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종합] 유시민, “김경록, KBS에 실망해 JTBC 찾아갔으나 인터뷰 안 돼”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0.19 01:06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병훈 기자] 이른바 조국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는 동안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언론의 일방적인 의혹 제기가 문제로 지적되자 지난 9월 28일에 이어 10월 5일에 열렸던 서초동 촛불집회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집회가 됐다. 검찰발 보도가 오히려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리면서 촛불집회 현장에는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서초동 촛불집회에서 눈에 띄는 장면은 MBC 뉴스데스크와 JTBC 뉴스룸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지난 10월 1일, MBC ‘PD수첩’에서 전파를 탄 ‘장관과 표창장’이 큰 관심을 받으며 집회 현장에서도 “잘한다. MBC” 구호가 터져 나왔다. 반면 조국 가족을 향해 일방적인 의혹 제기를 했던 JTBC 뉴스룸은 ‘진실 보도’와 ‘기레기’ 구호에 둘러싸여 퇴장해야 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33회를 진행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JTBC 뉴스룸의 보도가 특별히 문제가 있다기보다 (다른 언론사의 보도와) 다르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JTBC 뉴스룸을 주목한 것은 세월호 참사 때부터였다. 이후 박근혜 탄핵 정국까지 다른 언론들보다 진실을 더 파헤치고 객관성을 유지하고 경종을 나눌 줄 알았으며 균형 감각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번 조국 사태에서는 다른 언론사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은 “JTBC 뉴스룸이 과거 명성을 잃어버리고 시청률이 뚝 떨어지는 것을 보고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요새는 잘못하면 신뢰를 잃어버리고 한순간에 훅 간다. 디지털 시대의 특징으로 그 파급력이 폭발해 버린다. 지금 시대는 자칫 삐끗하면 쌓아 놓은 것을 한꺼번에 다 잃어버릴 수 있다. 큰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JTBC뿐만 아니라 KBS나 한겨레도 제대로 유지를 못 하면 한순간에 훅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앞서 “KBS의 조국 사태의 언론 보도가 다른 언론사에 비해 잔인하거나 악의적이지는 않고 별 차이가 없었다고 본다. 한겨레도 약간 기대를 가진 언론사였고,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다른 언론사의 보도에) 따라간 측면이 있다”고 했다.

송현주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정치나 언론은 결정적 계기에서 신뢰가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JTBC 뉴스룸은 세월호 참사 이전에 존재감이 없었다. 손석희 사장을 영입하면서 세월호 때 참사와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그 계기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언론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JTBC는 당연히 (신뢰가) 추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BS는 달라야 할 이유가 있다. 김경록 PB가 최초로 인터뷰한 곳이 KBS였다. 사건에 대한 군중들의 태도는 사건이 발생한 초기에 거의 다 결정된다. 미국 대통령의 한 보좌관이 ‘3일 동안 언론을 통제할 시간만 준다면 모든 국민이 우리의 정책을 지지할 수 있게 한다’는 말을 한 바 있다. 당시 매우 중요한 시점인데 검찰이 만들었던 그림에 정반대 인터뷰가 나왔는데도 KBS가 (김경록 PB 주장을) 뭉갰다”며 “KBS가 신뢰를 쌓을 시점에 다시 휘청거릴 것”이라고 했다.

김경록 PB는 KBS 법조팀장과의 인터뷰한 그 취지와 정반대로 보도됐다고 주장했고, 인터뷰한 내용이 검찰에게 고스란히 흘러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정경심 교수가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언론이 그동안 검찰발 보도로 쏟아냈던 일방적인 의혹 제기와는 달리 정경심 교수가 피해자였다는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김경록 PB는 KBS와 인터뷰하기 전에 조선일보를 선택하려고 했으나 잘되지 않았고, 이후 KBS에 실망해서 JTBC와 접촉하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성사가 안 됐다고 한다. 유시민 이사장은 손석희 사장이 이를 알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했고, 정연주 전 사장과 송현주 교수는 JTBC가 왜 인터뷰가 성립이 안 됐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연주 전 사장은 “당시 김경록 PB가 이슈 중에서도 뉴스메이커였는데 인터뷰를 성사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특종이 많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안 됐는가?”라고 했고, 송현주 교수는 “(JTBC 뉴스룸과 인터뷰가) 안 된 게 지극히 비정상적”이라고 했다.

유튜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방송 캡처
유튜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방송 캡처

정연주 전 사장은 이번 조국 사태를 지켜보면서 “언론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 속에서 저질러진 언론의 온갖 악행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때와 똑같은 역사의 반복인데 모든 언론이 똑같다. 이렇게 많은 언론이 있는데도 검찰의 의도가 무엇인지 시시비비를 가려주고 진실을 밝히려는 언론이 없다는 게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이어 “언론이 이제 속보와 단독 경쟁에서 벗어나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분석해서 팩트를 전해야 한다. 제가 편집장이라면 그런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만들어준 한겨레와 시청료로 지탱하는 공공재인 KBS가 최소한 다른 매체와는 달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주 교수는 “정서적으로 느낀 것은 언론들의 가학성이었다. 집단적으로 언론들이 최면에 걸린 듯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을 박살 내는 걸 보고 그 가학성은 어디에서 왔는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언론학자로서 그 집단 정서는 어디에서 오는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