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정미경 기자)
배우 김남길이 내레이션을 담당한 SBS 창사특집 ‘라이프 오브 사만(Life of Samantha)다’가 드디어 그 화려한 베일을 벗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사교양 ‘라이프 오브 사만다’의 기획의도는 “적자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야생의 땅,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마라. 그곳에서 새끼 치타를 키우며 사는 싱글맘 치타 '사만다'는 자신과 새끼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고군분투 한다. 사자와 하이에나 등 새끼들의 목숨을 노리는 위협 속에서 혼자서 새끼 3마리를 키워야 하는 가장 불리한 생존 조건이지만 사만다는 결코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본 프로그램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비정한 야생의 땅 사바나에서 하루하루 목숨을 건 삶을 끈질기게 버티며 살아가는 ‘사만다’를 통해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힘들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약자들에게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이다.
치타를 주인공으로 한, 대한민국 첫 시네마틱 자연다큐 ‘라이프 오브 사만다’는 ‘본격 리얼 고품격 힐링 다큐’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양잇과 동물들의 외양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크게 표범과 재규어, 퓨마 그리고 치타에 대한 비교가 있었다. 처음에는 제작진도 그 구분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먼저 표범은 나무에서 먹이를 먹는다고 한다. 그 무늬도 조금씩 달랐다. 그리고 치타는 입 주위를 따라 눈물선이 있어서, 사냥을 할 때 눈부심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야구 선수들이 눈 밑에 검은 칠을 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한다.
다음으로 재규어는 무늬와 몸이 표범과 유사하지만 분포지역이 아메리카 대륙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퓨마는 크면서 얼룩무늬가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이 개체도 마찬가지로 분포지역은 아메리카이다. 치타는 광고에서도 ‘빠른 속도’로 자주 등장한다. 치타의 신체구조는 오직 속도만을 위해 발달되었다고 한다. 작은 머리와 가느다란 다리의 구조 역시 공학적으로 봤을 때,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 번에 달리는 보폭이 코끼리의 몸체의 길이에 가까운 3M에 달한다고 한다. 긴 꼬리 역시 사냥 도중 방향 전환이 쉽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치타에 대해 지니고 있던 고정관념을 벗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맹수지만 맹수답지 않은 반전매력을 다루기 위해 본격적으로 치타의 사냥 모습이 다뤄졌다. 가장 먼저, 치타는 사냥감을 발견하고 100m 전방에서 전력 질주한 후 얼마 못가서 멈추고 만다. 최고속도는 110km 정도에 달하지만, 순간 속도가 높을 뿐, 지구력은 낮다. 심지어 한 번 뛰고 나면 체온이 높아져 하루에 1~2회밖에 뛰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사냥 성공률은 20%에 달하는데 다른 맹수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한다. 두 번째 반전은 바로 천적 등장에 약하다는 것이다. 치타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약한 육식동물이라 불릴 만큼 포식자 중 최약체이다. 심지어 사냥에 성공한다고 해도 사자나 하이에나와 같은 천적들에 의해 자주 먹이가 빼앗기기 때문에, 충분히 먹이를 먹기는 어렵다.
마사이족에게도 치타는 착한 동물에 가깝다. 그들은 “치타는 강하지 않아요. 치타는 정말 착한 동물이에요. 사람도, 사람이 키우는 소도 공격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제작진들은 마사이마라 거주 50년의 경력을 지닌 전(前) 마사이 족장 ‘케네디’와 마사이마라 거주 40년 경력의 자타공인 최고 인기가이드 ‘칸타이’가 함께했다. 특히 새끼가 있는 어미 치타는 더욱 생존력이 낮다. 야생에서 새끼 치타들의 생존율은 10%에 불과하다. 특히 잦은 근친 교배로 인해 유전적 결함을 지니게 된 치타는 현재는 7,000마리 정도 남았다고 한다. 겁이 많은 치타는 매일 천적을 피해 다른 곳에 가기 때문에, 제작진은 매일 찾아 다녀야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광활한 초원에서 GPS도 없이 매일 치타의 위치를 새롭게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작진들의 모습이 공개되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용맹하다고 알려진 마사이 부족과 함께 동물들의 영역과 동선을 분석하기에 나섰다. 현지 가이드 두 명과 함께 제작진은 두 팀으로 나뉘어 본격 수색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치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계속 되는 수색에도 찾을 수 없던 제작진은 아예 전략을 바꿔서, 치타가 출몰할만한 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마치 이들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이들은 전략을 바꾸자마자 바로 치타, 사만다 가족을 만났다.
