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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또 한 번 입증한 공효진의 힘…“내게는 기적 같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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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박정민 기자) “솔직히 해볼 만큼 해보고, 누릴 만큼 누려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인생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공효진이 ‘동백꽃 필 무렵’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동백꽃 필 무렵’으로 시청자를 찾은 공효진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공효진은 먼저 “마지막 촬영 이주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지 걱정을 많이 했다. 마지막 촬영에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는데 신기하게도 금방 채워졌다. 현장의 모두가 정도 많이 들었고, 노규태 씨도 종방연 때 엄청 울었다”라고 종영소감을 전했다.

어떤 부분에서 그는 채워짐을 얻었을까. 그는 “작품이라는 게 50명의 배우가 나오면 모두가 즐겁게 끝나진 않는다. 그런데 이 작품은 모두가 풍요로운 마음으로 끝났던 것 같다. 주인공 둘만 남는 드라마가 아니라 모두가 즐겁고 만족스럽게 끝났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 찍으면서 받았던 시청자들의 피드백들이 저한테 에너지로 쌓인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공효진 / 매니지먼트 숲

‘동백꽃 필 무렵’은 마지막 회 시청률 23.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첫 회 시작부터 하락 없이 꾸준히 상승해왔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공효진은 “진짜 잘 되면 15%에서 18% 정도 예상했고, 정말 꿈만 같을 것 같았다. 최고 시청률이라는 상징적인 결과도 이뤘고, 계속 올라가서 성취감이 높다. 시작할 때 여기저기 ‘일단 보고 이야기하시죠’라고 말해서 그걸 주워 담으려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작품 중 제일 뜻깊고, 모두 선물 같이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동백꽃 필 무렵’이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공효진은 흠잡을 데 없는 대본을 꼽았다. “모두 입을 모아서 매 회 점점 좋아진다고 말했고, 드라마 안에서 유치하거나 억지스러웠던 부분이 없었다. 내가 나올 때 보다 다른 사람이 나온 장면을 더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필요했던 장르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내는 용기나 힘을 마지막까지 특별하게 그려냈다는 거.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 이야기는 의외로 적어지는 데 그래도 재밌게 이야기가 전개됐고, 남녀 간의 운명 같은 사랑이 아니어도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공효진 / 매니지먼트 숲

공효진의 눈물은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역시 공효진은 절절한 눈물 연기로 안방극장을 함께 울렸다. 후반부로 갈수록 많았던 눈물 연기로 힘든 점도 있었을 터. 

공효진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으면 하루 종일 그 무드를 맞춰서 준비하는 배우들도 많더라. 저는 그것보다 순간 집중력을 향상시킨 것 같다. 멍석을 깔아주면 못하고 내버려 두면 잘하는 편이다. 힘든 점은 다음 장면을 찍어야하는데 눈이 붓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했다.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은 눈물 연기의 비결에 대해서는 대사와 그 상황에 집중한다고 전했다. “필구한테 물어보니까 엄마를 생각하면서 운다더라. 그렇게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거나 하면서 우는 배우들도 있는데 저는 소용이 없더라고요. 그냥 대사랑 인물한테 집중한다. 제 대사가 듣기만 해도 감정이 잡히는 것들이 많았고, 용식이가 앞에서 그렇게 울고 있는데 어떻게 안 울겠나”라고 웃었다. 

공효진 / 매니지먼트 숲

동백과 용식의 달콤한 로맨스와 함께 극 초반부터 등장한 까불이의 정체는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 포인트이자 초미의 관심사였다. 배우들에게도 극비였다는 까불이의 정체에 대해 공효진은 알고 있었을까. 

공효진은 “처음에는 흥식이라고 생각했다가 다시 흥식이 아빠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시 흥식이로 바뀌는지는 대본을 보고 나서 알았다. 엄마랑 아빠는 물론 함께 작품을 했던 작가님들까지 다 연락이 와서 까불이가 누구냐고 묻더라. 사실 나도 까불이가 너무 궁금하니까 뒷 대본을 미리 받고 싶었는데 결과를 다 알면 재미없지 않나. 대본을 빨리 받아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때가 돼서 알고 싶었다. 그리고 알고나서 함구하기도 힘드니까”라며 웃었다. 

