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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MB 검찰’3년을 말한다…참여연대 '이명박 정부 5년 검찰 보고서' 中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10.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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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검찰개혁이 중대한 화두로 떠오른 최근 참여연대가 지난 2013년 발행한 '이명박 정부 5년 검찰 보고서'가 주목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 검찰 보고서' / 참여연대
'이명박 정부 5년 검찰 보고서' / 참여연대

검찰개혁의 올바른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중요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7일 국감현장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중 어느 정부가 (검찰) 중립을 보장했느냐"는 민주당 이철희 의원 질문엔 "제 경험으로만 보면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의 측근과 형, 이런 분들 구속할 때 관여가 없었던 것 같고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난다"고 답변했다.

이에 2013년 6월 발행된 참여연대의 이명박 정부 5년 검찰 보고서에 담긴 중요한 글들을 옮겨 국민이 함께 검찰개혁을 생각해 볼 기회로 삼고자 해당 글을 옮긴다.

'이명박 정부 5년 검찰 보고서' 전문 보기

‘MB 검찰’3년을 말한다 

서보학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명박 정권의 가장 든든한 우군, 검찰. 그래서 국민의 검찰이 아닌 ‘MB 검찰’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현재 한국 검찰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지난 2010년 초 참여연대는 MB 검찰 2년에 대해 “이명박 정부 1년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나서서 대통령의 뜻을 받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허물어뜨렸다면, 이명박 정부 2년의 검찰은 스스로 살아있는 권력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온몸을 던진 해라고 볼 수 있다. 죽은 권력에 대해서는 한없이 가혹하고 살아있는 권력에는 더없이 관대했던 검찰, 과잉형사범죄화 시도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데 권한을 남용했던 검찰이었다.”라고 평한바 있다. 매우 혹독한 평가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검찰을 아끼고 검찰이 새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숨어 있었다. 그로부터 다시 1년이 지난 시점, 과연 검찰의 모습은 달라졌을까? 

정권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 되어버린 검찰

지난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검찰개혁요구에도 불구하고 한국 검찰은 여전히 제 모습을 지닌 채 정권의 전위대 역할에 충실해 오고 있다. 이는 비판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검찰을 충직한 도구로 계속 이용하려는 이명박 정부 및 집권여당의 강력한 옹호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국민의 검찰이 되기보다는 비록 정치권의 시녀로 남을지라도 기득권을 누리는 쪽을 택한 검찰구성원들의 폐쇄적이고 반개혁적인 성향이 합작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근에는 친정인 법무부를 등에 업고 플리바게닝제도․허위진술죄․참고인 강제구인제도․영장항고제도의 도입을 내용하는 형사소송법개정을 추진하는 등 검찰의 수사․기소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공세로 나선 상황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국민들의 민권의식은 날로 성장하고 있지만 오직 검찰조직만은 변화․개혁의 소용돌이와는 무관한,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한 고립된 존재인 것 같아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자에게 성경은 “화 있을진저”라고 경고하고 있다. 

MB 검찰 3년에 대한 평가도 혹독할 수밖에 없다. 검찰의 비상식적인 수사․기소행태가 계속되었고 법정에서의 성적표는 매우 초라하였기 때문이다. 정부(정책)의 반대세력에 대해서는 끈질기고 가혹한 수사, 살아 있는 권력이나 자기 식구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답답하리만치 느슨하고 부실한 수사 그리고 청부수사에 대한 높은 무죄율. 이것이 바로 MB 검찰 3년에 대한 총평이다. 이러한 검찰의 행태를 참여연대는 검찰권 오남용사례 리포트에서 “부실하거나, 무리하거나”로 간단명료하게 표현했다. 철저해야 할 수사는 부실하게, 자제해야 할 수사는 무리하게 했다는 뜻이다. 그 구체적인 각론으로 들어가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낱말로 MB 검찰 3년의 행태를 평가해 볼 수 있다. 

