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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김재철, 단단한 나무로 성장할 준비가 된 배우…기대되는 앞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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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유혜지 기자) * 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를 통해 색다른 연기를 선보인 김재철을 만났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인터뷰를 가진 김재철은 영화 내 캐릭터와 다르게 매우 밝은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는 영화 촬영 전에 배우들과 “한 달 정도 연습을 같이 했다”며 “이제는 서로 얼굴을 보면 웃기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그 부분을 참고 촬영하느라 (영화 내의 감정소모 보다) 힘들었다. 아이들끼리 친해서 촬영 없는 날에는 놀러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재철 / 부영엔터테인먼트
김재철 / 부영엔터테인먼트

또한 김재철은 “나름 선생님 역할을 맡아서 아이들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가서 좋다는 응원과 함께 모니터링을 해줬다”며 “연기를 처음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긴장을 많이 하더라. 그런 것을 풀어주려고 장난도 쳤다. 오히려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원하셨다. 내가 촬영이 없으면 와주길 바랐다”며 남다른 팀워크를 과시했다.

그는 준영과 민재의 마지막 씬처럼 실제로 살면서 후회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뜸을 들이기도 했다. 그러다 그는 “20대부터 열심히 연기 활동을 했다. 그 당시 연극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게으르지 않았나 싶다”고 회상했다.

김재철은 “그래도 지금은 나이가 들어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잡힌다. 이렇게 뒤늦게 알면 내면이 단단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며 “20대 때는 자신감 하나로 연기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 고민하고 오디션을 보더라도 어떤 것을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더라. 먹고 살아야 할 나이가 돼서 그런 걸 수도 있다. 이십대 때부터 이런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면 현재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운 게 늘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김재철은 “(한 영화에서) 길게 연기를 하긴 처음이다. 저한테 정말 큰 위안이 됐다.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안 좋고, 부족한 부분은 어느 것인지 이번 영화를 통해 알게 됐다. 배우로서 정말 감사한 작업인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또 하나 감사한 것이 있다”며 “제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홍대나 명동 거리 구석에 앉아서 아이들을 구경했다. 근데 오묘한 지점이 있더라. 캐릭터 연구 때문에 왔는데 아이들 표정이 보이더라. 쓸쓸한 친구, 아무 생각 없이 왁자지껄 떠드는 친구, 고독해 보이는 친구 등이 보였다. 제 판단일지 모르겠지만 사연들이 보이더라. 저도 나이가 어른이라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아직 부족하지만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제가 배우니까 어린 후배, 아역 배우들 등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깊이 배웠다. 어른으로써 이런 좋은 길잡이가 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바쁘면 나만 생각하게 되는데 이 이후로는 바라보고 지켜보고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 감사한 게 많다”고 전했다.

김재철 / 부영엔터테인먼트
김재철 / 부영엔터테인먼트

김재철은 가장 기억에 남는 씬으로 엔딩을 꼽았다. 그는 “영화 상에는 중간에 들어가는 장면인데 편집 과정에서 순서가 바뀐 것”이라며 “그렇게 슬플 지 몰랐다. 울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실제 찬영 군이 쓴 편지를 보니 눈물이 나더라. 뭔가 울컥 올라오는데 참을 수가 없었다. 감독님은 (촬영 전에)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슬픈데 안 울려고 하면 더 슬픈 법이다. 그래서 눈물이 났나 싶다. 그 씬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감독님도 한 번에 오케이 하셨다. 감정이 워낙 북받쳐서 컷을 했는데도 감정이 안 그쳤다”고 떠올렸다.

무덤하게 연기의 길을 걷고 있는 김재철이 어느새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첫 데뷔작 2000년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그 감회는 어떨까. 김재철은 “이제 3분의 1 정도 왔다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니까 60년은 더 해야 하지 않나. 뿌리를 잘 심어서 단단하게, 느려도 오래오래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됐음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연기 원동력으로 가족을 1순위로 언급했다. “가족의 믿음, 가족 지인들의 힘이 크다”던 김재철은 “제 주위 사람들, 저를 응원해주는 배우들, 제 와이프, 제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길고양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다. 요즘 사료값이 비싸서 열심히 벌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김재철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그는 “아직 연기만 하고 싶다”며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영화를 만드는 제작이나 감독까진 아니더라도 영화를 직접 만드는 사람의 일원이 되고 싶다.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에 어떤 작가와 알맞는 신인 배우들과 함께 작지만 울림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출연한 ‘옥천’이라는 영화 작품이 저한테 크게 다가왔다. 스토리상 아내와 제가 아이를 구하려고 계곡에 빠져서 헤엄치다 아이는 죽고 제가 와이프만 건져 나오는 장면이 있다. 이걸 추운 겨울에 촬영해서 여자 배우는 탈진, 저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실제 옥천에서 찍었는데 이렇게까지 어떤 일을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온 힘을 던졌는데 힘들면서도 행복하더라. 그래서 그런 작업들을 해보고 싶고, 일조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재철 / 부영엔터테인먼트
김재철 / 부영엔터테인먼트

김재철은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귀띔하기도. 그는 “와이프는 미국 교포다. 한국에 일 때문에 출장을 왔다가 우연한 계기에 술 자리에서 만났다. 와이프가 한국 친구들이 많이 없고 그래서 연락처를 주고 받고 편하게 친구처럼 지냈다. 그렇게 6개월을 만났다. 결국 와이프의 출장 기간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제가 공항에 데려다 줬는데 서로 눈물이 나더라. 좋아하게 됐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와이프가 당시 미국에서 6-7개월 일하면서 군대 휴가 나오듯이 한국에 2박 3일씩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 와이프가 큰 결단을 했다. 한국에서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저는 괜찮겠냐고 물었는데 와이프는 아니면 다시 미국에 가면 되지 않겠느냐 하더라. 결국 와이프가 미국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 회사에 다니게 됐는데 벌써 5년이 넘었다”며 “그렇게 6년 연애를 하고 최근에 결혼하게 됐다. 현재 신혼 생활을 즐기는 중”이라 말했다. 

연말 계획과 내년 목표는 어떻게 될까. 김재철은 “이번 영화가 21일 개봉한다. 저는 그때 와이프와 여행을 갈 생각이다. 저도 이 작품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잘 보내고 여행을 다녀온 후 열심히 오디션을 볼 계획이다. 내년에는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도 도전해 보고 싶다”며 “드라마는 가볍게 하고 싶다. 돈 많은 재벌인데 허당끼가 있고 아빠한테 정강이 까이는 등 웃긴 캐릭터를 맡고 싶다. 역할이 가벼우면서도 알고 보면 속이 따뜻한 캐릭터가 제 성격과 잘 맞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재철은 “어렵게 개봉하는 이번 영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연기를 처음하는 친구들이 나오니까 그런 친구들에게 응원이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보시는 분들 또한 마음 따뜻한 영화가 됐음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날 김재철은 나무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앞으로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소나무’ 같은 배우가 되길 바란다. 

김재철의 주연작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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