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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전세보증금 빼돌리고 잠적한 진현철, 돈 한 푼 없이 어떻게 집주인 됐나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0.0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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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10월 8일 ‘PD수첩’에서는 지난 9월 24일 방송된 부동산 업계에서 벌어지는 빌라 거래 실태를 추가로 방송했다. 지난 방송에서는 건축주와 임대업자, 부동산 관계자들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불법 수수료(리베이트)를 받아 가는 구조를 확인했다.

이른바 큰손들은 전세보증금을 빼돌리고 잠적했으며, 이름만 빌려주고 그 대가로 웃돈을 받고 있었다. 먼저 건축주는 집을 빨리 팔기 위해 집 가격에 분양대행사와 중개업자, 임대사업자에게 줄 웃돈, 즉 리베이트를 붙여 분양가격을 정한다. 세입자가 나타나면 웃돈이 붙은 가격에 전세금을 맞추고 계약이 이뤄지면 그제야 이름만 빌려주는 집주인을 붙인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불하면 명의를 빌려준 집주인과 중개업자들이 이를 나눠 갖는다. 그 뒤에 집은 임대사업자에게 넘어간다.

빌라값보다 부풀려 받은 전세보증금 일부는 분양업자와 집주인이 된 임대사업자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부동산 종사자들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스마트폰 앱에는 거래 매물 대부분이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았다. 심지어 집을 가져가는 임대사업자에게 수백만 원을 준다는 광고도 넘쳤다. 자신의 명의로 집을 가져가는 투자자, 즉 집주인들을 제공해준다는 업체도 있었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작은 집들을 노려서 수백 채의 집을 매입하고 투자 이익을 노린 것으로 보였던 큰손들은 갭투자자가 아니었다. 자신의 돈을 한 푼 안 들이고 집 수백 채를 가져간 바지사장이었고, 명의만 빌려주는 대가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법률 사무소에서 근무했다는 제보자는 이 사태가 조희팔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지인의 사건을 도와주던 중 중개업자의 행태를 잘 알게 되었다는 그는 “2억 2~3천만 원짜리 집 팔아 주면서 리베이트를 1,700만 원이 맞는다면 대한민국 5천만 명은 지금 하던 거 다 그만두고 분양 대행하고 집 지어야 한다. 뭐 하러 힘들게 착하고 사는가?”라고 반문했다.

임대사업자 진현철 씨는 공식적으로 594채의 임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소유한 집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세입자들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잘 몰랐고, 제작진을 만나서야 자신들의 피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 한 세대는 계약 만기를 통보하자 돌려줄 전세금이 없다며 오히려 세입자에게 대출 연장을 권유했다. 집주인 진현철 씨가 내지 않은 전기요금이 세입자에게 날아오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집에만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있었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