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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일본 불매운동' 속 '규슈·오키나와·벳푸·유후인·후쿠오카' 현재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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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한일 갈등의 영향으로 일본 규슈, 오키나와 지역 경제에 영향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현지 관광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4일 한일 대립이 규슈, 오키나와 지역의 관광분야에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항공편의 중단 및 감소, 호텔 등 숙박 취소가 눈에 띈다. 

특히 매체는 지난해 규슈를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이 절반에 달했다면서, 한일 경색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규슈와 한국을 연결하는 교통편의 중단이나 감편, 이용자 감소가 잇따르는 것은 한국에서 방일을 주저하는 사람이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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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저가항공사(LCC) 진에어는 8월말부터 기타규슈-인천, 기타규슈-부산 편을 감편한다.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제주항공도 가고시마나 사가, 구마모토, 오이타 등 항공편의 중단, 감편 등에 나선다.

하카타-부산을 잇는 고속선 ‘비틀(ビートル)’의 지난 7월 한국인 승객수는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비틀을 운항하고 있는 기업 JR규슈고속선은 “8월은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다.

호텔예약 감소도 눈에 띈다.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호텔인 ‘노보텔오키나와나하’는 오는 10월 한국인 관광객의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90%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을부터는 단체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기로 “매우 타격”이 있다고 해당 호텔 지배인은 토로했다. 

오키나와 소재 한국계 여행사는 현지 사무실 폐쇄와 인원감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지 여행사 오키나와투어리스트는 한국 단체투어 수주액이 지난 13일 기준, 8월은 전년 대비 90% 감소, 9월은 90%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후쿠오카시에서는 지난 7월 한국여행객의 대형 호텔 예약 취소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가고시마시에서도 단체투어 취소가 잇따랐다.

인기 관광지에 위치한 상업시설에서도 한국인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후쿠오카시의 한 대형 상업시설 홍보 담당자는 "7월부터 한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후쿠오카시의 대형 백화점 하카타하나마루 지난 7월 면세카운터를 이용한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5% 줄었다고 밝혔다. 백화점 홍보담당은 "(한일 갈등)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고 말했다. 기타규수의 모지항에서도 한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규슈운수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규슈를 방문한 한국인은 약 240만명으로, 전체 방문객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인 방문객이 감소하고 있어 규슈 측은 한국인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급작스럽게 "역풍이 분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방일 관광객의 감소를 저지하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규슈운수국은 이달 하순, 서울 시내에서 여행회사들을 모아 상담회를 열 계획이다. 규슈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목적이 있다. 하지만 항공편 중단, 감소 등으로 사태가 장기화 되면 규슈 경제에 대한 영향이 오래갈 것이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또한 지난 13일 낮 한국인들에게 인기 관광지인 일본 온천도시 유후인(湯布院)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절반정도가 뭐에요, 3분의 2 이상은 줄어든 것 같아요. 요새 한국 관광객 얼굴 보기 힘들어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초부터 갑자기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더니 이런 상태"라며 한적한 거리를 가리키던 그는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이라면서 기자에게 앞으로도 계속 한국인 관광객이 안 올 것 같냐고 물었다.

규슈(九州) 오이타(大分)현의 작은 산골 마을인 유후인에서 한국인 관광객의 존재는 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간판이나 음식점의 메뉴판에는 일본어나 영어보다 한국어가 더 먼저 적혀 있을 정도다. 마을 사람들이 큰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역 앞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도 한국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센터 내에 쌓여있는 마을 안내 지도는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 등 3개 언어판이 배치돼 있었는데, 한국어 버전만 유독 수북이 쌓여 한국인의 발길이 뜸해진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연합뉴스 기자가 머무른 3시간 동안 유후인에서 목격한 한국인 관광객은 3팀뿐으로, 한국 관광객 사이에서 소문이 난 우동집에서였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알려지면서 평소 30~40분은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했다는 이 우동집은 점심시간인데도 빈자리가 듬성듬성 눈에 띌 정도였다.

다른 음식점 주인은 "솔직히 피해가 크다. 한국 여행사와 연계해 한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던 료칸(旅館·일본식 전통 숙박시설)은 대단히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상황은 같은 오이타현 내의 또 다른 온천마을인 벳푸(別府)도 마찬가지였다. 13일 오전 평소 같으면 한국인으로 넘쳐났을 벳푸의 '바다 지옥 순례(地獄巡禮)' 관광지에도 한국인은 드물었다.

이곳은 땅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천수와 진흙, 증기를 둘러보는 코스인데, 기자가 둘러본 1시간 동안 목격한 한국인 관광객은 10명이 채 안 됐다. 

평소에는 주차장에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20대 정도 있었다지만, 이날 주차장에 보인 관광버스는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나른 1대 뿐이었다.

좌판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던 남성은 "한국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확실히 보통 때보다 사람이 없다. 그래도 여긴 그나마 한국인 관광객들이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다른 관광지에는 한국인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벳푸시 관광협회에 따르면 작년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59만7천명으로 이 중 55.3%인 33만명이 한국인이었다.

규슈는 한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특히 큰 곳이다. 작년 중국인 관광객은 5만명으로 한국 관광객의 6분의 1 이하였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난 5월 규슈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37만명 중 한국인은 49.5%인 18만3천명이나 됐다. 이 지역의 한국인 관광객 수는 그다음인 중국인 관광객의 수(8만2천명)보다 두배 이상이나 많았다.

기자가 둘러본 오이타현은 관광업이 특히 발달한 곳으로,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곳이다.

지난달 말 아사히신문이 조사한 결과 오이타현 소재 호텔과 전통 료칸(旅館) 3곳에서만 무려 1천100명분의 예약 취소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 공항과 오이타 공항을 연결하는 항공편은 한국의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 항공의 3개 항공 노선이 전부였는데, 모두 취소가 됐다.

기자가 벳푸와 유후인에 가기 전 들른 인근 후쿠오카(福岡)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후쿠오카는 규슈 관광의 관문이다. 후쿠오카시는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와 함께 일본 4대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자가 12일 낮 방문한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청사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공항 내 버스 티켓 판매소 직원은 "한국 관광객이 많았을 때는 관광객들에게 꼭 미리 버스 티켓을 끊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지금은 미리 티켓을 구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버스가 한산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찾아간 한국인 관광객들의 인기 관광 코스인 다이마루 백화점 후쿠오카 덴진(天神) 지점에는 기자가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썰렁했다. 이 백화점은 지난달 17~23일 한국인 쇼핑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한 곳이다.

지난달 중순 한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를 알리는 입간판만 곳곳에 서있을 뿐 정작 한국인 관광객은 자취를 감췄다.

벳푸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예약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휘청이는 곳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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