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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이 전한 이 시대 지영이들의 목소리 (종합)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9.10.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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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기자] 단편 영화 ‘자유연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멋지게 선보였던 김도영 감독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장편 영화 ‘82년생 김지영’으로 돌아왔다. 배우에서 영화감독으로 멋지게 변신한 김도영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82년생 김지영’ 개봉 인터뷰를 통해 톱스타뉴스와 만난 김도영 감독은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고, 굉장히 기쁘다”며 영화 개봉 및 100만 관객 돌파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도영 감독은 영화 ‘82년생 김지영’ 감독 자리를 처음 제안 받았을 때부터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등에서 느꼈던 심경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가장 먼저 김 김독은 “원작에서 느꼈던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인데, 내가 온전히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 원작은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형식인데, 영화는 서사가 필요하다. 어떤 서사로 관객들을 만나고, 제가 느낀 것들을 관객들이 함께 느끼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주인공 김지영 씨의 모습을 따라가면서도 주변 인물들을 조명하며 3인칭 시점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김 감독은 “제 삶에서 떨어져 나와 그 삶을 바라보는 느낌이 원작에도 있었다”며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저의 삶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엄마, 동생, 언니들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조명하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도 그런 톤으로 보여주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관객들은 지영 씨에게 이입해서 따라가야 했다. 그 선을 어떻게 하면 잘 탈 수 있을지를 많이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배우 정유미와 공유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정유미는 타이틀롤 김지영으로 분했고, 공유는 김지영의 남편 대현으로 분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각자의 캐릭터가 갖는 ‘평범함’이라는 특성을 제대로 표현하며 남녀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들뿐 아니라 독립 영화에서 주목받고 있던 공민정, 연극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박선영 등 대중들에게는 낯선 이름과 얼굴이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김도영 감독은 “독립 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늘 봤고, 늘 잘한다고 생각했던 배우들이다. 잘하는 분들이 상업영화에서 알려지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아주 뚜렷하게 자신들의 역할을 잘 해주셔서 기쁘고, 그분들이 제 영화를 통해 알려지는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자부심이 생긴다”며 기뻐했다.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82년생 김지영’과 원작 소설의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모습이다. 원작에서는 다소 평면적이고 무심하며 김지영과의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던 인물들이 영화 속에서는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 이야기들로 ‘김지영’이라는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저는 온전히 지영이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힌 김도영 감독은 “그 옆에 있는 사람들이 평면적이면 지영이의 이야기가 제대로 살지 못할 것 같았다. 영화에선 주변 인물들이 모두 선의가 있고, 좋은 사람임에도 지영이가 아프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안에서 지영이들이 아플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각색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원작에는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그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넣고, 뺄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메인 플롯으로 가져와야 하는가를 고심했다. 지영이 뿐 아니라 지영이의 주변 사람, 풍경을 담아 원작에서 말하고 싶었던 부분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들의 삶이 지영이의 삶과 어떻게 연결돼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봐야했다”며 각색 과정에서 고심했던 부분을 공개했다.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제작 과정에서부터 외부적 잡음이 이어졌다. 출연을 확정한 정유미와 공유에 대해서는 악성 댓글이 이어졌고, 영화 평점은 ‘1점 테러’를 받는 등 안타까운 상황들이 이어졌다. 개봉 이후에도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잡음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이 모든 상황이 그냥 하나의 풍경 같다. 불쾌하고 기분 나쁘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 목소리들이 왜 나왔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영화는 여성에 대한 영화다. 왜 이 영화가 나왔는지를 본 다음 반대의 목소리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상처 치유의 시작은 나에게 상처가 있다는 것을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영화는 그 출발점에 있다고 본다. 대단한 것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시작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82년생 김지영’이 대단히 앞으로 크게 한 걸음 나아가거나, 화려하게 뭔가를 제시하고, 엄청난 서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람이 있다’, ‘이런 일이 있다’, ‘이런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작점이라면 좋겠다”고 털어 놓았다.

김도영 감독은 단편 영화 ‘자유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자유연기’는 결혼과 출산 이후 이어지는 육아로 인해 연극 무대로 쉽게 돌아갈 수 없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와 닮아있는 김도영 감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도영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 감독은 “‘자유연기’의 지연이는 ‘82년생 김지영’의 지영이와 달리 배우라는 다른 직업군의 사람이다. 그런데 직업, 상태, 나이와 관련 없이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여성은 다 비슷한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자유연기’는 내 이야기여서 제 마음대로 했다(웃음). 그런데 ‘82년생 김지영’은 상업영화로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고민한 지점들이 많다. 이 작품은 이미 어떤 상징이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여러 각도로 생각을 많이 했다”며 두 작품을 비교 설명했다.

배우로 활동하던 김도영 감독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영화감독으로 삶의 방향을 틀었다.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가 중요하지 얼마나 멀리 가고, 높이 오르냐가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 조금밖에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그 방향으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장편 상업영화에 데뷔한 김도영 감독은 가장 많은 관심 갖는 감독 중 한 사람이 됐다. 영화감독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갈 김 감독은 “네 안에 있는 목소리를 배반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자신만의 목표를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장르를 선택하던, 내가 처음 하고 싶었던 그 이야기의 씨앗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을 때 첫 마음을 잊지 않고 싶다. 저는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고, 그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미 자기 자리에서 끝없이 목소리를 내는 감독들이 많이 있고, 저도 그런 감독이 되고 싶다. 지영이처럼 말을 되찾고 싶고, 지영이처럼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지난 23일 개봉했다. 개봉 이후 빠른 속도로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82년생 김지영’이 어떤 이야기들을 남기게 될지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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