까불이를 둘러싸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향미 트렌스젠더설부터 향미가 까불이라는 이야기까지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이없다는 얼굴을 한 공효진은 “필구는 종렬이가 거짓말해서 아직도 까불이가 헬레나인 줄 안다”라며 장난기 어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실시간 댓글을 보는데 어느 날은 황 씨가 용의자라고 하시고 진짜 별의별 추측을 다 하더라. 보면서 ‘진짜 한마디를 조심해야겠구나’ 싶었다. 제일 황당했던 건 향미 트렌스젠더설이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공효진은 “작가님이 어느 날 저한테 하나만 알려준다고 하더니 영심이가 서장님 여자친구라고 하더라. 그게 처음부터 있었던 설정이었던 거다. 처음부터 영심이와 누렁이 이야기가 나와서 뭐냐고 물었더니 ‘용식이가 영심이네 누렁이를 해결해주지 않아서 화를 입어요’라고 하시더라. 나중에 영심이가 용식이 수사 협조를 잘 안 해주지 않나. 그런 것을 보면서 ‘진짜 던져놓은 떡밥을 다 회수하려고 하시나 보다’, ‘정말 많이 써놓으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라고 임상춘 작가의 남다른 필력에 감탄했다. 

공효진 / 매니지먼트 숲

지난 1999년 데뷔해 ‘눈사람’, ‘건빵선생과 별사탕’, ‘최고의 사랑’, ‘파스타’, ‘질투의 화신’ 등 공효진은 출연하는 드라마, 영화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흥행 보증수표’, ‘로코퀸’이라는 타이틀을 얻어왔다. 손담비는 실패 없는 작품을 골라내는 공효진에게 차기작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공효진은 “이러다가 잘못되면 어쩌나 너무 무섭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냥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취향이랑 내 취향이 비슷한 것 같다.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한 작품은 없다. 그러면 내가 찍는 동안 미칠 것 같고 자꾸 어깃장이 나더라. 그래서 다른 배우가 나온다, 공백기가 길어서 얼른 작품을 해야 한다는 다른 상황이 아닌 순전히 내 취향과 맞아야 결정되는 것 같다”라고 남다른 비결을 전했다.   

공효진 / 매니지먼트 숲

‘동백꽃 필 무렵’은 배우 개개인의 호연, 탄탄한 대본과 함께 서로 간의 호흡 역시 빛을 발했다. 극중 모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필구 역의 김강훈과의 호흡에 대해 공효진은 “실제로 4학년인데 똘똘하고 대화가 되는 아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애기인데 서로 재밌는 이야기도 잘하고 촬영하는 동안 사춘기가 안 와서 다행이었다. 아이들도 너무 바쁘게 일하면 배우 같은 애들도 있는데 필구는 엄청 잘 먹고, 밝아서 너무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고맙습니다’ 이후 두 번째로 모성애 연기를 한 그이지만 그 감정을 이해하기는 힘들었다고. 그는 “솔직히 이야기하면 모성이 뭔지 잘 모르겠다. 남동생을 보는 느낌과도 다를 거고, 반려견에 대한 마음과도 다르니까. 제가 엄마를 보면서 느끼는 모성은 알겠지만 내가 자식을 보는 모성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흉내는 잘 낸 것 같다. 특히 필구를 차에 태워서 보내는 장면에서는 내가 생각해도 진짜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극 중반에 등장해 새로운 전개의 핵심이 된 엄마 이정은과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터. 공효진은 “주요 인물을 6회에서 등장시키는 걸 보고 이 드라마 진짜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정은 엄마와 나이 차이가 그렇게 나지 않는다. 그래서 현장에서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혼나고 그랬는데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다. 문자로 항상 잘한다고 칭찬해주시고 서로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효진 / 매니지먼트 숲

케미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공효진은 앞서 최고의 파트너로 강하늘을 꼽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모든 촬영이 끝난 지금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까. 

