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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20 도쿄올림픽 보이콧 현실화될까… 후쿠시마 피난민들, “아베 정부가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9.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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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지난 9월 24일, KBS2 ‘지식채집프로젝트 베짱이’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현지 피난민들을 취재해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지난 7월 16일과 8월 6일, 연속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취재한 바 있다. 방사능에 노출된 후쿠시마 쌀이 대형 편의점으로 유통된다는 사실과 산처럼 쌓여 있는 오염토 옆에서 태연하게 벼농사를 하고 있는 현장을 공개해 충격을 줬다.

후쿠시마 공동진료소의 스기이 씨는 “어린이의 연간 갑상샘암 발병률은 100만 명 중의 3~4명 정도가 나온다. 후쿠시마의 어린이(0~18세) 수는 약 35만 명인데 6~7년 동안 갑상샘암 환자가 200명대를 넘었다”며 환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룹으로 2년에 한 번만 갑상샘암을 검사하는 국가의 정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검사해야 하니 시민단체와 의사들이 모여서 공동진료소를 만들었던 것이다. 

스기이 씨는 “피폭지에서 갑상샘 암 발병률이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의료기관에서 이것을 밝히지 않고 있다. 원전으로 가까울수록 암 환자가 높게 나오는 상황인데도 후쿠시마현과 의사협회에서 지금 하는 검사를 멈추라고 하고 있다. 이렇게 자꾸 검사하면 모두 불안하니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제작진에게 ‘안 믿기죠?’라고 반문하며 “보통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일본에서, 후쿠시마에서 통용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련 내용을 취재한 고경민 PD는 9월 26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주민들이 (제작진에게) 감사해하더라. 특히 오염수 문제를 다뤄줘서 고마워했다”며 자국에서 다뤄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8년 여전히 위험한 방사능 오염도가 높은데도 일본 아베 정부는 피난 지시를 해제하면서 보상을 중단하고 있다. 정부는 피난민을 위해 귀향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피난민들 의견은 달랐다. 후쿠시마현 아이즈 와카마쓰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도쿄 올림픽 때문에 피난민들을 데려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후쿠시마현 아이즈 와카마쓰시는 원전 사고 후 피난민에게 제공된 임시 주택인 가설주택이 있지만 모두 텅 비어 있었다. 피난민 귀환 정책에 따라 가설주택을 철거하는 상황인 것이다. 귀환 정책이라고 하지만 피난을 마치고 돌아오는 주민들이 많지 않았다. 원전 사고 지점에서 700km 떨어진 곳인 오사카에 피난 온 가족의 상황은 참담했다. 

모리마츠 아키코 씨는 “물이 방사능으로 오염됐는데 모른 채 물을 마시고, 아이에게 모유를 줬다”며 몹시 후회하고 있었다. 그녀는 즉각적인 영향이 없다는 말만 하는 아베 정부에 분노하고 있었다. 정부뿐만 아니라 언론도 나서지 않으니 방사능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남편이 생계유지를 위해 후쿠시마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해당 마을은 원전과 떨어져 있지만 방사능 오염도가 기준치의 10배 이상이 높았다.

세토 다이사쿠 피난 협동 센터 사무국장은 “후쿠시마현의 갑상샘암 환자가 210명을 넘었다는 보도가 있다. 고리야마시도 갑상샘암 환자 수가 40명이 넘었다. 그런데도 (아베 정부는) 건강에 영향은 없으니 피난을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솔직하게 진실을 전달해서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데 전부 숨겨버리고 있다. 이건 최악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원전으로부터 4km 떨어진 후타바 마을 일부는 피난 지역이 해제될 예정이다. 원전과 가까운 만큼 고농도 방사능 오염 지역이라서 제작진은 방진복을 입지 않고서는 출입이 불가능했다. 사전에 방문 허가까지 받아야 했다. 제작진의 출입을 도운 오누마 유지 씨는 아버지 묘소 관리를 위해 방사능 오염 지역을 다시 찾았다.

원자력 발전소 직원이 많이 살았던 후타바 마을은 0.70μSv(마이크로시버트)로 일본 정부 기준치 0.23μSv(마이크로시버트)의 약 3배였다. 이제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지역이다. 그런데도 피난 지시를 해제하고 주민들의 귀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토 다이사쿠 씨는 “정부에서는 도쿄올림픽 때 피난민을 0명으로 하고 싶을 것이다. 후쿠시마가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피난민이 있으면 이상한 것이다. 올림픽 때문에 피난민들이 희생당한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원전 사고 후 8년이 지난 지금 피난 해제 지역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 공식 채널을 통해 “후쿠시마 주민과 함께 부흥 올림픽을 개막하고 부흥하는 후쿠시마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했다.

KBS2 ‘지식채집프로잭트 베짱이’ 방송 캡처
KBS2 ‘지식채집프로잭트 베짱이’ 방송 캡처

원전에서 10km 떨어진 나미에 마을은 피난을 마치고 돌아온 주민들이 있었다. 마을로 들어가자 1.13μSv(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고, 도착하자 2.5μSv(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 일본 정부 기준치 0.23μSv(마이크로시버트)에 약 10배에 이른 것이다.

나미에는 피난 지역을 해제하고 원전 사고 지역 주민에게 제공되는 공영 주택인 부흥주택을 지어 주민들을 돌아오게 하고 있다. 귀향 정책에 따라 돌아온 사사키 노부코 씨는 “돌아온 사람들은 노인밖에 없다”며 “귀환 정책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베 정부가 보상금을 끊어 버리니 피난처에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위험성은 알지만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방사능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일본 정부 기준치를 초과하는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제시한 방사능 피폭 한도는 연간 1mSv/h(밀리시버트)로 일본은 사고 이후 20mSv/h(밀리시버트)로 20배 상향 조정했다. 이렇다 보니 피난 기준도가 높아지면서 체르노빌 출입 금지 기준의 4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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