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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촛불집회' 시민 의지 외면하는 네이버-언론-검찰-야당의 위험한 동거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9.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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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9월 5일 네이버에 항의방문해 네이버의 실검 개입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조국 장관 지지자들은 '조국 힘내세요'를 시작으로 '법대로 조국 임명', '나경원 자녀 의혹', '가짜뉴스 아웃', '나경원 소환조사'와 같은 검색어를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 실검 순위에 올려왔고, 자유한국당은 이에 네이버를 방문해 직접 항의한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내용을 보면 "제2의 드루킹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라며 "네이버뿐 아니라 다른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며, 이러한 대형 포털들이 여론 조작을 사실상 방조하거나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많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두루킹이 얼마나 큰 파장을 미쳤는지 생각해본다면 포털 입장에서 식겁하지 않을 수 없는 경고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어 "네이버 역시 우려를 공감하고 대책을 약속했다. 앞으로 제도적인 개선에 대해서 검토해서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포털이 건전한 여론 형성 방해 시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저희가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입법, 실검조작 방지 대책 등을 검토하고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 역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나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이후 네이버가 변했다.

더 이상 네이버는 조국 장관에 우호적인 검색어를 노출하지 않고 필터링하고 있다.

22일 오늘 네이버를 제외한 다음, 네이트, 줌 등의 실시간 검색어 1위는 '검찰개혁 촛불집회'다.

네이버-다음-줌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네이버-다음-줌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바로 어제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3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검찰개혁을 요구한 집회에 관한 것이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그러나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의 3대 통신사는 어제 오후의 촛불집회를 취재하지도 보도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통신사를 받아 쓰는 대부분의 언론사는 어제 그와 같은 큰 규모의 촛불집회가 있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네이버에서 '검찰개혁 촛불집회'로 검색한 뉴스 검색 결과를 보면 네이버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경고를 확실하게 이해한 것으로 확인된다.

동일한 뉴스가 네이버에도 송고됐지만 검색결과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필터링과 검색결과에서 일부 언론을 필터링하는 것을 보면 네이버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의 항의방문 이후 몸을 사리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다음이 여전히 조국 지지자들의 실시간 검색어를 여과없이 노출하는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 박성중 미디어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1일 제2의 드루킹 댓글 조작 정황이 있다며 다음을 겁박했다.

포털 네이트의 검색은 다음과의 검색제휴를 통해 다음검색을 이용하고 있어, 다음과 네이트는 동일한 실시간 검색어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실시간 검색어는 네이버, 다음=네이트, 줌 이렇게 크게 3그룹이 존재한다.

다음=네이트와 줌의 실시간 검색어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네이버에서는 20위 내에도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은 과거 조국 후보자에 대한 여러 지지 검색어가 네이버에서 보여지다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항의방문 이후 사라졌다는 것을 볼 때 결코 우연이 아니다.

네이버는 자유한국당의 드루킹 관련 항의 방문에 트라우마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김경수 경남지사가 아직도 재판이 진행중이기도 하며, 당시 네이버로서는 정치적 이슈를 여과없이 서비스에 반영할 경우 여야에 의해 공격당할 수 있으며, 특히 언론자유를 중시하는 여당은 포털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지 않지만, 자유한국당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미 경험한 상태다.

상업성이 목적인 네이버로서는 굳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며 자유한국당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조국 장관의 지지자들은 이런 네이버를 비판하면서 여전히 다음과 줌에 몰려들고 있다.

네이버로서는 일종의 도박과 같은 위험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자유한국당의 압박에 굴해 친 조국 검색어를 필터링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조국 장관 지지자들이 네이버를 떠나게 만들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눈 앞에 내밀어지는 칼날이 두려울 수 밖에 없다.

사실 자유한국당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윤석열 검찰의 칼날이다.

검찰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조국 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사생결단의 각오로 덤비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조국 장관에 우호적인 검색어와 뉴스를 그대로 둘 경우 검찰의 칼날이 다시 네이버를 향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언론사는 수도 없이 많이 존재하지만 1위 포털은 단 1개 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1위 포털 네이버는 국내의 모든 언론사와 방송사를 합친 것과 비슷한 정도의 미디어 영향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

조국 장관 지지자들이 아무리 다음과 줌에서 실검 1위를 만들어도 네이버에서 실검에 오르지 못하면 사실 별 의미가 없다.

