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MBC 스트레이트’ 계엄령 선포 논의 혐의 조현천, 검찰 수사 의지 의문 제기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1.04 21:25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병훈 기자] 시민단체 군인권센터가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작성된 계엄령 문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촛불혁명이 한창이던 2016년 11월 7일부터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안이 가결된 12월 9일까지 작성된 11건의 문건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이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2016년 12월 5일, ‘최근 군부동정’과 ‘주요 보수단체 최근 활동사항’이라는 문건을 청와대 부속실에 보고했고, 박근혜 탄핵안이 가결된 12월 9일에는 ‘탄핵안 가결시 군 조치사항 검토’라는 문건이 김관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잇따라 보고됐다.

군인권센터는 기무사의 계엄령이 나오기 전부터 청와대가 기무사에 지시해 계엄 선포를 준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합동수사단은 지난해 11월 당사자였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로 도피를 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잠정 중단하고, 박근혜와 황교안 대표도 조사하지 않아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조현천 전 사령관은 박근혜 탄핵 정국이었던 2016년 11월쯤부터 2017년 5월까지 여러 차례 청와대를 방문해 계엄령 선포를 논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의 위수령 관련 질의에 따라 2017년 2월 17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게 관련 법령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임태훈 소장이 공개한 제보 내용에 따르면 앞서 일주일 전인 2월 10일, 조현천 전 사령관이 소강원 기무사 3처장에게 문건을 수기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한민구 전 장관이 밝힌 것처럼 국방부 장관의 합법적인 명령으로 만들어진 문건이 아니라 기무사령관이 비밀리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탄핵 정국이었던 2월 10일은 조현천 전 사령관이 청와대에 들어가 당시 김관진 안보실장을 만난 날이었다. 청와대에 있던 누군가가 해당 문건을 필요로 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에 군인권센터가 밝힌 제보 내용은 기존 문건에서 ‘국회의 계엄령 해제 시도 시 야당 의원 검거 계획’이 추가됐다. 국회 무력화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반정부 정치 활동 포고령을 내려서 이를 어긴 야당 의원(지금의 여당)을 집중 검거 후 사법 처리해서 대응한다는 내용이다. 임태훈 소장은 “계엄이 선포되면 의회를 즉시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의원정족수를 미달시키기 위해 반정부 정치 활동 금지로 옥좨서 체포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계엄령 배치 장소가 더 확대된 것이다. 기존은 국방부, 정부종합청사, 법원, 검찰, 국회, 광화문이었는데 이번에는 시청과 대학로 일대, 서울대학교, 톨게이트, 한강 다리와 성산대교에서 성수대교까지 10개 다리에 계엄군을 배치한다는 것이다. 임태훈 소장은 “부대별로 어떤 식으로 통과해서 서울로 진입할지에 대한 부분도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군·검 합동수사단은 조현천 전 사령관에게 해당 혐의를 물어봐야 하므로 박근혜, 황교안, 김관진, 한민구 등 참고인을 중지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표창장 문제로 압수수색까지 했던 검찰과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검찰은 2년 전, 미국으로 떠난 조현천 전 사령관의 송환을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1월 4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취재한 바에 따르면 수사 당국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간다. 또 지난해 조현천 전 사령관의 형과 조카의 도움이 있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의 보도로 지목된 두 사람은 조현천 전 사령관을 모른다고 했고, 나이를 봐서도 형이나 조카로 보기에 무리로 보였다.

제작진은 직접 조현천 전 사령관의 둘째 형을 만났다. 그는 조현천 전 사령관이 2017년 말 미국으로 건너와서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현천 전 사령관이 신학 공부를 위해 유학을 왔다고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한국인 학생이 많다는 신학 대학에서 조현천이라는 학생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합동수사단은 조현천 전 사령관의 신병 확보를 위해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자진 귀국을 설득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현천 전 사령관은 수사 당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바가 없다고 했다.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수배도 그 실효성의 의문이 제기됐다. 조현천 전 사령관이 미국으로 들어간 지 1년 만에 여권을 무효화했지만 이미 입국한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폴 수배마저도 미국 측에 거절당했다. 인터폴은 정치적이나 군사적 등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애당초 인터폴 수배가 무리수였던 것이다. 법무부는 강제 송환을 위해 미국과 아직 협의 중이다. 조현천 전 사령관은 잠적 중에도 매달 군인연금 450만 원을 받아 가고 있다. 국방부는 군인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명수배자는 연금액의 절반만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경찰로부터 수배자 명단을 통보받지 못해 여전히 연금이 전액 지급되고 있다. 미국 교민들은 현재 조현천 전 사령관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월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추천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