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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고전적인 스토리를 현대적 감성으로 그려낸 28년만의 진정한 속편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9.10.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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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세계관 창조자 제임스 카메론, 현대적 감성으로 세계관을 종결짓다(Terminate). ★★★★☆

3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3차례의 실패를 딛고 제대로 된 속편을 내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984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한 ‘터미네이터’ 1편과 7년 뒤에 개봉한 속편 ‘터미네이터 2 : 심판의 날’은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작품이다. SF 액션 영화의 대명사로, 특히나 2편에 사용된 CG 기술은 훗날 할리우드 영화계 특수효과의 패러다임을 바꿔놨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스틸컷 / IMDB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스틸컷 / IMDB

하지만 이후 제작된 3, 4, 5편(‘터미네이터 3 : 라이즈 오브 더 머신’,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이 전부 애매한 완성도로 인해 흥행과 평단에서 좋지 못한 결과물을 받아들이며 외면받았고, 시리즈의 리부트를 천명했던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마저 혹평으로 인해 속편 제작이 취소됐다. 3편과 4편 사이에 제작된 스핀오프 드라마 ‘사라 코너 연대기’도 시청률 부진으로 2시즌만에 제작이 취소되었다.

결국은 판권이 돌고 돌아 세계관을 창조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돌아가게 됐고, 카메론 감독은 시리즈를 자신의 손으로 끝내고 싶다는 말과 함께 6번째 ‘터미네이터’ 영화이자 실질적인 3편인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가 제작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 작품은 이러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빠른 작품이다. 적어도 1, 2편은 봐야만 작품을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1편과 2편의 중간 즈음에 존재한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스틸컷 / IMDB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스틸컷 / IMDB

세계관을 창조한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 시리즈의 연출에 몰두하고 있어 제작만 맡고, ‘데드풀’을 연출한 팀 밀러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이 때문인지 1, 2편에 비해서는 완성도 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 네러티브 자체가 1, 2편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게 시리즈의 특징이기 때문.

그렇지만 팀 밀러와 제임스 카메론은 그 한계를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벗어났다. 시리즈의 핵심 캐릭터 중 하나인 존 코너(2편 기준 에드워드 펄롱 분)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린 것. 에드워드 펄롱을 굳이 출연시킨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작품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리즈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더불어 28년 만에 시리즈에 복귀한 린다 해밀턴의 존재다. 3편에선 사망처리되어 출연하지 않았고, 4편에선 목소리만 출연했던 그는 5편에서도 출연하지 않았다. 그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복귀를 결정한 것은 제임스 카메론에 대한 믿음과 향후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속편의 제작 여부와 관련해 팀 밀러 감독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스틸컷 / IMDB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스틸컷 / IMDB

더불어 칼(아놀드 슈왈제네거 분)과 Rev-9(가브리엘 루나 분) 정도를 제외하면 주역 인물들이 전부 여성(린다 해밀턴, 맥켄지 데이비스, 나탈리아 레이즈)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실 이전부터 린다 해밀턴이 사라 코너 역으로 출연하면서 강인한 여전사 캐릭터로의 모습을 뽐내긴 했어도, 그 외의 캐릭터들은 전부 남성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나 맥켄지 데이비스가 맡은 그레이스는 ‘사라 코너 연대기’의 카메론(섬머 글루 분)을 떠올리게 한다. 차이가 있다면 그레이스는 인간이고 카메론은 터미네이터라는 점 정도다.

이외에도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요소가 초반부터 많다. 또한 전작들의 연출 등에서 레퍼선스를 가져와 소소한 재미를 불러다 준다. 특히 시리즈의 명대사 중 하나인 ‘I'll be back'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몇몇 캐릭터들은 2편이나 5편에서의 설정을 가져오기도 했는데, Rev-9의 경우는 2편에서의 T-1000(로버트 패트릭 분)을 떠올리게 하며, 칼의 경우는 5편의 팝스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

새로운 캐릭터와 원조 캐릭터들의 만남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는 30일 개봉한다. 북미 개봉일은 11월 1일이며, 번역은 황석희 번역가가 맡았다. 쿠키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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