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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급 모범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 현재 독거실 수감中…가석방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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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대한민국 범죄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가 부산교도소에서 20년 넘게 수감생활을 하면서 단 한 차례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1급 모범수로 확인됐다.

19일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 씨는 1995년 7월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같은해 10월부터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이 씨는 20년이 넘는 수감생활 동안 규율 위반 등 단 한 차례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동료 수용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4등급의 경비처우급 중 1급(S1) 모범수로 분류됐다. 또 이 씨에게 해마다 2~3차례씩 가족, 지인 등이 접견을 오고 있다.

이 씨는 수용생활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작업장에 출역하고 있다. 더불어 가구제작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고, 교정작품전시회 입상 경력도 있다고 부산교도소는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교도소 측은 "경찰의 수사 접견과 관련 언론보도 이후 이씨를 독거실에 수용했다"면서 "가석방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 경찰에서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며, 수사관련 사항으로 비공개 사항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감 중인 교도소로 찾아온 경찰 추궁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담담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특정, 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이(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 연합뉴스,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경찰,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특정, 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났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이(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 연합뉴스, SBS 그것이알고싶다 캡처

19일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18일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이 씨를 접견하러 왔다. 경찰이 밝힌 접견 이유는 수용자 별건 수사였다.

교도소 측은 애초 복역 중인 수용자가 다른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일이 더러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씨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교도관과 수용자들이 술렁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접견 조사를 마친 이 씨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도소 관계자는 "이 씨가 경찰 조사 후 별다른 반응 없이 담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총 10차례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5, 7, 9차 사건의 3가지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자신의 DNA가 일치한다는 경찰 추궁에도 혐의 일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교도소 측은 이 씨가 처제 살인·시신유기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용됐을 뿐 다른 사건 연루 여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1995년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부산교도소에 24년째 수감 중인 이 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재수사에 들어가면서 교도소를 옮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1차 수사 접견 때 혐의를 부인한 이 씨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이 법무부에 정식으로 협조 요청을 하면 교정 당국은 경기남부경찰청 인근 교정기관으로 이 씨 이감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교도소 관계자는 "경찰이 이감 협조 요청을 해오면 법무부 차원에서 검토하겠지만 아직 관련 협의가 들어온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자비한 연쇄살인마가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복역하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적잖은 충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경찰이 지목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부산교도소 무기수 수감) 씨가 주변 사람에게는 우호적이고 친근하게 보이게 하려고 철저하게 본 모습을 숨기며 살아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속적인 성적 환상과 살인 욕구들은 결코 멈출 수 없어 점차 자극적인 방법으로 범행 수법이 발전해 나가는데 이 씨는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한 후 살해한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24년째 수감생활을 이어와 추가 범행을 못 하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2000년 초 이 사건을 프로파일링 할 때 마지막 10차 사건(1991년 4월) 발생 10년이 지나도록 범행 수법이 유사하거나 발전된 사건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미뤄 그 당시 범인이 다른 사건으로 수감됐을 가능성이 많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1호'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출신인 권 교수는 2000년 2월 국내에 프로파일링 수사기법이 도입될 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첫 사건으로 분석한 범죄심리 전문가다.

