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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간 못푼 수학난제, 세계 PC 50만대 연결해 풀었다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10.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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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수학자들이 세계 각국의 PC 50만대를 연결해 계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발한 방법으로 60년 이상 풀지 못했던 수학계의 오랜 난제를 푸는데 성공했다.

어떤 정수를 3번 곱한(3승) 수(입방수)를 3개 더하거나 빼서 1~100을 만드는 문제로 마지막까지 미제로 남아있던 42가 되는 3개 수의 조합을 64년만에 찾아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문제는 1950년대 영국 수학자 루이스 모델(Louis Joel Mordell)이 생각해 냈다. 예를 들어 1의 3승+1의 3승+1의 3승은 3이다. 4와 4, 마이너스 5의 조합에서도 각각 3승해 더하면 64+64-125가 돼 합계는 3이 된다.

모델은 논문에서 "이 2가지 조합 외에 3을 만들 수 있는 조합이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답을 찾는 건 대단히 어려울게 틀림없다"고 썼다.

1955년에는 3 뿐만 아니라 3개의 숫자를 조합해 1부터 100까지의 수를 모두 만들 수 있느냐는 문제로 발전했다. 정수론의 중요한 정리인 '모델의 정리'(Mordell's theorem)를 발견한 대(大)수학자가 제기한 문제인 만큼 전세계 수학자가 들떠 문제풀기가 시작됐다.

수(手)계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컴퓨터를 이용해 닥치는대로 답 찾기에 나서 2016년까지 33과 42를 제외한 모든 수의 답이 나왔다. 13이나 14 처럼 9로 나눈 후 4나 5가 남는 수에는 답이 없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어 올해 봄 영국 브리스톨대학의 앤드루 부커(Andrew Booker) 교수(정수론)가 대학 슈퍼 컴퓨터로 3주 동안 계산한 끌에 33이 되는 수의 조합을 찾아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42는 10배 이상의 계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명됐다. 할 수 없이 취지에 찬동하는 전세계 자원봉사자의 PC를 연결해 계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채리티 엔진'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부커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앤드루 서더랜드(Andrew V. Sutherland ) 교수와 협력해 몇달간에 걸쳐 전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9월 50만대의 PC가 이틀간 계산을 하도록 해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42의 답을 찾는데 성공했다.

슈퍼컴퓨팅 연혁 [KISTI 제공=연합뉴스]
슈퍼컴퓨팅 연혁 [KISTI 제공=연합뉴스]

답은 8경538조7천388억1천207만5천974와 8경435조7천581억4천581만7천515, 그리고 1경2천602조1천232억9천733만5천631의 17자리수 3개 였다.

부커 교수는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답을 찾아내 놀랐다"면서 "지구 규모로 넓힌 컴퓨터와 효율적인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말했다.

내친 김에 프로그램 개량을 거듭해 궁극적인 목표인 3이 되는 3개수의 3번째 조합인 '모델의 3'도 찾아냈다. 이 답은 '불과' 7시간 계산으로 풀었다고 한다. 무려 21자리 수 3개의 조합이었다. 답은 5해(垓)6천993경6천821조2천219억6천238만720, 5해6천993경6천821조1천135억6천349만3천509, 그리고 47경2천715조4천934억5천332만7천32였다.

어떤 문제에 해답이 있을까, 아니면 없을까. 그런 문제는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의 이름을 따 '디오판토스 문제'라고 불린다. 해답을 찾는데 350여년이 걸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도 그중 하나다. 서더랜드 교수는 "모델이 맨 처음 가졌던 의문인 3의 새로운 답을 제시하게 돼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로써 100 이하의 수를 만드는 3개의 수 조합은 모두 풀렸지만 1천 이하까지는 아직 8개를 풀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답은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을 게 틀림없다. 이걸 모두 풀 수 있을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계산량에서 어떻게 불필요한 계산을 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풀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부커 교수는 "어디까지 찾아야 답을 발견할 수 있을지 정확한 추산은 아무도 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결국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르고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을지 모르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더랜드 교수도 "현재로서는 해답이 무작위로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모든 걸 통제하는 무엇인가가 틀림없이 있을 테니 정수(整数)의 심원한 구조를 들여다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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