MB검찰 3년 평가: 
1. 무원칙의 원칙

검찰권 행사의 생명은 일관성에 있다. 공정성 또는 공평성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법을 어긴 자는 반드시 벌하고 중한 죄를 범한 자는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묻는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죄 없는 자를 핍박하지 않는 것은 원칙으로 언급할 필요도 없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2009년 7월 취임식에서 “검찰의 상대는 범죄 그 자체이며 죄를 저지른 사람의 지위나 신분의 높고 낮음 등은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3년 검찰의 행태를 살펴보면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립서비스에 불과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 대상을 가려서 부실하게 수사하거나 무리하게 검찰권을 휘둘렀음이 금방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를 살펴보자.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이 있었다. 최고 권력층이 비선라인을 통해 정부에 비판적인 민간인을 불법사찰하고 그의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린 권력남용사건이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증거인멸의 시간을 벌어주더니 여러 경로로 청와대의 최고 윗선이 이 사건에 개입하였다는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자 3명을 기소하며 사건을 봉합하였다. 검찰의 특기인 꼬리자르기이다. 

대통령의 사돈그룹인 효성그룹의 비자금 조성사건도 있었다. 검찰은 이미 2007년 7월 첩보문건을 통해 효성그룹이 여러 해외법인을 통해 200억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중수부, 중앙지검 등에서 사건을 방치하고 있다가 2009년 9월 대부분의 주요혐의에 대해 공소시효가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만 곁가지라 할 수 있는 70억 원 비자금 조성과 해외교민의 폭로로 드러난 해외부동산 취득 등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대통령의 사돈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검찰의 특별배려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고려대 교우회장을 지낸 대통령의 최측근 천신일의 대우조선해양 사장연임로비 의혹 사건,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과 관련하여 모종의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사건도 지지부진한 행태를 면치 못했다. 검찰의 위신을 땅에 추락시킨 그랜저검사 사건․부산지검 스폰서검사 사건 등에 대한 수사도 제 식구 감싸기 수사(조사)로 끝나고 말았다. 

반면 정부정책의 잘못을 감시․비판한 MBC PD수첩팀에 대한 기소, 법원의 조정권고를 받아들인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배임혐의 기소, 인터넷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한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허위사실유포혐의 기소, 2009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다른 사건의 횡령혐의로 구속된 곽영욱의 신빙성이 매우 의심스러운 일방적인 진술만을 근거로 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후보였던 한명숙에 대한 기소, 교육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법원의 판결 이후로 미룬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직무유기혐의 기소 등은 모두 반대 세력을 옥죄기 위한 하명성․청부성 처리 의혹이 강한 사건들이었다. 

검찰은 이 사건들의 수사와 기소과정에서 반드시 대상자를 처벌하겠다는 집요함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필요하다면 피의사실 공표나 별건수사 등 위법한 수사관행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었다. 살아있는 권력에는 한없이 약하고 죽은 권력에 대해서는 가차 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이런 검찰의 행태를 두고 “개탄스러웠다. 권력에 굴종하다가 약해지면 물어뜯었다. 나라가 검찰 공화국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러웠다.”고 적었다. ‘원칙 없음이 검찰의 원칙’. 이제 원칙 없는 검찰권의 행사는 검찰의 트레이드마크가 된지 오래다. 원칙 없는 검찰권의 행사를 과연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MB검찰 3년 평가: 
2. 상대는 가혹하게, 우리 편은 관대하게

이명박 정부 초기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무관용의 원칙과 관용의 원칙을 동시에 천명하였다. 법질서를 어기는 자는 관용하지 않고 단호하게 처벌하되, 법질서를 수호하는 법집행기관의 잘못은 관용으로 봐주겠다는 뜻이었다. 법집행기관에 대해서는 시비나 민원이 제기되는 것을 두려워말고 단호하게 법질서를 집행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반면 집회시위참가자를 대상으로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었다. 효과는 그대로 드러나, 2008년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과오의 유무나 경중에 관계없이 대량으로 연행되어 기소된 반면 집회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과잉폭력을 행사하여 고소․고발된 경찰관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거의 없었다. 

