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장필구 기자) 방송을 통해 재조명 된 ‘대암산 용늪’이 화제다.
KBS1은 12일 오전 10시 30분에 추석특집 ‘살다보면 그곳이 그립다’ 1편으로 ‘죽설헌과 용늪’ 편을 방송했다.
그 중에서도 ‘용늪’은 지난 10월 20월 ‘다큐 공감’의 특집 ‘용늪에 산다’ 편을 통해 소개돼 화제에 오른 바 있는 곳이다.
용늪은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과 양구군 동면·해안면에 걸쳐 위치해 있는 대암산 정상 꼭대기의 숨겨진 비경이다.
세계적인 희귀 습지인 ‘용늪’은 람사르와 유네스코가 지정한 고원습지이자 유전자 보호구역이다. 탐방객은 5월부터 10월말까지만 방문할 수 있고, 그나마 하루 최대 250명으로 탐방객 수가 제한돼 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용늪의 계절 시계 속에 가장 생기 있고 눈부신 계절이 여름이다. 특히 2주 간격으로 돌아가며 잠깐 피었다가 사라지는 꽃들의 계절이기도 한데, 비로용담과 제비동자꽃 등 용늪에 와야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습지 야생화들과 끈끈이주걱과 같은 보호종들이 찾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고원습지에서 작은 야생화가 살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사초의 바다 때문이다. 가느다란 몸을 가진 사초는 햇볕뿐만 아니라 안개와 빗물 그리고 눈 녹은 물을 땅속까지 공급할 뿐 아니라 거센 바람을 막아줘 야생화들의 생존을 돕는다. 또 죽은 사초 잎사귀들은 썩지 않고 땅 밑에 쌓여 땅속에 떨어진 씨들을 겨우 내내 품었다가 봄에 싹을 틔우게 한다.
아울러 일 년에 절반 이상 용늪에 끼는 안개는 산 정상에 있는 용늪의 중요한 수분공급원이다. 이러한 역할들을 하는 안개와 사초는 식물들을 키우는 어머니로 불린다.
5월말에 봄이 오고 7월 여름이면 잠시 희귀한 야생화들이 수를 놓았다가 비바람 몇 번이면 어느새 오색찬란한 단풍이 밀려온다. 그러다가 이내 황금빛 들녘이 어두워지는 듯한 10월말이면 용늪은 긴 겨울잠에 빠져든다. 그래서 봄과 여름은 짧고 잠시 만나는 동전만한 크기의 작은 꽃들은 더없이 사랑스럽다고 한다.
용늪에서 만나는 한 번의 바람, 한 번의 안개 그리고 사초 속에 몸을 숨긴 작은 야생화 한 송이가 그대로 인생추억이 되는 이유다.
김호진 사진작가는 “용늪이라는 5천년의 시간을 계속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사진 찍는 거, 영상 찍는 거 밖에 없지만 그 기술로 만든 자료들로 많은 사람들에게 용늪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은 일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