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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박성수 송파구청장, 조국장관에게 보내는 글에서 "지금의 검찰권 행사는 명백한 과잉ㆍ표적수사"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9.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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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조국 장관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글을 남겼다.

박성수 구청장은 부장검사 출신이기도 하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민정수석실에서 검찰개혁을 추진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검찰개혁의 길이 참으로 험난하다"며 "퇴근하는 너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마음을 울린다"며 "같이 대학을 다니던 암울하고 치열했던 시절을 지나 같이 자식 키우는 처지이다 보니 그 뒷 모습이 더욱 아프다"며 속내를 밝혔다.

박 구청장은 검찰의 문제점으로 "검찰이라는 울타리안에서 편협하게 형성된 조직중심의 빗나간 우국지정, 해방 후 견제 받지 않고 비대화된 검찰의 강력한 권한이 만들어낸 검찰만능주의의 오만함"을 지적하며 검사였던 사람으로서 "지금의 검찰권 행사는 명백한 과잉ㆍ표적수사"라며 비판했다.

특히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 "세계 어느 나라도 기소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수사대상자를 마치 유죄가 확정된 범죄자인양 만신창이로 만드는 나라는 대한민국 말고는 없다"며 윤석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도 날을 세웠다.

박 구청장은 "피의사실 공표는 언론을 통해 보도됨으로써 검사의 본분을 벗어난 소영웅주의를 부추기고,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유지,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이하 박성수 구청장의 글 전문

나의 친구 조국에게

요즘 거의 두 달째 온 나라가 '조국'이란 이름으로 들썩이고 있다.
검찰개혁의 길이 참으로 험난하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로 접한 퇴근하는 너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마음을 울린다. 같이 대학을 다니던 암울하고 치열했던 시절을 지나 같이 자식 키우는 처지이다 보니 그 뒷 모습이 더욱 아프다.

넌 후학을 가르치는 길로 갔고 난 사법고시 패스 후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요즘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서울중앙지검에서도 일을 해봤다.

나 역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발탁하셔서 법무비서관으로 봉직했고 지금은 대통령이 되신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과 사법개혁, 검찰개혁을 위해 노력했었다.

먼저 검찰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검찰개혁을 추진했던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지금의 검찰은 여전히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검찰이라는 울타리안에서 편협하게 형성된 조직중심의 빗나간 우국지정,
해방 후 견제 받지 않고 비대화된 검찰의 강력한 권한이 만들어낸 검찰만능주의의 오만함

전 검사의 시각으로 보아도 지금의 검찰권 행사는 명백한 과잉ㆍ표적수사로서 정의롭지 못하다.

대통령의 인사권과 국회의 청문권을 무시한 월권적 검찰권 행사, 대대적이고 무차별적인 압수수색, 자녀를 포함하여 사돈의 팔촌까지 가려는 듯한 먼지털이식 수사와 별건 수사 등은 역설적으로 검찰 스스로 개혁이 절실함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기소전 피의사실 공표는 너무도 많은 폐해를 드러내왔다. 원칙적으로 금지할 때가 되었다. 이는 대통령령과 법무부령으로 즉시 시행 가능한 사안이다.
검찰권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민주적 장치로서,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한 세계 어느 나라도 기소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수사대상자를 마치 유죄가 확정된 어마어마한 범죄자인양 만신창이로 만드는 나라는 대한민국 말고는 없다.

더 이상 알권리라는 미명하에 헌법상 보장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반인권적 행태가 문명국에서 자행되어서는 안 된다.

피의사실 공표는 결국 언론을 통해 보도됨으로써 검사의 본분을 벗어난 소영웅주의를 부추기고,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유지,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제는 멈추게 해야 한다.

고 노무현대통령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더 이상 검찰 발 기사가 언론 1면 톱으로 올라가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감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겠지만,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법, 검찰 개혁의 소임을 다하여야만 하는 너에게 이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해 줄 것을 부탁한다.

검찰과 수사대상자는 형사소송의 양 당사자로서 수사과정에서도 공격과 방어의 기제가 균등하게 작동되어야 한다.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의 몫이다.

이는 사법 분야에서도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방편 이기도 하다.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못다 이룬 검찰개혁이 문재인 대통령의 시대에는 완성되기를 소망한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검찰개혁을 지지하며 미약하나마 힘을 더하겠다.

친구야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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