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서민갑부’ 어죽과 찰떡궁합 도리뱅뱅이까지… 국수사리+수제비 사리+공깃밥 무한리필 [종합]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8.13 21:05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병훈 기자] 8월 13일 채널A ‘서민갑부’에서는 8천 원으로 연 매출 16억 원의 신화를 이뤄낸 신희범(39) 씨를 만나기 위해 경기 파주시 돌곶이길을 찾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빨간 국물. 칼국수와 수제비가 함께 들어간 음식. 땀까지 뻘뻘 흘려가며 식사에 열중하는 모습들. 얼큰한 짬뽕일까? 시원한 매운탕 같기도 한데… 그 정체는 바로 어죽이었다.

어죽은 생선을 푹 고아 거른 물에 쌀을 넣어 끓인 죽이다. 우리 조상들도 즐겨 먹는 고단백 보양식인데 각종 민물고기와 채소를 넣어 끓인 여름철 보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력 보충이 필요한 요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찾고 있다. 한입 떠먹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 맛. 추어탕 느낌이 날 것 같지만 추어탕보다 부드러운 맛도 난다고 한다.

이곳은 자연산 빙어로 만든 도리뱅뱅이도 마련되어 있는데 어죽과 찰떡궁합이라고 한다. 한 마리 일일이 손으로 놓는 신 씨의 어머니 이정애(60) 씨. 들어갈 수 있는 만큼 넣으려고 노력하는데 보통 50마리 이상이 들어간다. 정애 씨는 “다른 가게는 많이 안 들어가는데 우리 아들은 꽉꽉 넣을 수 있는 만큼 넣으라고 한다. 구겨 넣더라도 넣어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겉보기에는 대충 놓는 것 같지만 꼬리가 들리지 않도록 촘촘히 배열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배열이 끝나자 빈틈없이 놓여 있는 모습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을 만큼 예쁘다. 정애 씨는 “(아들이) 단가는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많이 팔면 된다는 한다. 재료비도 그렇고 힘도 두 배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정애 씨는 아들의 강한 고집 때문에 가끔 충돌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아들이 너무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장사하려면 정직하게 손님을 위해 100% 생각해야 한다는 아들의 고집이 옳다고 믿는다. 정애 씨는 “손님 만족하는 게 우선이다. 어떨 때는 (아들이) 야속하고 싸울 때도 있는데 며느리하고는 싸우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프라이팬에 굽는다고 해서 도리뱅뱅이로 불린 이 음식. 과연 어떤 맛일까?

통째로 튀긴 다음 매콤한 양념장으로 재운다. 깻잎과 마늘, 고추까지 올리면 바삭하고 고소한 별미, 도리뱅뱅이 완성이다. 화려한 비주얼에 군침이 도는데 무더위에 집 나간 맛도 돌아오게 한다는 마성의 그 맛. 깻잎에 고추와 마늘을 넣어서 같이 먹으면 그야말로 끝내준다. 어죽과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맛도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한 그릇을 먹더라도 배불리 먹어야 한다는 신 씨의 경영 철학은 무한리필에 있었다. 8천 원짜리 어죽 한 그릇에 국수사리, 수제비 사리, 공깃밥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초반에는 손해를 보기는 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의 손님들이 찾기 시작했다. 손님이 늘자 가게도 넓어지고 비싼 땅까지 구매한 신 씨는 결국 서민갑부가 됐다.

비싼 땅을 구매했지만 신 씨의 경영 철학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땅을 손님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쓰기 시작한 것.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차장으로 거듭나자 손님들이 더 늘었다. 신 씨는 중고차 사업을 하다가 지인의 사기로 전 재산을 잃어버린 아픔을 안고 있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신 씨는 어머니가 해 주신 어죽을 떠올렸다.

이후 전국의 어죽 집을 돌아다니며 1년 넘게 연구했고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비린내 없는 어죽을 개발했다. 서민갑부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기대와는 달리 하루 매출이 5만 원도 나오지 않아 근처 산에 올라가 홍보 전단까지 돌리기도 했다. 등산객들이 하나둘씩 찾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점차 커졌다.

