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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열의 음악앨범’ 정해인, 데뷔 7년 차 배우의 변함없는 마인드 (종합)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9.08.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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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2014년, 한 작품으로 우연히 접한 정해인은 그해의 발견이었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쉴 틈 없는 활동을 펼친 정해인은 어느새 파급력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현우 역을 연기한 정해인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지우 감독의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우연인 듯 운명처럼 반복되는 어긋남 속에서도 기억 속의 서로를 그리는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의 아련한 사랑의 연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3년 데뷔한 정해인은 TV조선 ‘백년의 신부’(2014), tvN ‘삼총사’(2014), KBS2 ‘블러드’(2015), SBS ‘그래, 그런거야’(2016), MBC ‘불야성’(2016~2017),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2018),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MBC ‘봄밤’(2019) 등의 드라마와 영화 ‘레디 액션 청춘’(2014), ‘장수상회’(2015), ‘임금님의 사건수첩’(2017), ‘역모-반란의 시대’(2017), ‘흥부’(2018)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첫 드라마 주연작은 신인 시절 출연한 tvN ‘삼총사’다.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저는 상대적으로 빨리 주연이 됐다. 저보다 더 빨리 주연이 된 분들도 있고 더 오랫동안 전전긍긍하는 분들도 있다. 한 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힌 정해인은 2013년 26살의 나이로 데뷔했다.

정해인은 “연기하는 분들이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준비를 해서 일을 일찍 시작한다. 저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절대적으로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26살이면 남자가 보통 대한민국 남자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갔다 와서 취업하기 위해 직장을 알아보는 나이다. 사회로 발돋움 하는 나이가 26살이라 ‘나도 그냥 평범하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연기를 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하지만 배우 준비 기간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정해인은 “늦었다고 생각은 안 했지만 사실 준비 기간 동안 힘들었다.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시작하고 있었는데, 저는 기획사 없이 대학교에서 연극하던 사람이라 되게 불안했다. 배우라는 일 자체가 막연하니까. 하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고 오디션 경쟁이 엄청 치열했다. 오디션 프로그램만 봐도 정말 절실하고 치열하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고는 싶은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나. 아니면 안정적인 일을 찾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대학 1학년을 마친 뒤 입대한 군에서 정해인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불안함을 이기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해서 불안해지지 않았다. 대학교 때는 사실 많이 불안했다. 특히 군대에 있는 2년 동안은 많이 불안했다. 일, 이등병 때는 바쁘니까 빨리 잠드는데 상병, 병장이 되면 개인적인 시간과 여유가 생긴다. 그때 걱정과 고민이 많아지더라. 22, 23살 아기였는데도 그랬다. 대학교에서 1년만 맛보고 왔는데 ‘내가 연기를 계속해야 될까. 전과를 할까, 자퇴를 할까, 다른 일을 시작할까, 안정적인 일을 찾아볼까, 다시 공부할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 결론은 병장 때 나왔다. ‘이왕 시작한 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을 보자’ 해서 26살에 학업을 마치고, 오디션을 보고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했다”고 배우 준비 과정을 고백했다.

마인드 컨트롤 방법은 극중 현우와도 일맥상통한다. 정해인은 “영화에서도 자존감이 녹아들어 있다. 자존감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안 된다. 자존감이 무너지면 가족한테 가더라. 부모님, 동생, 친구한테 갔다. 그때는 학생, 신인 시절이었다. 지금은 팬분들이 제 자존감을 지켜주는 또 다른 지킴이다.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시는 팬분들이 생겼다. 제가 흔들리거나, 우울하거나, 안 좋거나 부정적으로 바뀔 때 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시는 분들이 팬분들, 부모님, 가족”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유열의 음악앨범’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에 이은 또 하나의 멜로물이다. 계속된 멜로 장르에 대해 정해인은 “솔직히 걱정은 하나도 안 했다. 장르가 겹친다고 해서 걱정된다기 보다는 비슷한 결의 작품이 들어오면 걱정했을 것 같다. 그런데 글이 주는 에너지나 힘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걱정은 안 됐다”며 “멜로를 제가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좋게 봐주셨다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정해인의 작품 선택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전후로 나뉜다. “사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뭐예요’라는 질문이 낯설다. 데뷔한 지 고작 6년이 지나서 작품을 선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밥누나’ 이후에 그렇게 됐다”며 “그전에는 5년 동안 ’저 하고 싶습니다. 뭐든지 써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해오다가 언제부턴가 선택을 하게 됐다. 겸손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연기를 20년 정도 한 다음에 다시 그런 질문을 들으면 다시 한번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달라진 인기와 인지도에 따라 주변 상황도 변했다. 자신의 환경에 대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힌 정해인은 “모든 것들이 다 신기하기도 한데 예전보다는 확실히 제가 감사해야 할 분들과 상황들이 더 많아진 건 사실이다.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냥 연기만 생각하고 버텨왔다.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도 연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잘 될 때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주변 환경이 바뀌면 해이해질 수 있는데, 그때 일희일비하지 않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해인은 “(대중들이) 저를 많이 응원해주시고, 제 연기를 찾아서 봐주시고 소비해주신다. 남들이 직장에 다니듯이 저도 연기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 서비스업이다. 결국은 관객이나 시청자들한테 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업”이라며 “불특정 다수들이 돈과 시간을 투자하기 때문에 좋은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본질은 결국 연기다. ‘연기만 잘해도 무리는 없겠다’ 해서 본업에 충실했다”고 알렸다.