공효진은 “음 실망한 감도 있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장난스레 웃었다. 그는 “용식이가 끝나니까 너무 바쁘더라고요. 화평 MT 때도 못 와서 제가 ‘끝까지 연기도 잘했는데 뒷감당은 나 혼자 하라는 거냐. 너 진짜 개인주의다’라고 그랬다. 미루고 미룬 스케줄이라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결국 자기 계획대로 하더라. 덕분에 나는 목소리가 이렇게 안 좋아졌다”라며 뒤끝 아닌 뒤끝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하늘 씨는 저한테 많이 후배다. 나이도 10살 차이가 나고, 아무래도 제가 드라마를 하는 것보다 영화를 더 많이 하는 친구라 사랑 이야기를 중심인 드라마가 ‘보보경심’을 제외하고 ‘동백꽃 필 무렵’이 처음일 거다. 그래서 내가 처음 멜로를 했을 때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이 안 됐던 시간도 있었던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라고 함께한 순간을 회상했다.

공효진은 강하늘에 대해 “엄청 착해빠진 것 같지만 강단이 있는 친구다. 용식이가 동백이한테 하는 대사 중에 ‘저를 개성 없는 순둥이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라는 말이 있는데 딱 그 성격 같다. 너무 착해서 연기를 하면서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면 알수록 강단 있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누구와 붙여도 남다른 케미를 발산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제가 좀 그래요. 동물하고도 케미가 좋다”라고 자신 있게 웃어 보였다.  이어 “제가 한 장면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어느 여지도 상관없는 정도로만 준비를 한다. 같은 글을 읽어도 사람마다 그리는 그림이 다르기 때문에 진짜 상대 배우가 하는 말을 듣고, 그 이야기를 들어야만 내 다음 대사가 생각이 난다”라고 밝혔다. 

공효진 / 매니지먼트 숲

40세의 마지막을 장식해준 ‘동백꽃 필 무렵’은 공효진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그는 “스스로가 느꼈던 최고의 드라마는 ‘최고의 사랑’이었다. 신드롬의 냄새가 났던 드라마? 하지만 당시에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 즐기고 못 느꼈던 것 같다. 그 작품 이후로 모두가 좋아하는 신드롬의 냄새가 나는 드라마는 못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공효진은 이런 느낌’이라는 게 스스로도 있었고. 그때만큼의 사랑을 이 드라마로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지였던 포항의 작은 마을이 지금은 발 디딜 틈이 없고, 촬영도 불가할 정도다. 제가 지나가면 ‘동백 언니 이뻐요’ 이런 반응이 아니라 ‘어우 동백이 어떡해’하면서 안타까워해주시고, 엄청 반가워해주신다. 이제 그런 반응만 봐도 진짜 반가워서 그러는 건지 구분이 된다. 정말 배우들한테 선물, 기적 같은 드라마인 게 확실하다. 배우들끼리도 ‘10년 후에 다시 만나려나. 계획을 해도 이렇게 다시 모일 수는 없을거야’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솔직히 저는 누릴 만큼 누렸고, 해볼  만큼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인생에 기적이 있을 수  있구나’싶으면서 인생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했던 드라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어느덧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 공효진. ‘동백꽃 필 무렵’으로 또 한 번 흥행에 성공한 그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서려 보였다. 하지만 1시간의 인터뷰 동안 드러낸 수년간의 내공과 이유 있는 자신감은 그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이의 폭격형 로맨스 "사랑하면 다 돼!" 이들을 둘러싼 생활밀착형 치정 로맨스를 다룬 이야기로 배우 공효진, 강하늘, 손담비, 김지석 등이 출연했다. 

극중 공효진은 온갖 편견 속에 갇혀 살아오며 소극적이고 순종적으로 살아가는 동백 역을 맡았다. 하지만 용식(강하늘)의 무한 직진 사랑으로 점점 자신감을 찾으며 변해가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고 ‘역시 공효진’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공효진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대본으로 사랑받은 ‘동백꽃 필 무렵’은 40회를 마지막으로 지난 21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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