그는 "이 씨처럼 지속적인 성적 환상과 살인 욕구들을 지닌 살인범들은 이를 결코 멈출 수 없다. 프로파일링 분석 당시에는 이를 추적할만한 사건이 확인되지 않아 화성 사건의 범인이 어떤 특별한 상황에 부닥친 건 아닐까 판단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권 교수는 이 씨가 24년 수감생활 중 한 번도 규율을 어기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 없는 1급 모범수였다고 알려진 데 대해 "경찰 재직 시 1천여명의 범죄자를 프로파일링했는데 잔혹 범죄자일수록 주변 사람에게는 친근하고 평범하게 보이려고 철저하게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으로 미뤄보면 이 씨 역시 수감생활 때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 하려고 수형자들과의 관계를 평범하게 유지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흉기를 살해 도구로 사용하지 않은 화성 살인사건 때와 달리 1994년 1월 처제 살해사건에서는 둔기를 사용해 범행 수법이 달라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피해자와 면식 관계일수록 더 잔인하게 범행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와 면식 관계이면 감정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아 더 잔인하게 범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인 유형을 '표출적 살인'과 '도구적 살인'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화성사건은 성폭행하려고 살인을 도구로 쓴 것이고, 처제 살해사건 때는 가출한 아내에 대한 불만 표출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30여년을 끌어온 화성사건의 실체를 이제야말로 한 점 의문 없이 풀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용의자 이 씨의 DNA가 모두 10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 7, 9차 사건의 3가지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다는 것이 유일하다.

특히 이 씨의 DNA가 나온 3차례 사건의 증거물은 피해 여성의 속옷 등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이들 사건은 이 씨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화성연쇄살인 10차례 사건 가운데 앞서 거론된 3가지 사건과 모방 범죄로 드러난 8차 살인사건을 제외하면 범인을 특정할 수 없는 사건은 6건이 남는다. 이들 6건의 사건과 관련해 이 씨가 관련돼 있음을 입증할만한 명백한 단서는 경찰이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과 교수는 "다른 6건의 사건도 피해자 옷가지를 이용해 손을 뒤로 돌려 묶은 점, 퇴행성 시간(시신 간음) 등을 보여 유사한 점이 많다"며 한 사람이 저지른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동안의 수사로 드러난 화성사건의 살해수법은 대부분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자 옷가지가 이용됐으며 교살이 7건, 신체 부위로 목을 눌러 죽이는 액살이 2건이고 이중 특정부위 훼손도 4건이나 됐다.

범인은 버스정류장에서 귀가하는 피해자 집 사이로 연결된 논밭 길이나 오솔길 뒤에 숨어있다가 범행했으며 흉기를 살해 도구로 쓰지 않았다.

권일용 교수는 "이 씨가 DNA 결과가 나온 직후 이뤄진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은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이라는 데 대한 자기 만족감이 일어 죄책감이나 죄의식이 없는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현재 경찰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진행 중인 사건들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수사 중인 '미제 살인사건' 수는 27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각 지방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에서 수사 중인 처벌 가능한 살인 사건은 모두 268건이다.

서울경찰청에서 가장 많은 59건을 수사 중이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그 다음으로 많은 37건을 다루고 있다.

이어 부산경찰청 26건, 경북경찰청 16건, 경기북부·울산·충북경찰청 14건, 강원경찰청 13건, 인천·광주·전북경찰청 11건, 경남경찰청 10건, 충남경찰청 9건, 대구경찰청 8건, 전남경찰청 7건, 대전경찰청 6건, 제주경찰청 2건 등으로 집계된다.

경찰은 지난 2011년 12월 각 지방경찰청에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고 현재는 73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전담팀은 공소시효가 폐지된 미제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발생했더라도 피의자를 붙잡지 못하고 시일이 5년이 넘어간 사건들도 다루고 있다.

그간 전담팀은 살인, 강도, 강간 등 미제 강력 사건 52건에 대해 79명을 붙잡아 52명을 구속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담팀이 처리한 미제 사건으로는 2012년 울산 70대 노인 살해 사건, 2001년 용인 전원주택 교수 부인 살해사건, 1998년 서울 노원 가정주부 강간살인 사건, 2002년 아산 갱티고개 살인사건, 1999년 강남 여종업원 강간 살인 사건 등이 있다.

이번에 경기남부경찰청이 용의자를 특정한 화성 연쇄살인은 1986년 9월15일~1991년 4월3일 약 4년7개월간 총 10차례에 걸쳐 부녀자 10명이 차례로 강간·살해된 사건으로 당대 한국 사회를 들끓게 했다.

