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박정민 기자) ‘스토브리그’가 공감과 위로를 자신했다.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정동윤 감독, 남궁민, 박은빈, 오정세, 조병규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스토브리그’란 ‘야구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 시작 전까지의 기간’, 즉 ‘비시즌 기간’을 뜻한다.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스토브리그’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드라마에 대해 담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정동윤 감독은 “대본을 받았을 때 야구만 다룬 이야기는 아니라고 받아들였다. 사람이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심금을 울렸던 부분이 있고, 변화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변화를 한다는게 말이 쉽지 어렵지 않나. 꿈꾸는 조직을 향해 변화하는 모습이 대본이 잘 담겨있어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야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정동윤 감독은 “야구 장면드이 나오고, 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야구 자체보다 경기와 팀의 승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좀 더 즐기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스토브리그’는 남궁민-박은빈-오정세-조병규 등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남궁민은 극중 드림즈 신임 단장 백승수 역을 맡았다. 백승수는 ‘강해야 한다’라는 말이 머릿속 세포마다 박혀있는 인물이다.
전 작품 ‘닥터 프리즈너’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남궁민은 “나이제는 복수를 위해 그걸 행하는 인물이고,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사람이다. 반면 백승수는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는 게 힘든 사람이고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한 인물이다. 그래서 겉보기에 결은 비슷할 수 있지만 다른 캐릭터이고 연기 톤을 좀 더 단조롭게 하고, 그 안에서도 그 감정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작품을 고른 이유에 대해 “대본을 받았을 때 짜임새가 너무 좋고 단숨에 읽혀서 선택했다. 연기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감독님한테 지적도 받고, 그 요구 사항을 만족시켜나갔을 때의 만족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박은빈은 지난해 10월 종영한 KBS2 ‘오늘의 탐정’ 이후 약 1년 만에 ‘스토브리그’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극중 그는 드림즈 운영팀장 이세영으로 분한다. 이세영은 국내 프로야구단 가운데 유일한 여성 운영팀장이자 최연소 운영팀장이다.
1년 만에 차기작으로 ‘스토브리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은빈은 “‘오늘의 탐정’이 복합장르였다. 그래서 종영한 후에 정신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쉼의 기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마음도 충전하고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드라마를 결정할 때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는데 저는 작품을 만났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는 타이밍이 영향을 많이 준다. 올해를 어떻게 보람되게 마무리할까 고민하던 찰나 대본을 단숨에 읽고, 뭔가 산뜻하고 명쾌한 느낌이 들었다”라며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제 말을 잘 파악해주는 느낌을 받았고, 보람으로 남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간 판사, 대학생 등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온 박은빈은 운영팀장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직종을 연기할 때마다 너무 재밌다. 운영팀장의 경우 실제 내가 나이가 젊기도 하고,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직책이 주는 무게감에 비해 가벼운 편이여서 ‘제대로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운영팀장도 있을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촬영 중이고 세영이가 지닌 활력과 에너지를 많이 부여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찌질큐티 노규태 오정세는 ‘스토브리그’ 속 권경민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오정세가 맡은 권경민은 드림즈 구단즈의 조카로 남궁민(백승수)와 대치하며 드림즈의 운명을 좌우하는 악당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오정세는 “저는 감사하게도 전 작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전 작품과 이 작품을 차별화 두기 위해서 노력하진 않았다. 그게 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재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야구 소재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와 또 다른 형태의 꿈과 희망을 주는 드라마라고 느껴서 참여하게 됐다. 경민이라는 인물은 팀이 드림즈가 우승을 위해 달려가는데 많은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걸림돌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피켓도 저만 거꾸로 들었는데 아주 작은 걸림돌부터 항상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이야기해 기대감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몰입도를 위해 의상까지 신경 쓰는 디테일함을 보였다. 보라색을 키포인트로 삼아 착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오정세는 “드라마에 많은 배우들이 다양한 색깔로 등장한다. 경민이라는 캐릭터를 잡을 때 한 색깔화를 하면 설명하기 좋을 것 같았다. 경민이가 야망을 가진 인물이다. 보라색이 일반 회사에서 정장으로 입기는 어려운 색이라서 경민이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스카이캐슬’로 주목받은 조병규는 데뷔 후 꽤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됐다. 극중 조병규는 드림즈 운영팀 직원 한재희를 맡았다. 전통 있는 가구업체 회장의 손자로 적은 월급에 터무니없이 많은 일에도 계속 옆에 머물고 싶은 선배 때문에 팀에 남아있는 인물.
비중 있는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조병규는 “사실 제작발표회에 나올 정도로 비중 있는 역할은 처음이다. 부담감이 있지만 촬영 현장에 건강하게 임하려고 하고, 선배님들한테 누를 끼치는 연기를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 악물고 하고 있다”라며 남다른 의지를 다졌다.
또한,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는 박은빈에 대한 케미도 함께 전했다. 조병규는 “예전에 ‘청춘시대’라는 드라마에서 잠깐 호흡을 맞췄는데 너무 선해서 좋았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선함에 매료됐는데 누나가 제 나이만큼 연기를 했더라. 그만큼 제가 어떤 연기를 하든 다 받아줘서 좋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장에서 가장 잘 챙겨주는 선배로 조병규가 박은빈을 꼽자 남궁민이 눈치를 주는 듯 기침을 해 장내를 폭소케했다. 남궁민의 너스레에 조병규는 “궁민 형한테도 실제로 밥을 얻어먹었고, 정세 형도 방금 제 옷을 털어주셨다. 제 연기는 다 선배님들이 원천이다”라고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은빈-조병규와 함께 오정세-남궁민의 케미 역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실제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남궁민은 “사실 너무 친하게 지내서 동네 형 같은 느낌이다. 최근에도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췄고, 너무 친해서 초반에는 형님이 이야기를 할 때 웃음이 나서 몰입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컷이 들어가면 기분이 나쁠정도로 감정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라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이날 배우들은 ‘스토브리그’에 대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담은 드라마라고 입을 모았다. 오정세는 “자기도 모르게 어느 순간 팀을 응원하고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형태의 위로와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고, 박은빈은 “새로운 직업의 세계를 알 수 있는 드라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적응 구간이 필요한 시간들이 있지 않나. 각자 구성원들이 그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는지 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올겨울을 따뜻한 감동을 전할 남궁민-박은빈-조병규-오정세의 ‘스토브리그’는 13일 오후 10시 SBS에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