황홀한 절경을 자랑하는 인공호수 용담호는 1급수를 자랑하는 수자원 보호 구역이다. 신 씨는 이곳에서 프로 어부와 함께 다양한 민물고기를 잡고 있다. 제작진과 함께 찾았을 때는 부유물로만 가득한 상황이었지만 결국 붕어와 쏘가리 등 다양한 민물고기들이 잡혔다. 신 씨는 물고기를 들어 올리며 돈다발이라고 외쳤다.

신 씨는 “어죽에는 한 가지가 들어가서 맛이 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가 다 합쳐졌을 때 맛이 나니까 이것저것 다 잡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제 가져가는 일이 걱정이다. 가득 잡힌 민물고기는 보기만 해도 싱싱한데 차갑고 물살 강한 곳에서 자랐기 때문에 육질도 뛰어나다고 한다. 대물 쏘가리까지 잡고 돌아가는 신 씨는 배는 무겁지만 몸은 날아갈 것 같다.

채널A ‘서민갑부’ 방송 캡처
채널A ‘서민갑부’ 방송 캡처

신 씨는 고기를 손질하는 작업장을 공개했다. 신 씨는 “이 공간이 저희 어죽 가게로 인해 만들어진 곳이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요구 사항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분리 작업이 끝난 물고기는 기름과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세척한다. 여러 손길을 거쳐 깨끗해진 고기들은 종류별로 비닐에 담는데 여기에 물을 채워준다.

신 씨는 “신선한 고기를 손님상에 대접해야 하는데 그냥 냉동시키면 수분이 다 뺏긴다. 고기 육질이 다르다. 이른바 ‘물냉’을 시키면 수분을 뺏기지 않으니까 해동했을 때 고기 탄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변질되지 않는 장점을 위해 영하 20도에 순식간에 얼리는데 비싼 운송비 때문에 소매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신 씨는 장거리를 대량으로 운송하는데도 줄곧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가게로 돌아온 신 씨는 냉동으로 받은 고기들을 약 보름 정도 보관한다. 생물로 받으면 항생제를 넣어 보관하는데 기간이 짧으니 냉동으로 보관해야 한다. 물에 해동하고 2차 세척을 시작한다. 이미 세척된 물고기지만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꼼꼼한 세척을 해야 한다. 손질만 깨끗이 해도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 맛을 말끔히 없앨 수 있다.

신 씨는 “민물고기는 표피에 점액질이 많은데 굉장히 비리다. 메기나 장어를 만져보면 굉장히 미끈거리는데 굉장히 비리다. 비린내를 없애려면 첫 번째로 깨끗한 손질, 두 번째는 오래 고는 거, 세 번째는 양념”이라고 확신했다. 허리 펼 새 없이 손질한 민물고기를 거대한 솥에 꾹꾹 담아 물은 조금 타지 않을 정도로 넣어준다. 눌어붙지 않을 정도로만 유지하는 신 씨. 이 정도면 손해가 아닐까? 

손님들이 맛있으면 손해가 아니다. 이익보다는 맛이 우선이라는 확고한 철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소신 있게 지켜왔다. 이제 2시간을 끓이게 되는데 생선을 믹서기에 가는 대신 오래 걸려도 압력밥솥에 넣는 방법을 선택했다. 뼈째 푹 고아 만든 생선 육수는 더 깊은 맛을 내는데 마치 진한 사골국 같다. 뼈까지 다 고아졌나 확인하는데 살짝만 만져도 으스러질 정도로 부드러워진 생선살과 뼈. 푹 고면 거를 필요도 없다고 한다.

끓이면 끓일수록 비린내는 날아가고 뼈가 씹히지 않아 비위 약한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다. 만든 이의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육수에는 시원한 맛을 내는 민물새우도 들어간다. 신 씨는 “맛을 찾다 보니까 하나하나 추가되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비법의 양념장을 넣고 4시간 푹 끓이면 어죽 육수가 완성된다.

채널A ‘서민갑부’는 매주 화요일 밤 8시 20분에 방송된다.


추천기사