특히 정해인은 “제가 왜 사랑을 받고, 절 알아봐 주시고, 작품이 들어오고, 이 자리에서 인터뷰를 하고, 영화 개봉은 어떻게 하는지 자꾸 ‘왜’라는 퀘스천을 달다 보면 결국 연기를 잘 해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께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걸 체감하고 있다. 팬카페만 들어가도 회원수가 많이 늘었다”며 “인기가 많아진 만큼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 물론 그전에 신인 때도 연기에 책임감이 있었지만 그때는 책임감보다는 ‘잘 해내야겠다. 나를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 작품에 피해를 안 드려야겠다’ 그런 게 컸다. 지금은 이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스타덤에 오른 만큼 배우로서 감수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는 “연기하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대중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그렇지만 평가도 받아야 되는 직업이다. 평가를 받는 와중에 비난도 있을 것이고, 각종 여러 가지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저는 지금 제 스스로 마음가짐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배우 정해인의 얼굴에는 밝음과 어두움이 공존한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는 정해인의 다양한 면을 만나볼 수 있다. 극중 정해인은 과거의 상처가 있는 현우 역을 맡아 순수한 미소부터 어두운 면까지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다. 특히 영화에서는 미소 짓는 정해인의 모습이 유독 많이 등장한다.

웃음과 관련된 대사에 대해 정해인은 “현우의 웃음은 진짜 웃음이다. 미수의 웃음은 가끔 슬플 때가 있다. 자존감의 차이다. 미수는 현실에 적응하고 안정성을 찾지만 현우는 그렇지 않다”며 “초반에 세상과 벽이 있었던 현우는 미수 덕분에 벽이 허물어졌다. 그래서 그 웃음이 진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수는 웃음 속에 눈물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웃을 때와 무표정일 때 정해인의 모습은 굉장히 다르다. “평상시 제 모습은 진지하고 차분하다”고 밝힌 정해인은 “웃을 때와 안 웃을 때 제 이미지가 다르다. 그게 ‘유열의 음악앨범’에도 녹아들어 있다. 소년원에서 받은 아픈 상처로 초반에는 인상이 아예 다르다”며 “점점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하면서 얼굴이 바뀌고, 살도 오르고, 몸도 커졌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절하는 게 상당히 힘들었다. 물론 헤어스타일의 도움도 있었지만 사람이 인생을 지날 때, 나이 먹을 때 (얼굴이) 조금씩 바뀐다. 그걸 표현하기 진짜 힘들었다”고 밝혔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정해인 / CGV아트하우스

“작품이 끝나면 공허함과 외로움이 밀려와요. 현장과 감독님, 작품, 상대 배우와 이별해야 되니까. 그래서 제 자신을 지키는 거예요. 캐릭터로 살면 우울함이 계속 지속되니까 배우 정해인과 인간 정해인을 분리시켜요. 연기를 오래 해야 되기 때문에. 캐릭터와 저의 연장선을 아예 짓고 있지 않아요.”

주변 상황과 환경은 달라졌지만 신인 시절 정해인과 지금의 정해인은 바뀐 점이 없었다. 말할 때의 차분한 태도와 변함없는 마인드, 웃을 때의 환한 미소는 지금도 그대로다.

정해인, 김고은이 출연한 정지우 감독의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는 28일 극장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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