이 사건 해결을 위해 200만명이 넘는 경찰력이 투입됐고 용의자와 참고인 등 2만1280명이 조사를 받았지만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10번째로 살해된 여성 권모씨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2006년 4월2일 만료되면서 이 사건은 영구미제 사건으로 분류됐는데, 실체 규명 차원의 수사를 이어가던 중 DNA 분석 의뢰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한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는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모(56)씨로 파악됐다.

경찰은 경기남부경찰청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57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출범, 용의자 조사 등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기나긴 미궁속에 빠졌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이 사건을 다룬 '살인의 추억'과 함께 장기미제사건 소재의 영화에 관심이 쏠린다.

장기미제사건을 다룬 영화는 재수사에도 영향을 미쳐 범인 검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태원 살인사건', '재심'의 모티브가 된 이태원 살인사건과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십수 년이 지나 진범이 검거됐다.

물론 '그놈 목소리', '아이들…'의 이형호 유괴 살인사건과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여전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장기 미제사건을 다룬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일어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연극 '날 보러 와요'(김광림)가 원작으로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작이다. 송강호, 박해일, 김상경, 전미선, 조용구 등이 출연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15일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의 한 목초지에서 하의가 벗겨지고 목이 졸린 71세 노인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10건의 살인사건이 차례로 발생하는 동안 경찰은 총 200만명이 넘는 인원을 투입해 용의자와 참고인 등 2만1280명을 조사했지만 끝내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현재 경찰은 다른 사건으로 수감 중인 50대 남성 이씨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한 상태다.

2007년 개봉한 영화 그놈 목소리는 협박전화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될 정도로 흉흉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던 1990년대 방송국 뉴스앵커 '한경배'(설경구)의 9살 아들 상우가 어느 날 흔적 없이 사라지고, 1억 원을 요구하는 '유괴범'(강동원)의 피 말리는 협박전화가 시작된다. 아내 '오지선'(김남주)의 신고로 부부에겐 전담형사(김영철)가 붙고, 비밀수사본부가 차려져 과학수사까지 동원되지만, 지능적인 범인은 조롱하듯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집요한 협박전화로 한경배 부부를 괴롭힌다. 유일한 단서인 교양 있는 말투, 그러나 감정이라곤 없는 듯 소름 끼치게 냉정한 그놈 목소리로 범인을 추적하는 영화다.
 
영화의 모티브는 이형호 유괴살해사건이다. 이 사건은 1991년 1월 29일 화요일 18시경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던 당시 나이 9살의 이형호 군이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유괴돼 살해당한 사건이다. 범인의 협박전화에서 나온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서울·경기도 출신의 30대 전후의 남자로 추정됐으며, 사건 당일 23시부터 16일 동안 50여 차례의 전화통화와 10차례의 메모지로 피해자의 부모를 협박했다. 그 수법이 매우 치밀하고 지능적이었는데, 범인은 피해자 부모에게 카폰을 사용하도록 하고, 김포공항과 대학로 등의 서울 시내 곳곳을 약속 장소로 알려줘서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돈을 준비하도록 했다.

2006년 1월 28일 24시에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2011년 개봉한 영화 아이들은 1991년 3월 26일 대구에서 도롱뇽알을 잡겠다며 집을 나선 다섯 명의 초등학생이 한꺼번에 사라진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영화는 이 사건을 둘러싼 어른들의 모습에 주목해 추적해나간다. 사건을 파헤쳐 특종을 잡으려는 다큐멘터리 피디 '강지승'(박용우), 아이들의 부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교수 '황우혁'(류승룡), 아이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형사(성동일) 등이 등장한다.

