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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보자들’ “명절은 악(惡)이다” 집배원들의 절규… ‘특별소통기간’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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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9월 26일 ‘KBS 제보자들’에서는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9월 6일 금요일, 아산우체국 소속 집배원 박인규 씨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을 취재했다. 명절을 앞두고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저녁 늦게까지 일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전후해 2~3주 정도의 기간을 ‘특별소통기간’이라고 한다.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노조)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배달 물량은 무려 약 1,800만 건으로 늘어난다. 

평소보다 약 47%보다 늘어난 것으로 단순한 교통사고로 보기 어렵다. 박인규 씨는 아내와 큰아들까지 나서서 도와줄 정도였다. 집배원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과로가 반복되고 결국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집배원들에게 명절은 두려운 공포의 시기이자 악(惡)으로 불리는 날이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집배원만 12명이라고 한다. 박인규 씨가 사망하기 전에는 가평우체국 소속 집배원 성(가명) 씨도 사망했다.

성 씨는 과로로 돌연사한 집배원의 일을 이어받았는데 그 또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이었다. 지난 8월 26일 월요일 아침, 아무런 연락도 없이 출근도 하지 않자 동료들이 그의 집을 찾았고 숨진 그를 발견했다.

집배원들이 가장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노동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망이나 휴가 등으로 집배 인력에 결원이 생기면 대체 인력이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집배원들이 나눠서 배달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겸배(兼配)’로 불리는 이런 막노동 때문에 과로사와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거대공기업으로서 노동자들의 안전한 노동조건을 보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노동을 하는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아 노동자들을 과로사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시민단체에게 ‘최악의 살인 기업 특별상’을 2년 연속 수상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산재사망대책마련공동캠페인단에서는 우정사업본부가 2017년 최악의 살인 기업 특별상 수상 이후에도 장시간 노동과 노동 조건 악화를 방치하여 25명의 노동자를 과로사, 과로 자살 등으로 사망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택배 물건들을 구역별로 분류하고 나면 종이 우편물도 일일이 분류해야 한다. 집배원들이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빨리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들이 하루에 배달하는 물량은 수백 통이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각종 고지서와 지자체 소식지를 제시간에 배달하려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현실이다. 집배원들은 서로 헤어지면서 “살아서 돌아오라”는 인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일 정도였다.

KBS2 ‘제보자들’ 방송 캡처
KBS2 ‘제보자들’ 방송 캡처

KBS2 ‘제보자들’은 매주 목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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