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어준, 지소미아 관련 “사드도 배치당하고 위안부도 체결당해”

(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8월 24일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예상을 깨고 종료를 선언했다. 어제(22일) 오전까지만 해도 지소미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자칭 보수 언론들의 보도들도 있었으나 우리 청와대는 “일본이 한국을 안보상 믿을 수 없는 나라로 지각하면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고 안보 우호국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를 그런 나라와 공유할 수 없다”면서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이유를 설명했다.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던 청와대는 종료 선언 직전까지 미국 측과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6시 20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김 차장의 브리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소미아가 우리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을 종료하기로 결정하였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일명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소미아 뜻은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을 말한다. 일본은 안보가 불안하다며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까지 감행하면서 지소미아와는 별개라고 주장해 논리가 꼬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본이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무반응이고 외교 장관 회의에서는 아무런 신호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향해 모욕적인 언사를 늘어놓은 것에 대해서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룰에 근거해 운용을 고쳤다는 극히 기술적인 논의이기 때문에 한국은 냉정하게 반응했으면 한다.”면서 “불매운동 등으로 확산시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의 ‘모노즈쿠리(물건 만들기)’ 수준이 매우 높아 무기로 전용되면 매우 성능이 좋은 무기가 생기게 된다면서 모노즈쿠리 대국, 평화국가를 표방하는 나라의 책임으로 관리는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국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해서는 “세계에서 같은 제도를 가진 나라에서 일본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유럽이나 호주 등 한국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나라는 있다.”며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고 그렇게 목소리 높여 말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세코 경제산업상이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을 폄하하면서 수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오늘부로 마지막 방송을 마치는 시사IN의 김은기 기자는 “우리 정부가 복수의 선택지를 두고 전문가와 함께 앞으로 예측 가능한 부분을 분석했다.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시민들의 지지도 높았다. 또 정보 공유 수요가 우리 쪽이 훨씬 많았다. 일본이 오히려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서 (지소미아가) 필요치 않았다. 원칙과 명분, 실리 등과 더불어 국민의 자존감도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예상을 깨고 지소미아를 종료하자 일본은 당황하는 모습이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밤늦게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급히 불러 항의하면서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이다. 극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어 “협정(GSOMIA) 종료 결정과 일본의 수출관리 운용 수정(무역 규제 강화)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한국 정부에 단호히 항의한다. 한국이 극히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의 반발에 이은 경제 도발이 밝혀진 일본 정부였기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일본 방위성의 한 간부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 한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일본) 정부도 지금부터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다른 방위성 간부도 “예상 밖의 대응이다. 한국 측의 주장을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국 측은 수출관리의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으니, 정부 전체 차원에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자민당 외교조사회장은 한국이 초조하게 나오고 있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유감이지만, 한국 측의 대응이 어떻든 일본은 징용 관련 문제에 대한 자세는 바꿀 수 없다. 방위 면에서는 미일 간 연대도 있으니 즉시 영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 방위 당국 간 의사소통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기자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퇴근했다. 그런데 지소미아 종료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파기라고 보도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파기는 명백히 일본 측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지소미아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협정이 아니다. 2016년 박근혜가 불과 탄핵당하기 보름 전 시작된 것으로 사실상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가 있었다. 이명박 정부 때도 오랫동안 요구가 있었지만 여론 때문에 미루다가 박근혜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시끄러웠던 사이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주한 대사와 만나 급하게 사인을 했던 것이다. 이번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 공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폼페이오는 오늘(23일)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한일 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그동안 일본을 통해 동북아 전략을 짜 왔으며 우리의 중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또 최근 방위 조약 관련 분담금을 요구하는 상황이라서 우리에게도 일정 부분 협상 카드가 생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직전까지 미국 측과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면서 한미 공조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번 문재인 정부의 결정으로 동북아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역사 인식을 안보 협력으로 확대하는 면도 있지만 미국에게는 동맹에 대한 책임과 존중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8월 23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 장관 회의를 마지막까지 지켜본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 때 일본에게 대화와 협력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무시했다. 28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령을 당당히 하겠다는 고노 다로 외상의 태도를 보니까 일본의 행태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그동안 많이 참았고 이제는 결단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 안보 차원으로 봤을 때 긍정적 조치는 아니다. 안보 협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일본뿐만 아니라 다자간 안보 협력은 많을수록 좋다. 그런데도 안보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더 중요한 국가의 자존 선언이라는 게 있다. 국격이나 자존감이 꺾이면 다소 눈앞에 사소한 이익을 좇아서 더 중요한 이익을 잃을 수 있다. 그동안 100년을 그렇게 해왔다. 주변국이 눈만 부라리면 기절하는 나라였다.”고 말했다.

김어준 공장장은 “우리는 사드도 배치당했고 위안부도 체결 당했다. 조미 수호 통상 조약부터 그렇게 당해 왔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은 “주변국이 근세 이래 한반도 정세에 개입한 것은 모두 안보를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침략했다. 일본은 청나라에 조선을 자주 독립국으로 인정하라는 요구를 한다며 조선에 들어왔다. 모든 주변국의 외세는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쳐들어왔다. 상대방 분쟁의 의사 결정에 개입하고 지분을 확보하는 침략의 역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소미아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북한 미사일 정보를 가져간다고 하지만 본심은 한미 연합 작전 계획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한국의 전쟁 계획을 알아야 일본이 보호한다는 논리다. 기지 국가로서 역할을 하겠다며 그 정도를 높여왔는데 이번에 (지소미아 종료로) 매듭을 지어준 것”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