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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개척단 취재한 ‘MBC 스트레이트’ 주진우, “삼청교육대 가라는 박찬주, 독일이면 감옥 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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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자유한국당 인재 영입 명단에 포함됐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지난 11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갑질 논란을 해명하려다 오히려 비판을 자초했다. 갑질 의혹을 제기했던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향해 군사 독재 정권 시절, 인권 유린의 상징이었던 삼청 교육대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주진우 기자는 “박찬주 전 대장이 독일 육사를 나왔고, 독일 통이라고 주장하는데 독일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면 감옥 간다”고 비꼬았다. 배우 김의성 씨는 “삼청교육대는 나치 수용소에 빗댈 만큼 끔찍한 곳이었고, 전두환 신군부가 저지른 인권 유린이자 탄압의 대표적인 상징성”이라고 했다. 삼청교육대는 사회 정화 명분으로 군대 내에 설치됐는데 그와 비슷한 사업이 하나 있었다. 5.16 쿠데타 직후에 만들어진 서산개척단이 바로 삼청교육단의 시초다. 

11월 11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삼청교육대의 원조로 불리는 서산개척단을 집중 취재했다. 제작진의 취재에 따르면 서산개척단은 납치부터 강제 노역, 성폭행, 의문사까지 그야말로 생지옥과 같았다. 서산개척단의 피해자 김광덕 씨는 1963년 여름 할머니 댁에 가기 위해 홀로 기차에 올랐다.

그날 김광덕 씨는 낯선 남자들이 준 음료수를 받아 마시고 잠이 들었고, 서산개척단에 끌려갔다. 박정희 정권은 1961년 5.16 쿠데타 직후 충남 서산에 대규모 간척 사업을 벌였다. 전국 각지에서 닥치는 대로 끌려왔는데 알려진 것만 1,700여 명이 강제 수용됐다. 새벽 6시에 눈을 뜨면 이들은 종일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온갖 모욕과 폭행을 당했지만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배고픔이었다. 

개척 사업이 길어지면서 젊은 남녀들은 강제 결혼까지 해야 했다. 끌려오기 전 결혼을 약속한 이들은 연인과의 만남도 이뤄지지 못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위안부 할머니를 연상하는 것처럼 위안소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붙들려 온 여성들을 성 노리개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은 사치에 불과했던 생지옥. 탈옥을 감행한 여성은 바늘을 통째로 삼켜야 했다는 끔찍한 증언도 나왔다.

서산개척단은 창립 7년 만에 해체됐지만 끌려온 사람에게 가짜 호적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김광덕 씨는 20년 만에 가족을 찾았지만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었다. 서산개척단에서 숨진 사람들은 생존자의 증언만 해도 100여 명이 넘는다. 누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기록 한 줄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서산개척단은 박정희판 군함도로 불린다. 서산개척단장 민정식은 1964년 세계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런데 서산개척단 같은 간척 사업장이 전국에 140곳에 달했다. 이 중에서 부랑인을 강제 동원한 의혹이 있는 곳은 17곳이다. 대관령 개척단은 거지왕 김춘삼이 단장으로 있었다.

연세대 국학연구원의 김아랑 전문연구원은 “박정희 군정은 처음에 시작될 때부터 도시에 있는 부랑자, 깡패, 넝마주이 이런 사람들을 악으로 규정했다. 4.18혁명 때 일정하게 참여한 분들도 있어 일소할 수 있는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토목 공사와 강제 동원으로 미국의 개발 원조를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월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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