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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조커’, 토드 필립스-호아킨 피닉스가 그려낸 현대 사회에 대한 ‘킬링 조크’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9.10.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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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조커’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처음엔 워너와 DC가 왜 그러지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커라는 캐릭터는 이미 수없이 등장해왔고, 심지어 ‘다크 나이트’에서는 거의 범죄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정도의 빌런이 되어버렸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조커는 외형은 원작과 가장 흡사했을지언정, 그 포스를 전혀 살리지 못해 비판받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개봉을 앞두고 하나둘씩 공개되기 시작한 예고편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더불어 제76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아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해버려 더더욱 생각을 바꾸고 기대치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기대치는 완벽하게 충족됐다.

‘조커’ 스틸컷 / IMDB
‘조커’ 스틸컷 / IMDB

사실 ‘조커’는 이전의 그 어떤 히어로영화의 스핀오프와도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다. 우선 빌런이 주인공인 영화가 드문데, 그 빌런의 탄생을 다룬 영화가 아닌가. 시작점부터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다.

더불어 연출을 맡은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전까지 ‘스타스키와 허치’, ‘행오버’ 시리즈, ‘듀 데이트’ 등 코미디를 주로 연출해온 감독인데, 주연은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인 호아킨 피닉스다. 그야말로 상상이 가지않는 조합이다. 과연 이들이 DC와 마블을 통틀어 최고로 인기있는 빌런 중 하나인 조커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심을 모았던 이유다.

작품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이 세상에 맞서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는 심리상담사에게 상담을 받고 약을 받아가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어머니 페니 플렉(프랜시스 콘로이 분)을 돌보며 사는 그는 언젠가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 니로 분) 옆에서 함께 방송을 하고자 하는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다.

‘조커’ 스틸컷 / IMDB
‘조커’ 스틸컷 / IMDB

결국 아서 플렉은 어머니에 대한 진실, 세상에 대한 진실을 깨닫고 조커로 거듭난다.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세상을 웃기려던 아서가 웃는 얼굴로 세상에 공포와 혼란을 가져다주게 된 것.

특히 그가 머레이의 TV쇼에 나와서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는 장면은 작 중 최고의 장면 중 하나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의 이야기에 설득되는 느낌을 받을 정도. 때문에 작품이 범죄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계한 평가가 있던 것이 이해가 간다.

스토리는 원작의 ‘킬링 조크’에서 참고한 부분이 많지만, 또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조커 역시 잭 니콜슨이나 고(故)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마크 해밀과는 전혀 다르다. 그만큼 이 작품은 오리지널리티가 강하다.

‘조커’ 스틸컷 / IMDB
‘조커’ 스틸컷 / IMDB

놀라운 점은 토드 필립스가 1980년대를 배경으로 조커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2010년대의 현 미국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서 플렉과 토마스 웨인(브래트 컬렌 분)의 갈등 구도는 마치 현재 소외된 미국의 빈곤층과 기득권의 충돌과 닮아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유럽보다는 미국에서 이 작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전에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인해 콜로라도 주 오로라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걸 생각하면, 해당 극장서 이 작품을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조커’ 스틸컷 / IMDB
‘조커’ 스틸컷 / IMDB

다만 총기에서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도 이 작품을 보면 조커를 통한 단순한 카타르시스보다는 뭔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후기를 남기기도 조심스럽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작품이다.

덧붙이는 말 :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라기엔 조금 고어한 장면이 나온다. 다만 그 장면 정도를 제외하면 그리 고어한 부분은 없는 편. 쿠키 영상 또한 없다.

예고편서 등장한 오역은 전부 수정되어 번역되었다. 심지어 극중 일부러 나온 오탈자에 대해서도 최대한 살리려는 번역이 보였다. 재관람할 때 자막에 더 신경을 써볼까 한다.

국내 개봉일은 2일이며, 북미서는 4일 개봉한다.

총평 : 놀랍도록 아름다운 조커의 모습에서 현실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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