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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종선감독, ‘PD수첩(피디수첩)’서 드러난 언남고등학교 왕국… 성폭행 의혹에 천도재 동원까지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1.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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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11월 12일 ‘PD수첩’에서는 축구 명문으로 유명한 서울 언남고등학교의 지도자였던 정종선 전 고교연맹 회장의 성폭행 의혹을 집중 취재했다. 언남 고등학교는 2001년 축구부가 창단할 때부터 정종선 당시 감독 특유의 리더십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그의 지도력은 명문대로 가는 지름길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다 보니 학부모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방 대회를 갈 때마다 당번을 정해 정종선 당시 감독의 방을 정리하는가 하면 정종선감독이 잡곡밥만을 고집해 미니 밥솥을 챙겼어야 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안주는 중국산이 아닌 온갖 산해진미도 요구했다.

더 황당한 것은 정종선 감독의 숙소가 있던 곳이 무려 2년 동안 학부모들의 관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폐허나 마찬가지였던 곳을 학부모들이 직접 공사를 했다는 것. 벌에 쏘이고, 뱀에 물리면서까지 풀을 베는 작업도 해야 했다. 정종선 감독의 왕국에는 애완견도 동원됐다. 학부모들은 그의 애완견까지 돌봐야 했다.

정종선 전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A 씨는 학교 안에 있는 축구부 기숙사에서 끔찍한 일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기습적으로 키스를 한 이후에는 학교로 불러 차량 안에서 또 만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성폭행 피해를 신고하려고 했지만 아들의 장래를 망칠 수 있다는 협박에 피해 학부모는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성폭행 피해를 당한 학부모들은 한두 명이 아니었다. B 씨는 학부모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정종선 전 감독이 따로 불러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B 씨도 A 씨처럼 차량 안에서 끔찍한 악몽이 시작됐다. 겁탈을 당한 충격으로 집 밖에도 못 나갔던 B 씨는 정종선 전 감독으로부터 “축구를 그만해야 한다”는 전화까지 받았다고 했다.

A 씨는 지방 대회 때도 정종선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고 했다. B 씨는 충격적이게도 정종선 전 감독이 저항하지 못하게 하려고 아이들의 숙소 옆을 노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제작진은 정종선 전 감독의 입장을 들으려고 했으나 축구계 관계자들이 카메라를 막아섰다. 정종선 전 감독은 성폭행 의혹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C 씨는 학부모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종선 전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술자리에 참석한 한 학부모도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했다. 성추행은 정종선 전 감독 숙소에서 일어났다. 제작진은 축구부 관계자도 피해 학부모들의 사정을 알고 있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학부모들이 피해를 당하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그 이유는 정종선 전 감독의 막대한 권한 때문이었다. 선수의 기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출전권을 쥐고 있으니 학부모들의 관계가 선수 선발에도 영향을 미쳤다.

뛰어난 경기 성적이 있어야 명문대를 진학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전국의 200여 개가 넘는 고교 축구팀 가운데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다. 좁은 입시의 문 때문에 감독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종선 전 감독의 막대한 인맥도 영향을 줬다. 실력이 모자라도 명문대에 가는 경우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종선 전 감독은 학부모들을 천도재에 동원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해 진행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정종선 전 감독의 조상을 위한 제사였다는 것. 축구부 활동에 필요한 비용 외에도 돈 들어가는 경우도 많아서 학부모들의 고통이 컸다. 언남 고등학교는 비용 부담이 크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한 학부모는 졸업반지, 금반지 값, 김장비, 특식비, 동계회비, 일반회비, 트레이닝비 등 열거하기도 힘든 지출 내역을 언급했다.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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