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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대전 권총 은행 강도 사건’ 제4의 인물 이준석은 누구인가?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9.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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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2001년 12월 21일, 대전에 위치한 국민은행 둔산동 지점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이른바 ‘대전 권총 은행 강도 사건’이 9월 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전파를 탔다. 출납을 담당한 김 모 과장과 청원경찰, 운전기사가 탑승한 현금수송차가 범인들이 몰고 온 검은색 그랜저 XG에 막히고 3억 원이 든 가방이 탈취당한 사건이다.

복면을 한 강도는 “꼼짝마”를 외치고 천장에 탄환 한 발을 쏜 다음 김 과장을 향해 두 발을 쐈다. 김 과장은 안타깝게 30분 만에 사망하고 3억 원이 든 가방은 사라졌다. 경찰은 국민은행 근방에서 강도가 탑승한 차량을 발견하고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18년 동안 미제로 남아 있는 이 사건 속에 등장하는 권총은 경찰의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 10월 15일, 대전 송촌동 인근 파출소 소속의 경찰이 도보 순찰 도중 뺑소니를 당했고, 공포탄 1발과 실탄 4발이 든 38구경 총을 도난당한 것이다. 병원으로 급히 실려 간 경찰은 머리를 심하게 다친 바람에 당시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범행에 사용된 차량 역시 도난당한 것이었고, 그 수법은 검은색 그랜저 XG가 도난당했을 때와 비슷했다.

제작진은 당시 현금수송차를 운전했던 박(가명) 씨를 어렵게 만났다. 3억 원이 든 가방 두 개를 운송중이었던 박 씨는 별다른 낌새를 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수레에다 가방 두 개를 싣고 뒤돌아서는데 범인이 권총을 들고 서 있었다. 범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총을 쐈고, 박 씨는 수송차로 범인의 차량을 공격하려고 했다. 들이받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범인의 차량은 유유히 사라졌다. 박 씨는 평소 잘 알던 김 과장을 도와주지 못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건 당시에는 용의자가 검은색 그랜저에서 흰색 차로 옮겨 타는 장면을 지켜본 목격자가 있었다. 다급하게 흰색 차로 갈아탄 인물은 총 세 명이었다. 또 다른 목격자의 기억을 종합해 보면 범인들은 범행 이전부터 흰색 차를 대기시켰고 범행 후 검은색 그랜저를 주차장에 버린 뒤 차를 갈아탄 것으로 추정된다. 검은색 그랜저에는 선팅이 짙게 되어 있는 단서도 남아 있었다. 경찰은 선팅 업체의 제보로 두 명의 몽타주를 제작했다.

그렇게 사건 발생 2개월 뒤 경찰이 첩보를 입수한다. 술자리에서 자신의 지인이 대전 은행 강도를 저지른 범인이라고 떠드는 20대 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 경찰은 첩보를 흘린 남성까지 포함해서 세 명의 용의자를 체포한다. 용의자들은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검은색 그랜저를 훔쳤다는 자백도 받아냈고, 은행을 함께 털었다는 또 다른 1명의 용의자에게도 범행 과정을 자백받아 기소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02년 8월 29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있었던 영장실질심사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증거불충분으로 인해 영장기각이 됐고 용의자들이 풀려나면서 해당 사건은 18년 동안 미제로 남았다. 제작진은 당시 첩보를 흘렸던 송(가명) 씨를 만났다. 그는 돈 씀씀이가 좋다는 이유로 의심을 받았고, 경찰의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사 내내 구타와 가혹 행위가 있었고 경찰이 만든 조서대로 작성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용의자 김 씨 역시 송 씨와 비슷한 주장을 했다. 권총을 직접 발사한 인물로 지목된 마지막 용의자 당시 육군 상병 박(가명) 씨도 풀려날 때까지 범행을 부인했다고 한다. 그는 권총도 쏴 본 적이 없었다고 했고 경찰의 가혹 행위와 구타가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는 이들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지만 당시 수사한 경찰은 사무실의 구조를 생각하면 구타와 가혹 행위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송 씨 진술 조서를 보면 범행에 사용된 검은색 그랜저는 큰 마트 주변에서 훔쳤고, 우리은행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지만 승강기가 있어서 곤란했다고 되어 있다. 제작진도 우리은행의 승강기를 확인했다. 송 씨 진술서를 마저 살펴보면 돈이 궁했던 친구들끼리 모의했고, 의가사제대를 한 박 씨가 합류했다고 되어 있다. 범행일이 12월 21일이었던 이뉴는 박 씨의 휴가 복귀일 이전이었다고도 되어 있다.

또 김 씨가 흰색 차를 미리 대기시키고 범행 전후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의경 출신인 김 씨의 통신 기록도 있었고 경찰은 통화를 한 상대방의 진술도 확보했다. 국민은행에서 밤새 술을 마시면서 현금수송차를 기다렸다는 진술까지…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진술이 구체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용의자였던 세 명은 조서가 경찰의 소설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그렇게 팽팽히 주장이 갈리고 있을 때 2005년, 국민신문고에 올린 글이 제작진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주범들의 친구라고 글을 올렸는데 권총을 직접 쏜 것으로 의심받는 박 씨를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씨가 흰색 차를 구입하고 수백만 원의 돈다발을 들고 다녔다는 것을 봤다고 했지만 권총에 대해서는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이준석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권총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못하던 그가 뜬금없이 이준석이라는 사람을 찾아보라고 한 것이다. 제4의 인물로 등장한 그는 송 씨의 진술과 수사 기록에도 등장한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송 씨가 지인으로 설명한 이준석은 대전의 한 고아원 출신이고, 수원에서 조직 생활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경찰은 이준석을 특정하고 송 씨를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가상의 인물일지도 모르지만 박 씨의 입에서도 그 이름이 나왔다.

2002년 박 씨와 여자친구와의 면회 녹취록을 들어 보면 박 씨는 경찰이 자신과 주변을 수사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여자친구에게 이기성이라는 이름을 말했고 돈을 훔치려고 총을 쏜 인물이 이기성이냐는 여자친구의 질문에 준석이라는 가명을 썼다고 대답한다.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제4의 인물이 등장한 상황. 송 씨가 범행을 시인한 진술서에는 두 친구 외에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범행 모의를 함께했고 현장에도 있었다는 이준석. 그런데 세 친구 모두 본명을 모른다고 해 경찰이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용의자로 지목됐던 그들은 제작진에게 이준석을 모른다고 밝혔다. 차를 비슷한 수법으로 훔치는 것과 동시에 뺑소니 교통사고, 거기에 경찰에게 권총을 빼앗고 현금 탈취까지… 전문가는 이 사건 뒤에 설계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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