이 정부 들어 일어난 대표적 참사였던 용산참화에서도 생존을 위해 망루에 올라간 세입자들은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쓴 채 중죄로 기소되었지만 과잉진압을 행사한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면죄부가 주어졌다. ‘상대는 가혹하게, 우리 편은 관대하게’. 검찰권 행사에 있어서 또 다른 행동규범인 것이다. 그런데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을 상대편, 반대편으로 보는 위정자, 법집행자들의 왜곡된 의식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후 이 원칙은 집회시위에 대한 대처방식을 넘어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도 어김없이 적용되었다. 언론의 비판기능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의 MBC PD수첩팀에 대한 기소, 인터넷상의 비판목소리를 뿌리 뽑기 위한 목적의 미네르바 기소, 방송장악을 목적한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기소, 진보교육감이나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무리한 기소, 한명숙에 대한 기소 등은 정치노선의 반대편에 선 자는 절대 관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인한 사건들이었다. 

반면 부실한 수사․기소로 일관한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사건, 효성그룹 비자금조성 사건, 그랜저검사나 스폰서검사 사건, 천신일․한상률 사건 등은 같은 편의 허물은 무한한 관용으로 감싸 안는다는 입장을 보여준 사건들이다. ‘유권무죄, 무권유죄’. 권력의 편에 속하였기 때문에 법을 어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대로 법을 어기지 않았음에도 권력의 반대진영에 섰기 때문에 검찰을 두려워해야 한다면 그것이 과연 정상적인 법치국가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법의 잣대가 일관성, 공정성, 공평성, 예측가능성을 상실하면 그것은 더 이상 정당한 공권력이 아니라 법의 이름을 빈 횡포이자 폭력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MB검찰 3년 평가: 
3. 법률가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비상식적 법적용

검찰의 기소내용을 보면 법률가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비상식적인 법적용이 많았다. MBC PD수첩팀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죄로 기소당했다. 대법원은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11.13. 선고 2008다53805 판결)라고 하여, 공직자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그 제한이 대폭 완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더구나 언론이 공직자 개인의 문제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정부정책 자체를 비판한 것을 두고 담당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하는 법해석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어떤 민주국가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 사건수사를 맡았던 부장검사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사표를 던진 것이 아닌가.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법원의 조정권고를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배임죄로 기소당했다. 그렇다면 2심에서 조정을 권고한 판사는 배임죄의 교사범으로 기소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억지도 이 정도면 개그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네르바 등 인터넷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죄로 기소된 사람들에게 적용된 전기통신법 제47조는 죽은 지 50년 만에 검찰이 되살린 처벌조항이다. 서슬퍼런 긴급조치로 국민들의 인권을 짓밟았던 70년대의 군사독재정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한 참이나 된 2009년에, 다시 시민들을 유언비어유포죄로 처벌하기 위하여 오래 전에 죽어 있던 조항을 찾아내 되살린 검찰의 기민함이 탁월하다. 오래 전에 죽은 긴급조치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런데 2010년 12월 문제의 조항은 헌법재판소에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판결을 받았다. 시대의 발전에 40년이나 뒤떨어진 검사들의 법의식이 계몽될 필요성이 있음을 헌법재판소가 보여준 것이다. 

김상곤 교육감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을 법원의 판단 이후로 미루었다는 이유로 직무유기죄로 기소됐다. 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모든 피의자․피고인은 무죄가 추정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은 법치국가의 기본상식이다. 그런데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교사들에 대하여 징계할 것을 강요하는 검찰은 과연 어느 나라의 헌법질서 하에 살고 있는 것인가? 하위 법령에 불과한 교육공무원징계령이 헌법을 능가한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들에서 예상대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검찰은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무리한 수사․기소권의 남용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검사는 없었다. 

검찰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다른 사례를 하나 더 보자.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대통령의 친구 천신일은 지난 2010년 2월 선고공판에서 대부분의 기소된 범죄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유는 검찰이 천신일의 이 사건 핵심 의혹인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로비의혹 대신 사소한 개인비리로 기소하면서 법적용을 잘못하였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양도소득세 포탈액수를 1억7천만 원으로 산정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기소하였다. 하지만 법원은 연간 포탈액이 5억원 이상이 아니면 이 법을 적용할 수 없고, 또한 국세청의 고발 없이 검찰이 기소했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 때문에 검찰이 의도적으로 무죄판결을 유도하였다는 의문이 법조계와 언론에서 강하게 제기되었다. 의도적인 실수가 아니라면 법률전문가 집단인 검찰이 한 일로는 믿기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였다. 

