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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법' 반대 홍콩시위 장면 올린 中인권변호사 '자격 박탈' 탄압·박해 우려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9.08.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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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 기자] 홍콩에서 벌어지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시위 장면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중국 인권변호사가 자격 박탈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20일 홍콩을 찾아와 빅토리아 공원 등에서 170만명이 운집해 열린 시위 현장을 찍어 자신의 웨이보(微博) 계정에 게시했던 인권변호사 천추스(陳秋石 33)가 사실상 강제로 베이징으로 돌아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관광객 자격으로 홍콩을 방문한 천추스는 17일과 18일 송환법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지켜보면서 동영상과 글을 웨이보를 통해 전파하다가 돌연 자취를 감춰 실종설 등 갖가지 억측을 자아냈다.

천추스는 베이징 룽옌(龍眼) 변호사 사무실 소속으로 자주 인권변호에 나서고 사회문제에 관한 비평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팔로어만 77만명이 넘을 정도의 파워블로거로서 주목을 받았다.

'홍콩시위' 정부청사 방향으로 행진하는 홍콩 시민들,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완차이역 인근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에 참가한 홍콩 시민들이 정부청사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홍콩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렸다. 2019.8.18 / 연합뉴스
'홍콩시위' 정부청사 방향으로 행진하는 홍콩 시민들,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완차이역 인근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에 참가한 홍콩 시민들이 정부청사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홍콩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렸다. 2019.8.18 / 연합뉴스

행적이 묘연해짐에 따라 납치 소문, 구속설 등이 난무한 가운데 천추스는 21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연락을 취해 무사하다는 사실을 전하는 한편 22일 아침에는 음성 메시지를 보내 베이징에 있다고 확인했다고 한다. 

천추스는 홍콩 방문 이유에 대해 아무도 나를 홍콩으로 보내거나 초대하지 않았지만 순전히 호기심에 홍콩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러갔다며 "내가 직접 보고 체험한 것을 객관적으로 소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20일 밤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촬영한 영상을 마지막으로 올린 천추스는 중국 경찰과 변호사협회의 강요 때문에 일정을 단축하고 중국으로 귀환했다고 밝혔다.

천추스는 무사히 베이징에 있지만 이번 홍콩 방문과 시위 영상을 올린 것 때문에 변호사 자격을 취소당할 공산이 농후하다고 걱정했다.

인권 전문가와 운동가들은 천추스가 장기간 중국 당국의 탄압과 박해를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홍콩 지부의 도리안 라우는 "천추스가 비록 공개적으로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그간 홍콩 시위에 참여하거나 참관한 중국인이 강제로 끌려가거나 괴롭힘을 당한 예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콩 주재 영국 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28)은 지난 8일 출장 차 중국 선전(深圳)을 방문한 후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연락이 끊겼다. 청의 가족들은 지난 10일 이민국으로부터 청이 행정구금됐지만 구속 사유나 장소·기간 등은 알 수 없었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21일 광둥성 선전(深圳)에 방문했다가 돌아가던 중 공안에 강제 연행된 것으로 알려진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이 구금 상태에 있는 사실을 정식으로 확인했다.

BBC와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청(28 鄭文傑)의 신병 소재와 관련한 질의에 "그가 행정구류 15일 처분을 받고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겅솽 대변인은 사이먼 청이 언제부터 구류를 당하고 있는지 등 자세한 사항에는 언급하지 않은 채 "그가 중국 치안관리처리법을 위반해 선전 경찰이 행정구류 15일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겅솽 대변인은 더 문의할 것이 있으면 유관기관에 물어보라고만 말했다.

사이먼 청에게서 지난 8일 이래 연락이 끊기고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영국 외무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엄중히 관심을 기울이고 가족을 위해 최선의 협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광둥성과 홍콩 당국에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영국 정부가 외교 문제로 비화시킬 움직임을 보인데 겅솽 대변인은 이번 일이 외교와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며 사이먼 청 경우 영국민이 아닌 홍콩 주민으로 "이는 완전히 중국 내정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겅솽 대변인은 영국이 근래 들어 홍콩 문제에 연달아 개입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며 이데 대해선 "중국이 여러 차례 엄중 항의하는 한편 무책임한 발언을 중단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말며 홍콩 문제에서 선동하는 행위를 그만 두라고 강력히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타이베이에 있는 대만대학 정치과를 졸업한 사이먼 청은 영국 총영사관에서 스코틀랜드의 투자 기관인 스코틀랜드 국제 개발(Scottish Development International) 소속 무역 및 투자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낮 12시 선전에 들어가 비즈니스 회의에 참석하고서 당일 저녁 고속철을 타고 홍콩으로 돌아가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행정구류는 중국 치안관리처리법이 규정한 처벌 하나로 현(縣)급 이상 공안국장이 법원 심리 없이 내릴 수 있다. 행정구류는 최대 15일인데 사이먼 청이 끌려간 시일이 이미 14일 지난 만큼 별다른 일이 없으면 바로 풀려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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