 기후변화와 남획, 바다에 대한 각종 위협에 당면해 칼날 위에서 얼마나 위험하게 살아가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당신이 대왕고래이고 유일한 먹이가 크릴이라고 할 때 무언가가 크릴을 줄어들게 만든다면 몸집을 지탱할 만큼 충분히 먹지 못함으로써 진화적으로 막다른 길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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