이날 방송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치타는 바로 ‘사만다’이다. 사만다는 새끼 세 마리를 홀로 키우는 암컷 치타로 탄자니아 세렝게티 출생이다. 제작진은 어렵게 만난 치타가 놀라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야생 치타의 수명은 10년 정도로, 사만다는 6살 정도로 추정된다. 사만다는 2018년 9월 새끼 3마리를 출산했으며 현재 함께 하고 있다.
이 넓은 초원에도 각자 동물들마다의 영역이 있었다. 제작진이 사만다를 발견한 곳은 바로 사자의 영역으로, 촬영하던 도중 갑자기 도망가는 사만다를 볼 수 있었다. 성장기의 새끼들을 키우고 있는 사만다는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 사자의 영역에 들어가야만 했다. 야생의 우두머리라 불리는 사자의 영역에는 바로 풍부한 식물들과 그 식물을 먹는 초식동물들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힘도 센데다가 무리 지어 생활하는 사자를 암컷 치타 한 마리가 감당할 수는 없었다.
더더군다나 치타의 천적은 사자뿐만이 아닌 하이에나도 있다. 하이에나는 사자와 맞붙을 정도로 강한 포식자이며, 치타에 비해 월등히 강하다. 또한 수컷 치타들도 사만다의 천적이었다. 새끼가 있는 암컷은 짝짓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번식기의 수컷 치타들은 일부러 새끼 치타들을 죽인다고도 한다. 사만다가 피애야 할 의외의 천적은 바로 수컷 치타들도 있었다. 과연 이 많은 천적들을 피해 사만다는 무사히 세끼 치타 3명을 키울 수 있을까.
제작진들은 촬영 도중 사만다와 같이 싱글맘인 ‘니니’를 만났다. 그녀의 새끼를 본 제작진은 “얼굴만 치타고 몸은 너구리야”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니니의 새끼는 아직 털갈이가 끝나지 않아 어두운 털을 지니고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선공개 된 사만다의 고된 삶은 인간인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원의 싱글맘인 사만다가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조금의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는 사만다의 삶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석달이 넘는 촬영기간 동안 사만다를 계속 찾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제작진들의 그 고단함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라이프 오브 사만다’의 음악감독은 김형석이 했다. 그 역시 다큐멘터리 음악 감독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는 사만다의 쓸쓸한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작곡에 몰입했다. 그는 “사람이 제일 감동을 느낄 때가 ‘내가 니 맘 알아’하고 도닥일 때 거든요”라고 하면서 배경음악 역시 그 느낌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성과 비쥬얼적으로 모두 충분한 감동을 누릴 수 있는 다큐멘터리임을 강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폴리효과를 담당하는 김송이의 인터뷰도 이어졌다. 그녀는 치타의 콜링 사운드에 대해 언급하며, 사만다가 새끼 치타 라라를 잃어버리고 콜링 사운드로 찾는 장면이 인상 깊었음을 이야기 했다. 치타의 콜링 사운드는 반경 2km까지 들린다고 한다. 그녀는 “사만다의 콜링 소리가 너무 절절해서 안타까웠어요”라고 이야기 했다. 현장에서 촬영을 하던 제작진들 역시 사만다와 라라가 상봉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늘 위험이 도사리는 이 야생에서 사만다는 과연 새끼들을 마지막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이날 방송에서는 내레이션을 담당한 배우 김남길의 리뷰도 들을 수 있었다.
SBS 시사교양 ‘라이프 오브 사만다’는 2019 창사특집으로 기획된 4부작이며, 제작진으로는 기획에 박상욱, 연출에 주시평, 조상연, 박소정이 함께했다. 작가로는 이상미, 설예랑이 펜을 들었다. 11월 24일 (일) 밤 11시 첫 방송을 시작으로, 11월 29일 (금) 밤 10시, 11월 30일 (토) 밤 10시, 12월 1일 (일) 밤 11시 순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