그 어려운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그 중에서도 뛰어난 인재들이 모인다는 검찰. 그런데 이상의 사건과 같이 상식을 벗어난 무리한 법해석․법적용과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보면 ‘검사들이 과연 법률전문가 맞나?’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아니면 그들의 정상적인 판단을 마비시키는 신성한 계시가 위로부터 있었던 것인지. 

MB검찰 3년 평가: 
4. 바닥으로 떨어진 직업윤리

검찰은 우리나라 최고의 법집행기관이자 사정기관이다. 남의 잘못을 적발하고 벌주는 기관이란 얘기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오르고 많은 부를 축적하고 고매한 명예를 쌓아도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든 범죄인은 패가망신하는 횡액을 피할 길이 없다. 검찰에게는 우리 사회의 부패를 막고 건강성을 지키는 빛과 소금의 역할이 주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조직을 구성하는 검사들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고 건강한 청렴성과 직무윤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 법질서에 떳떳하지 못한 검사들이 포청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검사들의 직업윤리는 완전히 땅에 떨어졌다. 더 이상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도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2009년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천성관씨는 스폰서 검사라는 불명예를 쓴 채 낙마해야 했고, 현 김준규 검찰총장도 4번이나 주민등록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 법집행기관의 수장이 될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자질시비에 휩싸였었다. 그랜저검사 사건은,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검사들의 업무처리 과정에서도 부정이 개입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사실로 확인시켜 주었다. 부산에서 근무한 검사들을 벌벌 떨게 하였던 부산지검의 스폰서검사 사건은 다수의 검사들이 큰 문제의식 없이 조직적인 향응접대문화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리고 이 사건들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검찰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직업윤리를 보여주지 못했다. 남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서릿발 같은 검찰이 자기 식구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기가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원인이었던 박연차 게이트 사건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은 퇴임 후 박연차 사건을 변호하고 있던 로펌으로 직행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어제는 검사로서 척결의 대상이었던 거악(巨惡)을 오늘은 변호사로서 옹호하기 위하여 그의 진영에 가담한 것이었다. 일반인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고매한 윤리수준이다. 

남에게는 추상같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검찰과 검사, 남의 눈 속에 있는 작은 티는 잘 보면서 자기 눈의 커다란 대들보는 보지 못하는 검찰과 검사, 항상 ‘거악 척결’을 자랑삼아 이야기 하지만 스스로의 부패는 척결할 의지가 없는 검찰과 검사, 그 스스로 외에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치외법권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검찰과 검사. 과연 이들에게서 우리는 청렴하고 공정한 검찰권의 행사를 기대할 수 있을까? 기대난망이라는 단어는 이런 경우에 쓰는 것이다. 

99%와 1%

MB 검찰 3년에 대한 총평은 실망 그 자체다. 이에 대한 검사들의 흔한 항변은, 99%의 사건은 잘 처리하고 있는데 1%의 정치적인 사건을 잘못 처리하여 욕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검찰을 그만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민주화는 누가 가져다 준 것인가? 국민들 스스로 쟁취한 것이 아닌가. 정치적 종속관계에 안주하여 기득권을 누리며 독립할 생각이 없는 검사들에게 누가 알아서 독립을 가져다 줄 것인가. 독립은 스스로 쟁취하여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국민은 99%의 일반적인 사건처리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것을 원칙과 정도에 맞게 처리하는 것은 검사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에 자랑거리도 아니다. 

국민은 그것을 넘어 대한민국 검사로서의 소신과 신념이 필요한 1%의 사건처리에 주목한다. 우리 사회의 진전과 인권의 발전에 큰 의미를 갖는 1%의 중요한 사건들을 법원칙과 정도에 맞게 처리하여 줄 것을 기대하고 요구한다. 그럴 자신이 없는 검사는 검사로서의 자격이 없는 자이다. 이런 검사들은 나라와 검찰조직을 위해 당장 검찰을 떠날 것을 권고한다. 현재 검찰은 단순히 정치권에 종속된 관계도 아니다. 이미 정치권력과 맞먹는 권력, 정치권력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권력으로 성장하여 있다. 정치권력과 공생관계를 형성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러 있다. 검찰조직을 민주법치국가적 통제와 견제의 시스템 하에 끌어들이는 검찰개혁이 시급하게 시작되어야만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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