검색 점유율이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로거 서비스가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 이용율을 보면 뜻 밖의 결과가 나온다.

로거 서비스가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 이용율
로거 서비스가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 이용율

실시간 검색어를 제공하지 않아 외면받고 있던 구글의 등장이다.

로거가 제공한 8월 23일부터 9월 20일 사이 포털 사이트 이용율을 보면 네이버 58.51%, 구글 32.51%, 다음 6.48%, 줌 1.7%로 나타난다.

로거 서비스와 같은 로그분석에서도 앱 사용자의 이용 현황은 정확하게 검출되지 않아, 네이버앱, 카카오앱, 다음앱 이용자의 데이터는 집계가 어려워, 이런 분석은 pc웹과 모바일웹 등 웹로그 분석이다.

그러나 웹로그 분석을 통해서 이용자들의 포털 이용 행태에 분명히 변화가 있다는 것은 확인된다.

네이버 검색 점유율 하락에 대해선 '사진은 권력이다'가 포스팅한 '네이버 검색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 3가지'를 참고할 만 하다.

구글의 약진은 스마트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브라우저 주소창을 이용한 검색을 할 경우 디폴트 검색엔진이 구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를 둘러싸고 포털과 언론과 검찰과 정당과 이용자의 복잡한 관계가 최근의 실검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이를 지켜보는 많은 이용자들이 향후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동안 철옹성처럼 지켜지던 포털 1위의 자리에도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젊은 세대는 유튜브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는다는 새로운 변화도 포털을 위협하는 요소다.

구글 트렌드 서비스는 유튜브에서 지난 30일간 뉴스 관련 어떤 검색어를 이용했는가를 간략하게 보여주고는 있으나, 네이버와 다음처럼 정교한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여하간 나경원 원내대표 항의 방문 이후 변해버린 네이버의 실시간검색어는 이후 네이버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는 중대한 결정이 될 수도 있다.

윤석열 검찰이 조국 장관을 낙마시키건 낙마시키지 못하건 검찰개혁은 다시 촛불시민의 지상명령에 따라 드라이브를 걸게 될 전망이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위시한 귀족검찰이 아무리 저항하더라도 이를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촛불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조국을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검찰을 개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법적폐를 이번 기회에 해결하지 못하면 언제 해결할 것인가라는 절박함이 다시 시민들에게 촛불을 들게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앞에 어제 모인 3만여명의 시민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라고는 서로 짐작하지 못했으나, 조국 후보가 지명된 이후 한국 정치계와 언론과 검찰이 보여준 행동을 보면서 느껴왔던 답답함이 결국 시민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일본과의 외교문제, 북한과 미국의 문제, 경제와 민생의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모두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법무부장관 인사문제 하나를 보면서 정상적인 국가의 정치, 언론, 검찰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조국이라는 시금석이 한국의 포털과 언론과 방송과 검찰마저 시험대에 올린 셈이다.

이 시험대에서 어떤 행태를 보였는가는 오랫동안 시민들의 기억을 지배할 것이다.

네이버의 '검찰개혁 촛불집회' 필터링에 불만을 가졌다면 네이버를 버리고 구글과 다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촛불을 들었던 것처럼, 네이버에게 자유한국당의 압박을 촛불시민이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면 되는 일이다.

상업포털 네이버가 제1야당의 겁박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네이버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압박을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도 한국 정치에서는 중요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다음이 '사법개혁 촛불집회'를 실시간검색어에서 필터링 하지 않는다며 다음이 네이버보다는 공정하다고 생각해 다음뉴스를 본다는 이용자도 많지만, 다음 역시 상업적 포털에 불과하다.

언론사 입장에서 보면 다음도 공정하지많은 않다.

톱스타뉴스는 네이버, 구글, 줌과는 검색제휴가 되어 있으나, 다음과는 검색제휴가 되어 있지 않다.

지난 수년간 다음에 검색제휴를 신청해 왔지만 번번히 이유도 모른채 검색제휴에서 탈락하고 있다.

언론사는 포털로부터 사용자가 유입되는 만큼 언론사에 시민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포털과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 지형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대한 시민의 영향력 행사가 필요하다.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의 제휴를 결정하는 것은 포털이 아니라 바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촛불 시민이 알아야 하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이 현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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