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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82년생 김지영' 공유, "'김지영'만의 이야기 아닌 우리의 이야기" (종합)

  • 한수지 기자
  • 승인 2019.10.22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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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지 기자] 배우 공유가 '도깨비' 속 판타지 이미지를 완벽히 지운채 돌아왔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82년생 김지영'의 주역 공유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봄에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도가니', '부산행'에 이어 정유미와 공유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 '밀정'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공유는 지영(정유미 분)을 걱정하며 지켜보는 남편 대현 역을 맡아 한층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많은 대중들은 3년 만에 그가 선택한 작품이 '82년생 김지영'이라는 것에 의구심과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깨비'로 최정상 주가를 찍은 그의 차기작이 이른바 '페미 소설'이라며 논란을 빚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었기 때문. 원작은 여성들이 받은 불평등과 성차별을 다뤘다는 이유로 일부 시선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꽤 많이 울었다던 그의 첫 마디가 의외로 다가왔다. 그는 눈물이 난 이유에 대해 "엄마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엄마의 아들로 살았기 때문에 그게 감정적으로 많이 건들여진 것 같다. 키워주신 엄마에 대한 생각이 일차적으로 먼저 났고 시나리오 상에서 느꼈던 부분이 잘 나타났던 것 같아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엄마, 아빠, 누나 가족들의 얼굴이 스쳐갔다"라고 말했다. 젠더 영화라는 편견을 지우고 본다면 이 작품은 성별을 떠나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유 / 매니지먼트 숲
공유 / 매니지먼트 숲

가장 짠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대현이 처음 속내를 털어놨을 때"라며 "내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미 울컥했다. 다 공감되고 미안했다"라고 털어놨다.
 
공유는 작품이 결정되고 시나리오를 본 뒤 원작을 처음 접했다고 밝혔다. "책은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배우로서 마주해야하기 때문에 어떤 이미지가 구현될지 생각을 한다. 저와 같은 생각으로 연출하신게 아닐까 싶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찍을땐 시니리오 상에 집중했다"

첫 사투리 연기에 도전한 것 역시 그에게는 의미있는 일이었다. 실제 부산 출신이라는 그는 사투리 연기에 대한 갈증을 보였다. "대현은 옆에서 관찰하는 입장이자 평면적인 인물이다. 사투리 설정이 지나가는 가벼운 신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입체성 주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 감독님께서 먼저 제가 부산 사람인줄 모르고 조심스럽게 제안하셨다"라고 밝혔다.
 
공유는 "사투리 연기는 처음해봤는데 제 가족으로 나오는 연기자 분들도 다 경상도 분이었다. 파트별로 나눠서 리딩하는데 저희 가족은 목소리 톤부터 크고 온도차가 엄청 컸다. 재밌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투리 쓰는 연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긴 하다. 정말 심한 사투리 쓰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고 욕심을 내비쳤다.

공유 / 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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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서울 생활로 사투리를 많이 잊지 않았으냐고 질문하자 "프라이드가 있다"라고 웃은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 아버지 만나서 대화할때 사투리를 한다. 여전히 사투리 쓰는 사람들한테 도움을 구하고 체크를 하면서 연기했다. 단 극중에서 대현은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는 직장인이니 순화된 부분도 있다"라고 밝혔다.
 
극 중 공유가 맡은 대현 역은 원작보다 좀 더 지영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저라는 배우가 이 역을 했을때 기존 공유가 가진 호감과 판타지가 필요 이상으로 가미되면 어떻게하지 고민됐다.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었고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는 그는 그래서 "대헌이 덜 착했으면 어땠을까"라고 주변에 묻기도 했다고.
 
공유는 "'무심하고 차가웠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누군가 '대현이 아내가 아픈걸 알고 너무 극적으로 바뀐다면 너무 영화적 인물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지금의 정도가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시나리오를 접하고 처음 결정할때 대헌이 판타지적인 인물이라고 생각 안했다. 주변인들도 그렇고 나를 빗대서 봤을때도 낯설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대현은 마냥 좋은 남편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극 중 지영에서 대입된 관객이라면 착하지만 눈치가 없는 부분이 자칫 얄밉게 비춰질 수도 있다. 그것에 대해 공유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의도했다고 밝혔다. "순진무구하고 그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신혼때 아이 낳잔 장면도, 일을 도와준다고 할때도, 지영이 빨래를 갤 때 맥주를 먹는 장면도. 그런 장면들이 더 많았으면 했다. 더 스윗하고 자상해보일 수 있다는 기우가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정도면 됐다고 하시더라. 저도 대헌처럼 몰랐을 수도 있다. 더 디테일하게 알지 못했던 부분들이 다 표현이 돼 있었고 살아있었다"
 
3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상대역 정유미에 대해서는 깊은 신뢰를 보였다. "신뢰하는 관객이자 시청자이다. 얼만큼 도움을 주는 배우인지 알고 있고 영화를 보고는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믿은 배우에게 보답받은 느낌이었고 감독님에게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배우가 작품을 할 때는 막연한 믿음으로 선택하는 건데 두분에게 고마웠다"

공유 / 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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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유미와의 호흡에 대해 "모르는 배우보다 당연히 편하다. 개인적으로 접해봤고 알기 때문에 시간 적으로 절약되는 부분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작품은 세번째지만 부부로 만난 것은 처음이라는 두 사람은 신혼신을 찍을 때 매우 민망했다며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애드립을 하며 재밌게 찍었는데 막상 화면으로 보니까 너무 민망했다. 영화 보다가 소리질렀다. 감독님께서 뒤 애드립 장면을 많이 짤랐다고 하시더라. 12세 관람가를 못할 뻔 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팬들은 여전히 두 사람의 로코를 소취하고 있다. 그는 "(정유미와는)나이 대에 맞게 이런 장르로 만난게 더 편했고 더 좋았다. 로코가 싫진 않은데 나이가 벌써 41세다. 점점 비중이 줄지 않을까"라고 솔직히 답했다.

정유미와 함께 했던 영화 '도가니'는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영화의 실제 배경이 된 광주인화학교는 폐교되었으며, 영화의 영향으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2011년 10월 28일 통과했고 '도가니법'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이번 영화 이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지 묻자 "제가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영화 한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약간은 냉소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제 역할은 동참하고 싶은 작품에 들어가서 배우로서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이후 몫은 제가 함부로 점치거나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도가니' 이후 일들은 대단하고 감사한 일이긴 하나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요만큼이라도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인식의 개선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해보는 정도이다. 영화를 보고 가족이 생각나고 주변인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면 그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편견만을 가지고 비판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반론은 하고 싶지 않다. 다양한 시각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82년생 김지영'이 '김지영'만의 이야기는 아니다라는 말은 꼭 하고 싶다.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아닌 가족, 사회,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다. 다른 관점 보시는 분들은 존재할 수 있고 비난하고 싶진 않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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