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인터뷰] ‘버티고’ 유태오, 진솔함과 자신만의 철학으로 전한 이야기…“과거 농수선수 활동하다 연기에 빠져” (종합)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9.10.18 06:00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규 기자] ‘버티고’ 유태오가 작품과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서 영화 ‘버티고’ 유태오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다시 쌀쌀해지긴 했지만 맑은 하늘이 함께해 훈훈함이 넘치는 시간이었다.

영화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속 고층빌딩 사무실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진수(유태오 분)와의 불안한 관계를 이어가던 중, 창 밖의 로프공 관우(정대광 분)와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감성 영화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평범해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특한 시각에서 바라본 작품이다.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먼저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유태오는 “제가 작년에 러시아 영화 ‘레토’로 칸 영화제도 다녀오고 했지만, 스스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제의가 와서 감사히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마지막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그 부분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며 “그 장면에 나오는 위로의 한 마디가 정말 좋았는데, 관객들도 저처럼 위로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멜로라는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 한국 영화를 보게 된 때가 1995년에서 2001년 경인데, 당시에 나왔던 ‘8월의 크리스마스’, ‘접속’, ‘편지’, ‘약속’, ‘패자부활전’을 좋아한다”며 “코리안 웨이브가 오기 전의 순수함이 있던 시절의 영화라 애정이 있다. 그래서 그런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멜로에 대한 갈증은 아직 남아있다고 밝힌 유태오. 작품에 함께 출연한 천우희나 정재광과의 케미는 어땠을까. 그는 “우희씨와는 너무 좋았다. 서로 소통도 많이 하고, 감수성이나 비주얼도 서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재광씨와 엘리베이터 안에 함께 있는 장면을 촬영하긴 했는데, 그게 편집된 거 같더라. 그거 말곤 우리가 붙는 장면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본인에게 ‘버티고’가 어떤 의미를 갖는 작품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성장하게 된 작품”이라며 “연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 같다. 앞으로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됐다”고 답했다.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면 처음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뭐였을까. 유태오는 “어릴 때는 오로지 운동에만 신경을 썼었다. 아버지가 축구하쎴던 분이고, 저는 농구를 했었다”며 “어렸을 때 부상을 당해 선수로서는 활동을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체대를 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에서는 대부분 대학을 가기 전에 1년을 쉰다. 그런데 대학들이 그 기간에 알바를 하던지 다른 분야에서 교육을 받는 것, 특히 해외에서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당시에는 영화를 좋아해서 미국에 가서 영화에 관한 일들을 해볼까 생각했다. 그렇게 3개월 코스로 미국에 가게 됐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유태오는 “2002년 1월에 뉴욕에서 교육을 받기 시작했는데, 2주 과정 안에서 겪었던 경험을 보니 운동선수로서 활동할 때의 그 심리가 나오더라. 그래서 연기에 푹 빠지게 됐다”며 “제가 아닌, 연기가 저를 선택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거 동화책은 어떻게 발매하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2004년 로열 아카데미서 셰익스피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여기선 맨 처음 시를 낭송하는 것을 배운다”며 “일을 하고 싶은데 일을 할 수가 없던 시기여서 답답함이 있었다. 그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글을 써봤다”고 털어놨다.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면서 “원래는 시로서 출발한 내용이다. 일상생활에서 있는 일들 중 양말에 구멍이 나거나 한 짝이 없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괴물이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책을 출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퀄스’, ‘레토’ 등의 영화로 해외서 먼저 주목받은 그는 최근 ‘아스달 연대기’, ’배가본드’ 등 드라마서도 맹활약 중이다. 혹시 그 전까지 일부러 드라마 출연을 꺼린 것인지 묻자 그는 웃으며 “사실 그간 제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어느 쪽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영화대로 좋고,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배급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콘텐츠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 공부를 하면서 연극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는 그는 “상황이 맞는다면 연극도 해보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해외의 촬영현장과 국내의 촬영현장은 어떻게 다를까. 유태오는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다”며 “동료를 만나게 되면 동질감과 감수성을 느끼기도 하고, 스태프들과는 부딪히고 싸우고 하면서 우정이 돈독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 밥차가 현장에 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유태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여름부터 촬영했던 것들이 서서히 결과물로서 관객이나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언급한 유태오는 “감사하게도 ‘레토’ 이후에 출연 제의가 많이 왔다”며 “저 스스로 올해는 열심히 일하는 해로 만들고자 제의 들어온 작품들은 전부 출연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앞으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까지 규칙적으로 잘 살아왔으니 건강도 챙기고 싶다”고 밝혔다.

항후 10년 뒤에 대한 목표를 전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있었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렸다. ‘버티고’에 대해 스스로가 ‘성장하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던 그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현기증, 야간 비행시 일어나는 조종사의 착각 현상, 또는 말 그대로 ‘버틴다’는 뜻을 모두 함축하고 있는 영화 ‘버티고’는 17일 개봉했다. 러닝타임은 114분이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