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보자들’ 보증금 돌려주지 않는 임대 업체, 전세금 반환 보증이 소용없었던 이유는?

(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10월 31일 ‘KBS 제보자들’이 찾아간 곳은 강원도 원주의 한 임대아파트.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곳이다. 이 아파트는 2002년경 지어진 임대아파트로 총 4개의 단지 약 2천 세대 중 100여 세대가 임대에 걸려 있다.

한국토지신탁에서 관리하는 공공 건설 임대주택으로 시작한 이 아파트는 임대 의무 기간 5년이 지난 2012년 공매 입찰을 통해 임대 업체에게 아파트 소유권을 넘겼다. 이 아파트 업체는 현재 약 370세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과 임대 사업체간의 매매 계약서에는 임대 사업자의 지위 및 모든 관리와 의무를 포괄 승계한다는 조항이 있어 세입자들은 이 아파트가 공공 건설 임대 주택으로 주장하고 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대들은 대부분 대출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집 안 곳곳 보수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아파트가 오래되다 보니 배란다 천장에도 누수가 생겨 석회가 섞인 물이 떨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계약이 만료된 세대만이 아니라 계약 만료를 앞둔 세대도 불안한 상황이다.

중학생 딸이 있는 어머니는 책상도 없는 좁은 방에서 생활하고 있어 이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아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점도 마음이 아프지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더 큰 걱정이다. 어머니는 미용실에 갈 돈까지 아끼고 있었다.

제작진은 임대 업체를 만날 수 없었다. 직원 27명, 자본금 3억 원의 작은 업체인데 다른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업체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세무사가 공시된 재무제표를 들여다본 결과 과다한 경비가 책정되어 있었다.

게다가 임대 업체의 부채까지 확인됐다. 세입자들은 전세금 반환 보증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임대 사업을 목적으로 한 법인과 계약한 세입자들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한다. 임대 업체가 법인이기 때문에 가입이 모두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전세금 반환 보증 보험은 전세 계약 종료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반환하는 전세보증금의 반환을 책임지는 보증 상품이다. 2018년 2월부터 집주인의 동의 없이 세입자 홀로 가입이 가능하다. 임대인이 임대 사업자 법인일 경우 세입자가 가입할 수 없고 임대법인 업체에서 가입해야 한다.

제작진은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이사를 나간 세입자를 만날 수 있었다.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 시기와 계약 만료 기간에 맞춰 놓아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했다. 피해 세입자는 임대 업체 관계자와 통화했지만 항상 기다려달라는 기약 없는 답변만이 돌아왔다고 한다.

계약이 끝나고 아파트를 나와 생활을 하고 있다는 또 다른 세입자를 만났다. 임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선택한 원룸이었는데 가족들이 살 수 없어 뿔뿔이 흩어져 있다고 한다. 결국 참다못한 세입자들이 임대 업체 사무실을 찾았다.

임대 업체는 서면 답변으로 현재 총 81세대, 64억 원의 보증금이 미지급됐다고 했다. 또한 계약 만료 세입자와 협의를 하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 아파트에 대자보가 붙었고 불안감이 확산되어 사태가 더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유지 보수 문제는 기존의 용역 업체와 계약 만료 때문으로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세입자들은 임대 업체에서 시세보다 비싼 아파트를 매입할 것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임대 업체에서는 자산 평가 금액을 고려해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매매가를 협의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세입자들의 주장은 오해이거나 악의적인 거짓말이라고 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소송까지 벌였다는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는 강제 경매 대상을 찾던 중 다른 임대 업체로 일부 세대의 소유권이 넘어간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 임대 업체가 원래부터 있던 회사가 아니고 임의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결국 현재 보증금을 경매로 찾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세입자들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임대 업체 대표를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