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11월 7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세계적인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와 동행 탐사를 통해 후쿠시마의 오염 정도를 확인했다. 이른바 귀환 곤란 지역을 들어간 제작진은 개방된 도로에서 일본 정부 기준치 0.23μSv(마이크로시버트)의 약 19배가 넘는 방사능 수치를 확인했다. 그린피스의 수석 연구원 숀 버니는 원전 사고보다 250~300배가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수치가 너무 높아서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짧은 순간이라도 노출되면 안 된다”며 탐사를 중단했다. 그린피스는 취재진의 안전을 위해서 여러 차례 주의를 주기도 했다. 곳곳에 핫스팟이 있어 촬영도 자유롭지 않았다.
57μSv(마이크로시버트)부터 무려 91μSv(마이크로시버트)을 기록하는 곳도 있었다. 원전 사고 이전보다 2,000배가 높아졌다. 그린피스는 “이곳에 거주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응급 상황으로 선언될 정도로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했다.
도쿄전력 직원들은 제작진과 그린피스의 방사선량부터 측정했다. 피폭량을 기록한 JTBC 기자들은 잠시 머물렀는데도 기준치의 12배가 피폭됐다. 피난이 해제된 지역 역시 0.23μSv(마이크로시버트) 한계치가 실종됐다.
제작진은 3년 전, 이이타테 촌에서 방사능으로 의심된 현장을 목격했다. 말 목장을 운영하던 호소카와 씨는 말들이 경련을 일으키며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게차로 일으켜 세워 보지만 무리였다. 말은 안타깝게 그날 밤을 넘기지 못했다.
말이 죽은 후 혈액과 기생충을 검사해도 이상이 없어서 당시에도 방사능을 의심하는 지적이 나왔다. 호소카와 씨는 이미 죽어 버린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새끼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3년 후 이이타테 촌은 피난 지역에서 해제됐다.
제작진은 호소카와 씨를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는 “사고 전보다 말들의 건강이 약해졌다. 사고 이후 7마리가 이어서 죽었다. 수의사들은 방사능 탓이라고 했고, 부검을 맡겼더니 틀림없이 방사능 탓이라고 했다. 살려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 이 마을은 끝났다”고 했다.
이이타테 촌은 사고 당시 피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나야 했다. 버려진 반려견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매일 밤 찾아와 밥을 주는 일이 있었다. 평균 수치는 기준치의 약 3배를 넘었으나 그들의 의지를 막지는 못했다.
3년 후, 반려견을 아직도 키우고 있던 한 주민은 내부피폭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이곳은 이제 피난 지역이 해제됐는데도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그 주민은 아베 정부의 제염 작업이 의미가 없다고 확신했다.
2013년, 아베 정부는 국가 차원으로 대응하겠다며 후쿠시마 전역에서 제염작업을 했다. 3년 전에도 제염작업을 목격했는데 이른바 블랙 피라미드로 불리는 검은 비닐봉투를 곳곳에 높게 쌓아 놨다. 그린피스는 제염작업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제염작업이 실패로 돌아간 그 근거는 이미 제작진이 후쿠시마 곳곳에서 확인한 방사능 경고음이었다. 제작진은 후쿠시마를 취재하는 내내 경고음에 시달려야 했다. 다카세 강은 태평양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물줄기로 안전지역과 귀환 곤란 지역 사이를 흐르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곳의 오염 정도만 확인하면 제염작업의 실패 원인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지역은 금지 구역에서 50km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방사능 수치가 크게 차이가 없었다. 이곳의 제염작업은 옮기는 것만 남은 상태로 마무리가 한창 중이었다. 일본 정부가 안전하다고 확인해준 지역을 그린피스와 동행 취재한 결과 기준치의 약 13배부터 17배를 훌쩍 넘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8년 여전히 위험한 방사능 오염도가 높은데도 일본 아베 정부는 피난 지시를 해제하면서 보상을 중단하고 있다. 정부는 피난민을 위해 귀향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피난민들 의견은 달랐다. 후쿠시마현 아이즈 와카마쓰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도쿄 올림픽 때문에 피난민들을 데려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매주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