도롱뇽알을 주우러 간다는 말이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고 왜곡된 것이 초기에 널리 퍼지면서 '개구리 소년'이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사건 발생일인 1991년 3월 26일은 5·16 군사 정변 이후 중단된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하여 기초의회 의원을 뽑는 시·군·구의회 의원 선거일로 임시 공휴일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고, 사건 발생 2년 후인 1993년에는 KBS 1TV '사건 25시'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심층적으로 방영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공중전화 카드·엽서 등은 물론, 어린이 만화 비디오테이프 등까지 대대적으로 캠페인이 전개되며, 남녀노소 대부분이 이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정부는 경찰과 군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현장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전국적으로 수배 전단을 배포했다. 하지만 수사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사건 발생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26일에 성산고등학교 신축공사장 뒤쪽의 와룡산 중턱에서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돼 전국이 충격에 빠졌다.

끝내 아이들의 사망 원인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2006년 3월 25일에 공소시효 15년이 만료되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이태원에서 일어났던 햄버거 가게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이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의 증언, 자료 조사, 검증을 영화화했다. 다만 인물, 구성, 묘사는 허구다. 극중 남자 대학생이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목을 7번, 가슴을 두 번 찔려 사망한 채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용의자는 CID (미 육군 범죄 수사 사령부)가 신병을 확보한 '피어슨'과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으며 출두한 '알렉스'다. 검찰의 조사에 둘은 서로가 범인이라고 지목한다.

알렉스의 애매한 진술에 반해 피어슨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높다. 이에 검찰은 CID의 결론을 뒤집고 알렉스를 살인 혐의로 기소 피어슨 흉기 소지 및 증거 인멸 혐의로 기소한다. 그리하여 알렉스에게 무기 징역형이 내려 피어슨은 1년에서 1년 반의 징역형이 내려진다. 그러나 상고한 알렉스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고, 피어슨 또한 사면에 의해 석방된다.

이후 19년 만인 2016년 이 사건의 목격자로 지목됐던 아서 패터슨(37)이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법은 패터슨에게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생면부지 피해자를 별다른 이유 없이 살해했다.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를 9차례 찔러 피해자를 즉시 숨지게 해 범죄가 끔찍하고,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범행 당시 패터슨이 18살 미만이어서 특정강력범죄 처벌법에 따라 법정형 상한인 징역 20년이 적용됐다.

영화 '재심'은 실화인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한 영화다.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함께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일한 목격자였던 10대(15세) 소년 현우는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누명을 쓰고 10년 동안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한편, 돈도 빽도 없이 빚만 쌓인 벼랑 끝 변호사 준영은 거대 로펌 대표의 환심을 사기 위한 무료 변론 봉사 중 현우의 사건을 알게 되고 명예와 유명세를 얻기에 좋은 기회라는 본능적 직감으로 이 사건에 뛰어든다. 그러나 실제로 현우를 만난 준영은 다시 한번 정의감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그를 진심으로 돕게 된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2000년 8월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다. 택시 기사였던 피해자 유모 씨(40세)는 범인에게 흉기로 12군데를 찔렸고, 결국 폐 동맥 절단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의 관할서인 전북 익산경찰서는 용의자로 사건 현장 인근에서 범인 도주를 목격한 당시 나이 15살의 최모 군(다방 커피 배달원)을 지목했으며, 최 군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최 군은 무고를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최 군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며, 국선변호인의 감형설득으로 인해 유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버리게 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깊이 반성하는 점"을 참작하여 5년을 감형한 징역 10년을 선고하였다. 최 군이 최종적으로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되었으며, 최 군은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하다 2010년 만기 출소했다.

경찰의 강압 수사로 범행과 무관한 사람이 10년간 꼬박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이 사건은 재심의 무죄 판결과 진범의 뒤늦은 체포를 거쳐 18년 만에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은 27일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확정했다. 김씨는 돈을 뺏을 목적으로 택시기사 유아무개(당시 42)씨를 흉기로 12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전국적으로 수사 중인 '미제 살인사건' 수는 27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각 지방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에서 수사 중인 처벌 가능한 살인 사건은 모두 268건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범죄 용의자가 피해자 유류품의 DNA분석을 통해 특정된 만큼 장기 미제사건들의 실마리도 풀리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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