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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후쿠시마 방사능 사태 파악 못하는 日, 원인은 ‘특정비밀보호법’? (김어준 뉴스공장)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1.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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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2011년 3월 12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에 노출되는 최악의 안전사고. 8년이 지난 지금 방사능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의학계와 언론에서 왜 이 사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지 그 원인을 호주 언론에서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김익중 교수(전 동국대 의대)는 11월 14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통과시킨 ‘특정비밀보호법’에 주목했다.

지난 2017년 호주 매체 글로벌 리서치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매일 300~400t의 물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으며 암이나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는 소견을 낼 경우 급여 지급이나 면허 취소 등을 당할 수 있는 법안을 아베 총리와 내각이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김익중 교수는 이미 2~3년 전부터 특정비밀보호법에 대해 일본 의학계와 관계자들로부터 분노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의학계와 관계자들이) 일본 정부가 이상한 법을 만들어서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질병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없게 한다며 흥분했다”고 말했다. 그 특정 비밀이라는 것을 일본 정부에서 정확히 지정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고무줄 잣대로 일본 의학계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압박을 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익중 교수는 “예를 들어서 특정 암이 발병했을 때 의사가 각종 데이터로 논문을 쓸 수 있는데 특정비밀보호법 탓에 두려워 발표를 못 하게 된다. 혹여 발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학회에서도 두려워 발표를 못하게 된다. 학회도 용기를 내서 발표를 한다고 해도 이제는 언론에서 두려워 보도를 안 하게 된다. 여러 단계마다 압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2 ‘지식채집프로젝트 베짱이’ 제작진은 지난 7월 16일과 8월 6일, 연속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취재한 바 있다. 제작진이 만난 후쿠시마 공동진료소의 스기이 씨는 “갑상선 암 발병률이 높은데도 의료 기관에서 밝히지 않고 있다”며 “원전으로 가까울수록 암 환자가 높게 나오는 상황인데도 후쿠시마현과 의사협회에서는 ‘지금 하는 검사를 멈추라고 하고 있다. 이렇게 자꾸 검사하면 모두 불안하니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스기이 씨는 앞서 “어린이의 연간 갑상선암 발병률은 100만 명 중의 3~4명 정도가 나온다. 후쿠시마의 어린이(0~18세) 수는 약 35만 명인데 6~7년 동안 갑상선암 환자가 200명대를 넘었다”며 환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룹으로 2년에 한 번만 갑상선암을 검사하는 국가의 정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김익중 교수는 “특정비밀보호법이 연구자와 학회에도 영향을 주지만 일본 정부에도 핑곗거리를 준다. 원전 사고로 국토가 오염되고 방사능 역학 조사를 정부가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 특정 비밀이라서 조사를 안 한다는 것”이라며 스기이 씨가 밝힌 것처럼 갑상선암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일본 정부가 딱 하나 조사하고 발표한 것이 소아 갑상선암인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보다 70배는 높았다고 했다.

김익중 교수는 “교과서에는 100만 명당 1년에 한 명 발병하는 것이 소아 갑상선암이라고 되어 있다. 35만 명 인구면 3년에 3명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210여 명이 발병했다”고 설명했다. 스기이 씨는 제작진에게 ‘안 믿기죠?’라고 반문하며 “보통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일본에서, 후쿠시마에서 통용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기이 씨는 보여줄 것이 있다며 도심 근방으로 데리고 갔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주택가에 오염토 더미가 불과 몇 미터 사이로 방치되고 있었다. 스기이 씨는 “이 오염토 더미는 아무도 손을 안 댄다. 이런 방사능 오염토가 초등학교나 보육원 같은 곳에서도 방치되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에서는 많이 볼 수 있다. 원래 3년만 가지고 있으라는 아베 정부의 약속이 있었지만 훨씬 지났다. 어디로 가져가야 하는데 가져갈 장소가 없다”고 토로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KBS2 ‘지식채집프로젝트 베짱이’ 제작진은 방사능에 노출된 후쿠시마 쌀이 대형 편의점으로 유통된다는 사실과 산처럼 쌓여 있는 오염토 옆에서 태연하게 벼농사를 하고 있는 현장을 공개해 충격을 줬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일본 언론은 전혀 이 사태를 다루지 않고 있다. 2016년에 모 매체가 요코하마 유치원과 초등학교 지하실에 오염토가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것 외에는 없었던 것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학부모, 유치원과 초등학교 관계자, 심지어 요코하마 시 관계자들 몰래 오염토가 방치되고 있었고 이 사실이 발각되자 정부가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내버렸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MBC뉴스데스크는 지난달 태풍 하기비스가 후쿠시마 지역을 강타한 이후 홍수가 난 일본 내륙의 주택가와 특히 강물에서 방사능 물질 '세슘'의 농도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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