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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박근혜·이재용·최순실 재판 다시하라"…'뇌물 분리선고' 파기환송 이명박은 영향없나?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8.2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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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뉴시스에 따르면 대법원이 박근혜(67)와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 최순실(63)의 국정농단 사건 일부를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근혜와 최씨에 대해서도 각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박근혜와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 혐의 상당 부분이 무죄로 뒤집혔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됐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 / 뉴시스
박근혜-최순실-이재용 / 뉴시스

2심은 승계 작업이 존재하지 않았고, 명시적·묵시적 청탁 또한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같은 2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먼저 대법원은 삼성 측이 정유라(23)에게 말 세 마리를 제공한 것은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실질적인 말 사용·처분 권한이 최씨에게 있다는 의사 합치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삼성 자금으로 말 구입 대금을 지급한 점 또한 횡령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지배권 강화를 위한 승계작업이 있었다고도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삼성 차원에서 조직적 승계작업이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승계작업은 박 전 대통령 직무행위 관련 이익 사이 대가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됐고, 부정한 청탁이 될 수 있다"며 "승계작업 자체로 대가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건넨 16억2800만원도 뇌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승마지원 가장 및 말세탁 혐의도 유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다만 승마지원 과정에서 재산을 국외로 빼돌렸다는 혐의는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이 부회장 2심은 독일 KEB하나은행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보낸 용역대금을 삼성 측이 지배·관리했던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봤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허위 예금거래신고서를 통해 재산을 도피시킨 혐의도 "신고서 제출 당시 기준으로 허위가 없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같은 취지로 최씨는 뇌물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판단 받았다. 롯데의 K스포츠재단 70억원 추가 지원도 뇌물로 인정됐다. 박근혜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SK그룹을 상대로 89억원 상당 뇌물을 요구한 혐의도 "최태원 회장이 박근혜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고, 박근혜와 최씨 등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대기업 재단 출연 ▲현대차 납품계약 체결 ▲KT인사 ▲롯데 K스포츠 추가지원 ▲삼성 영재센터 지원 ▲그랜드코리아레저 및 포스코 스포츠단 창단 등 강요 혐의는 "협박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박근혜에 대해선 뇌물 혐의를 분리해 다시 선고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임 중 직무 관련 뇌물수수죄를 범한 경우 다른 죄와 분리 선고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분리선고를 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직권남용 혐의, 문건유출 등 무죄가 확정된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유죄 부분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박근혜의 국정농단 사건이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됨에 따라, 이 판단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박근혜 상고심에서 '뇌물 분리선고' 원칙에 따라 검찰의 상고 기각을 확정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유죄 부분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은 선거권 박탈과 관련한 사항을 규정하는 공직선거법 제18조가 정한 원칙을 따른 것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해 뇌물이나 제삼자뇌물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이에 대한 형을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

뇌물죄의 형량을 따로 정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그 밖의 혐의의 형량을 정해 별도로 선고해야 함에도 2심이 이를 모두 경합범으로 보고 징역 25년으로 뭉뚱그려 선고한 것은 잘못이므로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여러 혐의를 합쳐 형을 정할 경우 보통 형량이 감경된다는 점에 비춰, 이 경우 박근혜의 총 형량이 앞선 2심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법조계에서는 나온다.

이런 지적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을 받는 이명박의 사례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근혜-이명박 / 연합뉴스
박근혜-이명박 / 연합뉴스

1심은 이명박이 취임을 전후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 받은 수십억원의 돈을 뇌물로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의 선임과 김 전 의원의 공천 등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도 인정했다.

2007년부터 삼성 측에서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신 내 준 67억원에 대해서도 대통령 취임 후 건네진 돈에 대해서는 뇌물로 인정됐다.

만약 2심에서도 이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박근혜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과 마찬가지로 분리 선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일반적인 예상대로라면 1심이 선고한 징역 15년보다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1심은 300억원대 다스 비자금 횡령,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을 통한 국고손실 등 혐의도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여기에 이명박은 항소심 들어 삼성의 소송비 대납과 관련해 새로 발견된 51억원이 공소사실에 뇌물 액수로 추가된 상황이다.

다만 이명박은 추가된 뇌물액을 포함해 대부분 혐의를 다투는 입장이다. 이명박 측의 변론이 얼마나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실제 형량이 늘어날지, 아니면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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