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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 “어린이생명안전법 있다고 사고 안 나느냐” 태호유찬이법 부모 분노 (김어준 다스뵈이다)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2.0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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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지난 2017년 10월,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서울랜드 주차장에 세워둔 차가 굴러오는 사고로 숨진 故 최하준 군의 어머니 고유미 씨와 지난 5월 15일, 송도 축구클럽 어린이 보호 차량의 과속으로 사고를 당한 故 김태호 군의 부모 이소현 씨와 김장회 씨, 그리고 지난 2016년 4월 14일, 어린이집 통학버스에 탑승 도중 건너편 경사로에서 제동 장치가 제대로 안 된 SUV 차량이 내려오면서 사고를 당한 故 해인이의 부모 고은미 씨와 이은철 씨가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90회에 출연해 어린이 생명 안전법 통과를 위해 묵묵히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도중 차량에 치여 안타깝게 숨진 故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 SNS에 최근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악성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박초희 씨뿐만 아니라 관련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유족들에게도 비슷한 악성 댓글들이 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시체 팔이’라든지 ‘감성팔이’라는 댓글들이 많이 달리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공수처법과 선거법 대신에 민식이법을 통과시켜달라고 무릎을 꿇으라는 등 상식 이하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소현 씨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공격하는 사람들은 고의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우리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현 씨의 촉구로 발의된 태호유찬이법은 13세 미만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관리해달라는 것이다. 더불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포함되어 있다. 송도 축구클럽 사고는 지난 7월, 모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림이법’이 유명무실하다는 것만 방증한 셈이 됐다.

‘세림이법’은 2013년 3월 충북 청주시 산남동에서 김세림 양(당시 3세)이 자신이 다니는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개정됐다. 2015년 1월 29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도로교통법으로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탑승을 의무화한 것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한 명이 동승해 어린이의 승·하차 안전을 확인해야 하고, 운전자는 승차한 어린이가 안전띠를 맸는지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하며, 운전자는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태호와 유찬이를 태웠던 축구클럽 어린이 보호 차량은 도로 기준치의 2배를 초과할 정도로 과속을 했고 신호까지 무시한 채 달렸다. 게다가  운전자는 군대 가기 전에 면허를 땄고 3월에 제대 이후 4월에 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전을 절대시하는 어린이 보호 차량을 초보자에게 맡긴 것이다. 어린이 보호 차량은 구청에서 등록증을 받아 경찰에서 발급하는 신고필증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2년마다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고 차량은 적용되지 않았다.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체육시설 등은 적용되지만 축구나 농구 클럽은 제외됐던 것이다.

관리와 감독 주체도 제각각이라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유치원은 교육청의 유아교육과, 학교는 교육청의 학교 정책과, 학원은 교육청의 평생교육과, 어린이집은 각 부처, 체육시설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리한다. 그런데 단속은 경찰청에서 한다. 관리감독 주체와 단속 주체가 나누어져 있어 관리가 제대로 안 됐던 것이다. 이소현 씨는 해당 축구클럽이 학원이 아닌 서비스 레저용품 판매점으로 등록이 되어 있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던 것이다. 

이소현 씨는 “청와대로 국민 청원을 했고, 20만 명을 모으기 위해 생업까지 내려놨다. 전단을 만들고 온종일 문자를 보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도 변화는 없다. 보라색 옷을 입었더니 오히려 통진당 당원이냐는 댓글이 달린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라도 해달라고 행정안전위원회의 간사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무릎까지 꿇었는데 ‘어린이 생명 안전법이 만들어진다고 사고가 안 나느냐’는 말을 듣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럴 거면 높은 연봉을 받는 국회의원은 왜 있나?”고 분노했다.

일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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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이법은 해인이가 사고로 떠난 지 3년 8개월, 관련 법안은 3년 4개월 동안 계류 중이다. 이은철 씨는 같은 상처를 가진 부모들과 만나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중에 피해자들이 절차를 상세히 알아야 하고, 직접 뛰어야 한다는 현실에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는 중에 국회의원 일부가 어린이 생명과 안전보다 학원의 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2013년 세림이법을 발의할 때도 비슷한 논의가 국회에서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미 씨는 “지난 2017년 사고가 난 이후 혼자서 활동을 했는데 돌이켜 보면 무모했다. 일주일에 한 번 청와대로 편지를 썼는데 만나자는 국회의원이나 단체도 없었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정치하는엄마들’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을 알게 됐다”며 창원 지역구의 노회찬 전 의원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년 동안 불안감과 의심만 늘었다. 이제는 누가 잘해줘도 의심부터 든다. 법안이 통과돼도 그 기쁨은 국회의원들이 가져가는 것 같다”고 했다.

고은미 씨는 “무릎을 꿇을 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했지만 아무도 쳐다봐주지도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 있어야 할 법안들이 있었다면 희생될 아이들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장회 씨는 “축구클럽 사고가 알려진 후 관련 부모들에게도 문의가 많다. 성인 보호자 동반 탑승 등 비용 우려가 나오는데 누가 학원에 부담하라고 했나? 아이들 안전인데 1인당 2~3만 원 어느 부모님이 안 내겠나?”고 반문했다.

청중들은 마지막으로 유족들에게 ‘쫄지 마’로 응원했다. 김장회 씨는 앞서 학원에 아이를 보낸 부모 입장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토로했다. 사실상 불이익을 당할 것을 염려하는 부모는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어준 총수가 과거 ‘나는 꼼수다(나꼼수)’에서 자주 발언했던 ‘쫄지 마’가 청중에서 나온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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