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쩌다 발견한 하루’ 김혜윤, 열등감이 원동력으로…“작품 만족도는 100점 만점 중 10점” (종합)

(톱스타뉴스 김하연 기자) 배우 김혜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열등감’이었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안방극장을 찾았던 배우 김혜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여고생 단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 김혜윤은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만화 속에서 설정값대로 움직이는 스테이지 ‘단오’와 시한부라는 운명을 바꾸고 하루(로운 분)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쉐도우 ‘단오’를 다르게 연기하며 극을 구분 지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소화해냈다. 

이날 김혜윤은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어서 좋았다. 첫 주연이어서 부담도 많이 되고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었는데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 그리고 또래 배우들이랑 같이 잘 만들어 가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뿌듯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김혜윤은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은단오’ 역을 맡아 처음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이와 관련해 신경썼던 부분이 있냐고 묻자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부담이 됐다”며 “역할 자체가 모든 캐릭터를 만나고 소통하는 역할이다 보니까 그런 점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체력’을 꼽았다. 그는 “분량도 정말 많았지만 근본적으로 힘들었던 건 체력이다. 어떻게 분배를 해야 할지 많이 신경을 쓰게 됐고 스스로 화가 많이 났다”며 “촬영 전에 충분히 운동도 많이 하고 체력을 많이 길렀다고 생각했는데 6개월이란 장시간을 이끌어가기엔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전작인 ‘스카이 캐슬’ 예서로 지내온 기간으로 인해 단오를 표현하는 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는 “촬영 초반에는 ‘예서’라는 캐릭터로 오래 살아와서 대본을 딱 읽었을 때 단오가 짜증을 내는데 그게 예서로밖에 안 보였다. 그걸 벗는데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전작에서 짜증을 낼 때도 김혜윤이 가장 편한 상태에서 냈던 짜증이다. 단오도 마찬가지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데 그걸 인지를 못했다”며  “예서는 짜증을 내고 감정을 표출한다면 단오는 투정을 부린다. 애교 섞인 짜증을 부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방영된 JTBC ‘스카이 캐슬’은 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자 김혜윤의 이름을 널리 알린 인생작이기도 하다. 특히 극 중 그가 맡은 강예서 역할은 아버지의 명석한 두뇌에 어머니의 야망을 유전자로 물려받아 1등에 집착하는 인물. 혜나(김보라 분)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질투와 독한 연기력을 선보여 눈길을 끌다가도 첫사랑 상대 우주에게는 한없이 소녀스러운 모습을 보여줘 다양한 감정선으로 입체적 인물을 그려내 매회 감탄을 자아내며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바 있다.

그만큼 소중한 작품이지만 이미지 변신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터. 김혜윤은 시청자들의 반응 중 가장 좋았던 반응으로 “‘김혜윤이란 사람한테 귀여운 매력이 있네’라는 말이다. 예서라는 캐릭터가 사랑을 받긴 했지만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매력이 있네’라는 댓글이나 반응을 봤을 때 ‘전작에서 탈피를 한 건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냈다고 느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연으로 성장한 김혜윤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던 작품인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매번 방송을 할 때면 주요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SNS에 해외 팬들도 늘었다고. 이에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냐고 묻자 “저 때문에 인생이 바뀌고 활력을 얻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이 계셨다. 본인 삶이 피폐하고 의욕 없이 지냈는데 나의 연기, 나라는 사람, 단오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힘들 얻었고 즐거웠다고 하더라. 그런 말을 듣고 '내가 어떤 사람한테  삶을 바꿀 수 있는 응원해줄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면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속 하루는 자신이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에 순응하기 보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인물이다. 김혜윤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자신의 엑스트라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엑스트라를 하면서 항상 인간인지라 항상 조금 욕심이 생기더라. 지나가는 역할을 할 때는 대사가 생겼으면 좋겠고, 대사가 생긴 후에는 이름이 생겼으면, 그리고 고정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고 나중에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 싶었다”며 “그런데 단오를 볼 때 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냥 밥 먹고 싶을 때 먹고 놀고 싶을 때 놀고, 병원 가기 싫을 때 안 가는 것이다. 결론은 행복하고 싶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엑스트라라는 이미지가 사실 보통 사람들한테 작은 역할로 표현이 되는데 작은 역할에서 큰 역할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거,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 같다”며 “그 취지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그런 점이 되게 공감도 되지만 단오에게 배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그는 자신의 연기를 10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말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 

“더 정리돼서 보여드렸으면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촬영하면서 해야 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머릿속에 확고하게 없는 상황에서 흘러가는대로 했던 거라 그런 점이 좀 많이 아쉽다. 또 선배님들이 하신 걸 받으면 받은 가는 건데 지금은 줘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되더라. 주인공의 위치여서 부담감을 느꼈던 거 같다. 열등감이 좀 많다”

그는 인터뷰 내내 ‘열등감’이란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그에게 ‘열등감’이란 어떤 존재일까.

“이 열등감이 안 좋게 빠지는 것보다 연기 학원에서 같이 배우는 친구가 칭찬을 받으면 ‘나도 칭찬받아야 겠다’,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느낌이다. 요즘 가장 큰 걱정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지 모르겠다. 정말 사소한 거 하나로도 ‘나도 해내야지’라고 생각하는 편이니까 그걸 어떻게 푸는지는 숙제인 거 같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단역부터 주목받는 대세 배우로 성장한 지금, 김혜윤이 계속 지켜가고 싶은 신념은 ‘초심’이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생각했던 건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다른 의미로 변해서 그런 것보다 체력이 점점 지치다 보니까 후반부에서는 제가 거의 기계처럼 하고 있더라. 점점 지쳐가고 흥미를 잃어가고 있어서 초심을 잃지 말자고 생각했다. ‘다시 그때처럼 생각하고 많이 연구해가야지’라고 마음을 다 잡았다”고 털어놨다.

올 상반기는 ‘스카이캐슬’로 하반기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대중과 만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김혜윤에게 2019년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남아있다. 그는 “사실 ‘스카이캐슬’도 1년이 다 되가는데 최근에 찍은 거 같다. 그것도 굉장히 후다닥 지나갔는데 내 주변이 엄청 달라진 느낌이다. 그런 게 많이 신기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혜윤은 다가오는 2020년에 대해서 “이 순간을 돌아봤을 때 그때보다 발전했다고 스스로 만족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채찍질 하며 한층 더 성장하고 있는 김혜윤이 향후 어떤 어떤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