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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울산 고래고기 사건은 검찰이 피의자에게 장물 돌려준 초유의 사건 (김어준 뉴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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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지난 6·13 지방선거 직전에 자유한국당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을 수사하도록 민정수석실이 하명을 내렸다는 검찰발 보도에 대해 오히려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을 수사 지휘했던 황운하 청장은 지난 12월 2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애초부터 불기소를 결론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황운하 청장은 “당시 울산 경찰 수사팀에 알아봤더니 검찰이 수사 지휘를 무리하게 했다더라. 경찰이 추가로 밝히려고 하면 압수수색을 기각하고, 수사를 방해했다. 별다른 근거 없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변호인의 의견은 반영하면서 경찰의 명백한 증거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의 고래고기 사건으로 망신을 당한 검찰이 자유한국당의 고발을 계기로 자신을 흔들려는 의도로 추정했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은 울산 검찰이 불법적으로 포획한 고래를 해당 업자들에게 돌려주면서 시작됐다. 현행법상 고래는 그물에 우연히 잡힌 것만 경매로 처리할 수 있는데 당시 울산 경찰이 불법적으로 포획한 고래 약 40억 원치가 유통되는 현장을 잡고, 압수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단계에서 총 27t 중 21t이 다시 해당 업자에게 돌아갔다. DNA 검사 결과가 늦게 나오고, 범죄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후 동물보호단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담당 검사를 직권남용으로 고발하면서 전관 고액 수임료, 검사에 대한 각종 영장 기각, 담당 검사가 해외 연수로 가는 등 온갖 논란이 맞물리면서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대표는 12월 4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울산지방검찰청에서 고래고기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전관예우 변호사를 언급했다. 지난해 관련 사건을 취재했던 MBC PD수첩도 전관예우 변호사로 교체된 뒤 고래고기가 피의자 측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조약골 대표가 이날 방송에서 설명한 고래고기 사건 의혹들은 대부분 PD수첩에서 다뤘던 내용들이었다. 당시 울산 검찰은 DNA 확인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피의자 측에게 고래고기를 돌려줬다고 했지만, 다른 업자들은 PD수첩 제작진에게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의 고래 연구소는 고래고기 DNA 검사를 통해 불법과 합법을 가려내는 곳이다.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포획된 고래의 DNA를 비교하는 시스템이다.

조약골 대표는 당시 울산 검찰이 수사 의지가 있었다면 고래 연구소에 DNA 분석을 빠른 시간 안에 끝내 달라고 재촉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래연구소의 김현우 박사도 PD수첩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피의자 측이 포획한 고래의 유통 증명서만 있었어도 빠른 검사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고래가 항구에 들어오면 경찰이 조사하고, 유통 증명서를 발급하는데 합법적인 고래 DNA는 고래연구소에 보관된다. 피의자 측이 포획한 27t 샘플, 그리고 유통 증명서도 불일치했다.

고래고기는 울산의 고래축제를 앞두고 피의자 측으로 넘어갔다. 시중에 유통됐다면 약 30억 원의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약골 대표는 울산 검찰이 장물을 피의자에게 돌려준 사상 초유의 사건이라고 했다. 고래고기를 돌려주는 과정에도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고래고기를 손질하던 현장을 덮친 울산 경찰도 대동하지 않은 채 피의자 측이 다짜고짜 위탁을 받은 수협을 찾았던 것이다.

수협 관계자는 당시 피의자 측에서 검찰에서 발급한 환부 명령서를 보고, 어쩔 수 없이 돌려줬다고 했다. 그는 23년 근무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고도 했다. 조약골 대표는 이 환부 명령서를 울산 검찰이 피의자 측의 변호사 사무실에 팩스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고래고기를 압수했던 울산 경찰은 피의자 측의 변호사 사무장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조약골 대표는 당시 울산 경찰에 검찰을 고발했으나 영장이 모두 기각됐다며 민정수석실에 편지를 쓰기도 하고,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고 한다.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울산 고래고기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앞두고 숨진 백 모 수사관으로 대중에 다시 알려지게 됐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대통령 특수관계인을 담당하는 특감반원이었던 백 모 수사관은 가족과 지인들에게 9장 분량의 자필 유서를 남겼는데 그중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죄송하다, 가족들을 배려하길 부탁한다, 건강하시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의 별건 수사 등 압박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이미 경찰이 확보한 백 모 수사관의 휴대전화와 유서 등 유류품을 압수수색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이 매우 이례적이고,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별건 수사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검찰이 증거를 급하게 가져갔다며 절도 행위라는 격한 반응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백 모 수사관은 민정수석실 주관으로 울산의 검찰과 경찰의 갈등을 파악하기 위해 작년 1월에 울산으로 건너갔다. 당시 울산은 고래고기 사건으로 검찰과 경찰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황운하 청장에 대해 특검을 주장했고, 황운하 청장도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자유한국당 주장에 동의한 바 있다. 또 당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김기현 전 시장을 수사 대상에 삼은 사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마치 김기현 전 시장이 수사 대상이 되는 바람에 낙선이 됐다는 식의 대다수 언론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더불어 김기현 전 시장이 형과 동생처럼 고발됐지만 정치적 의도를 피하기 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전환하고 소환조차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황운하 청장은 “경찰은 선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발된 것만으로 피의자 입건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언론에 알려지면 오해만 살 수 있기 때문에 조심했다. 김기현 전 시장 주변 인물들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 중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김기현 전 시장이 몸통이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김기현 전 시장이 낙선 전후에도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고민정 대변인은 백 모 수사관이 당시 김기현 사건과 일절 관련도 없었다며 특감반원의 극단적 선택 이유가 뭔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MBC 뉴스는 검찰이 백 모 수사관 주변에 대해 별건 수사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여권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또 정치적 하명 수사가 있었는지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백 모 수사관이 “검찰이 왜 자신을 부르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힘들어질 것 같고, 감당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했다. 단지 울산의 경찰과 검찰의 갈등 원인을 파악하러 간 백 모 수사관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 산하에 특감반원으로 근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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