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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조이솝, “친구 설리(최진리)는 잘못한 게 없다” 그녀가 기자들에게 하소연했던 이유는…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1.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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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11월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는 가수 겸 배우 설리(최진리) 씨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을 취재했다. 지난 10월 14일, 자신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그녀의 나이는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이었고, 국내외 팬들은 촛불을 밝히며 그녀를 추모했다.

최진리 씨를 향해 상상도 할 수 없는 악플들을 남긴 그들을 제작진이 만났다. 어렵게 찾은 그들은 직장인, 학생, 헤어 디자이너, 주부, 연구원 등 다양했다. 한 여성은 100주도 넘은 과거에 대해 왜 들추냐고 따졌다. 그녀는 설리의 특정 부위를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마찬가지로 최진리 씨의 신체 부위를 조롱한 한 남성은 그저 장난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리가 여자지만 웬만한 남자 멘탈을 이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설리가 그런 악플에 전혀 신경도 안 쓸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설리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므로 악플 정도는 견뎌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최진리 씨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직업을 택했으니 짓궂은 희롱이나 가슴 아픈 질책도, 근거 없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수많은 댓글 중의 하나뿐인 자신의 악플이 최진리 씨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공통적으로 제작진이 들고 온 악플을 보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최진리 씨가 그토록 비난을 받았던 그 원인 중에는 바로 언론이 포함되어 있었다. 언제부터 최진리 씨의 SNS 글들이 기사화가 되는 일이 많아졌다. 나중에는 SNS 사진들이 전부 기사가 되고 있었다. 전문가는 이를 이른바 처널리즘(천박한 저널리즘)이라고 규정했다. 취재를 하지 않고 그저 컴퓨터로 최진리 씨의 SNS를 모니터링만 했다는 것이다.

한 기자는 ‘설리 수위 점점 높아져, 입안 거품+바닷물 핥기’라고 적었다. 그 기자는 3년 전에 쓴 기사를 왜 다시 얘기를 꺼내냐며 제작진에게 되물었다. 한 언론사는 ‘소녀 설리 클럽 가면 야한 성인’, ‘또 설리… 홍등 아래 표정 야릇’이라고 적었다. 해당 언론사 관계자는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중동(조선·중앙·동아)부터 시작해서 모든 신문사들이 설리를 키워드로 정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언론사는 타 언론사의 기사를 베껴 썼다고 털어놨는데 놀랍게도 최진리 씨가 아닌 합성 사진을 기사로 작성한 일도 있었다. 실시간 검색어에 최진리 씨가 올라오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언론사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처장은 연예 스포츠 매체뿐만 아니라 경제지도 최진리 씨의 자극적인 기사를 대량으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언론사에서 근무했던 제보자들은 기자 한 명당 할당된 기사들이 너무 많다 보니 발로 뛰며 보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최진리 씨가 사진 한 장만 올려도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전문가는 언론사의 많은 트래픽(조회수)을 주목했다. 조회수가 높아지면 가치가 높아지면서 더 비싼 광고들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제작진은 자극적인 기사를 올렸던 해당 기자들을 만나려고 했으나 실명도 알기 어려웠다. 제보자는 기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아르바이트로 SNS를 보고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는 그 수많은 기사들에게 일일이 정정 보도를 요구하는 것이 애매하다고 했다. 최진리 씨는 정정 요구도 할 수 없고, 아무도 책임도 지지 않는 상황 속에 처해진 것이었다. 

김언경 처장은 ‘누가 설리에게 시선 강간 단어를 알려줬나?’라는 칼럼을 주목했다. 이 칼럼은 예쁜 설리기에 시선이 한 번 가고 보편적이지 않은 차림에 한 번 더 시선이 머문다며 훈계하는 식이었다. 김언경 처장은 대부분의 언론과 누리꾼들도 이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진리 씨가 악플이 싫다면 옷을 제대로 입고 ‘시선 강간’이라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최진리 씨는 지난 4월, 여성들의 선택권을 이야기하며 낙태죄 폐지의 날을 기념하고,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날에도 SNS를 통해 알리기도 했다. 최진리 씨는 <진리상점2>를 통해 여성들이 생리대를 숨기고 다니는 현실을 뒤집어 투명 파우치 등을 소개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최진리 씨의 친구 조이솝 씨는 “진리는 잘못한 적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잘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고 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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